박위 KTX 사고 CCTV 공개 논란…자폐아 부모가 남긴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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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공개 논란, 장애 인식 문제로 번지다

유튜버 박위가 KTX에서 낙상 사고를 당했을 당시 자신을 돕던 사회복무요원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한 뒤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박위가 영상을 공개한 이후 해당 사회복무요원의 행동을 둘러싼 비판이 확산했고, 박위가 사과했지만 장애인을 자녀로 둔 부모가 직접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의 초점이 ‘개인의 실수’를 넘어 사회복무요원을 둘러싼 장애 인식 문제로 번지는 모습이다.

지난 2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박위의 오래된 팬이자 장애아 부모가 남긴 댓글’이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됐다. 글 작성자는 박위의 오랜 구독자라고 밝히면서 이번 CCTV 공개에 대해서는 “경솔하셨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작성자는 자신을 박위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6만~7만 명이던 시절부터 실버버튼을 받을 무렵까지 구독해 온 팬이라고 소개했다. 재작년에는 유니세프 위라클 워크 행사에도 아이들과 함께 참여했으며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고 설명했다.

박위 인스타그램
박위 인스타그램

그러면서 자신 역시 10살 된 자폐 아들을 키우고 있는 부모라고 밝혔다. 그는 사회복무요원 가운데에는 지능이 높지만 장애 등급을 받지 못해 특수학급을 졸업하는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도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가 문제를 제기한 핵심은 영상에 등장한 사회복무요원의 행동만으로 그 사람을 단순히 ‘평범한 복무요원’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해당 청년이 일반적인 사회복무요원일 수도 있지만, 장애 특성이나 개인적인 사정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자녀를 언급했다. 작성자는 “나 역시 10여 년 뒤면 아이를 군대에 보내야 한다”며 국가에서 공식적인 장애인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특수학급에 다니고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아이가 향후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게 될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의 실수나 행동이 담긴 영상이 공개될 경우 당사자에게는 단순한 인터넷 논란 이상의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에게는 그 동영상이 또 다른 상처이자 차별이 될 수 있다”며 박위의 행동이 경솔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4일 박위가 KTX에서 하차하던 중 발생한 낙상 사고 CCTV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박위가 휠체어에서 바닥으로 넘어지는 장면과 함께 사고 당시 주변에서 그를 돕던 사회복무요원의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 사회복무요원은 휠체어 이용객의 이동을 돕는 과정에서 경사로를 고정하기 위해 발을 올려놓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박위가 휠체어에서 튕겨 나오면서 낙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박위 인스타그램
박위 인스타그램

문제는 사고 당시 현장에서 박위를 돕고 있던 사회복무요원의 모습이 그대로 공개됐다는 점이다. 온라인에서는 해당 사회복무요원이 선의로 도움을 주려다 발생한 실수일 가능성이 있는데도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실상 특정인을 겨냥한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CCTV 영상은 사고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인 만큼, 영상에 등장한 당사자의 동의나 개인정보 및 인격권 문제를 함께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위가 실제로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장애인 이동권이나 안전 문제를 알리려는 의도였다고 하더라도, 영상 속 특정인의 행동과 모습이 공개되는 순간 콘텐츠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박위의 입장에서는 휠체어 이용자가 이동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안전 문제를 알리기 위해 실제 사고 장면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제 사고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영상으로 보여주면 장애인 이동시설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비슷한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익적인 문제 제기와 개인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 원인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특정 개인의 얼굴이나 행동이 불필요하게 부각되지 않도록 편집하거나 당사자의 식별 가능성을 낮추는 방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공개된 CCTV 영상이 장애인과 사회복무요원이라는 관계 속에서 소비됐다는 점도 논란을 키운 요인이다. 사회복무요원은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공공기관이나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근무하는 인력이다. 이들이 장애인 이용자나 복지서비스 대상자를 지원하는 업무를 맡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단순한 업무 실수와 개인의 장애 특성을 구분해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장애인 가족이 이번 논란을 계기로 ‘복지 사각지대’를 언급한 것도 이런 배경과 맞닿아 있다. 장애가 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동일한 특성을 보이는 것은 아니며, 장애 정도나 개인의 기능에 따라 지원 필요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공식적인 장애 등록 여부만으로 한 사람의 사회적 기능이나 의사소통 능력 등을 단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사회복무요원의 행동을 비판하는 과정에서도 해당 인물이 어떤 개인적 배경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영상은 한 번 확산되면 원래의 맥락과 무관하게 반복적으로 소비될 가능성이 있어 당사자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논란이 확산하자 박위는 결국 사과했다. 박위는 “현장에서 애써주신 분들과 불편을 느끼셨을 시청자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남겨주신 조언을 뼈있게 새겨 앞으로는 더욱 성숙한 자세로 콘텐츠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박위 인스타그램
박위 인스타그램

박위가 사과하면서 직접적인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이번 사건은 장애 관련 콘텐츠를 제작할 때 어디까지 개인의 모습을 공개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을 남겼다. 장애인의 경험을 알리고 사회적 문제를 환기하는 콘텐츠라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또 다른 개인이 원치 않는 방식으로 노출되거나 비난의 대상이 된다면 콘텐츠 제작자가 부담해야 할 책임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 장애인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역할을 다루는 콘텐츠라면 당사자의 입장과 인권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고를 통해 안전 문제를 알리는 것과 사고에 관여한 개인을 대중 앞에 노출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박위는 과거 낙상 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뒤 장애인 인식 개선과 일상생활 등을 소재로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2024년에는 그룹 시크릿 출신 가수 송지은과 결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다음은 박위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사과문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박위입니다.

오늘 업로드한 영상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려 죄송합니다.

상황이 일어난 당시 현장에서 저를 도와주시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주셨고 정중하게 사과해 주셨던 근무자님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저를 더 잘 도와주시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를 제가 부정적으로만 생각했습니다. 제 전달 방식이 미숙했고 생각이 짧았습니다. 현장에서 노력해 주신 모든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영상을 시청하신 시청자분들께도 깊이 사과드립니다. 보내주신 조언의 말씀들을 새겨 컨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성숙한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매사에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