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다...” 문재인 전 대통령, 명진스님 입적에 입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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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스님의 갑작스러운 별세...제주에서 프리다이빙 사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불의의 사고로 입적한 명진스님을 추모하며 고인의 삶과 가르침을 기렸다.
민주화와 평화·통일운동에 앞장서고 사회적 약자와 고통받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았던 명진스님의 생전 행적을 돌아보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문 전 대통령은 2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명진스님의 갑작스러운 입적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추모의 글을 올렸다. 문 전 대통령은 고인이 불교계 개혁과 사회 변화를 위해 목소리를 냈던 인물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그의 삶이 남긴 의미를 되짚었다.
그는 명진스님에 대해 “민주화와 평화·통일운동에 앞장섰으며, 세상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정의롭지 못한 권력에 맞서 고초를 피하지 않았던 스님의 삶을 추모한다”고 밝혔다.
이어 “스님에게 수행은 실천이고 행동이었고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종교적 수행을 개인적인 깨달음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사회적 실천으로 이어갔던 명진스님의 행보를 강조한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또 “불교계를 개혁하고 세상을 깨우치려 했던 스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삼가 극락왕생을 기원한다”고 적으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명진스님은 앞서 22일 제주에서 발생한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제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8분께 서귀포시 하예동 하예포구 인근 해상에서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대는 현장에서 명진스님을 구조한 뒤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오전 10시 28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종교계와 시민사회에서도 고인을 애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명진스님은 오랜 기간 불교계 안팎에서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다. 봉은사 주지를 지냈으며 민주화와 평화·통일운동 등에 참여하면서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해왔다. 불교계 내부의 개혁을 주장하는 한편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들의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의 행보는 종교 지도자의 역할을 어디까지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과도 맞닿아 있었다. 종교가 개인의 신앙과 수행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부조리와 고통에 응답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여러 사회 현안에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권력과 사회적 약자의 관계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왔다. 문 전 대통령 역시 이번 추모 글에서 명진스님이 “정의롭지 못한 권력에 맞서 고초를 피하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 고인의 사회 참여와 실천적 삶을 강조했다.

명진스님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생전 그가 남긴 발언과 활동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종교계의 인사로만 기억되기보다는 민주화와 평화, 사회 개혁을 둘러싼 현장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냈던 인물로 평가받아왔기 때문이다.
장례는 종교·시민사회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현재 명진스님의 법구는 서귀포의료원에 안치돼 있으며, 관련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운구될 예정이다.
봉은사는 명진스님이 과거 주지를 지낸 사찰이다.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종교계 인사와 시민사회 관계자, 생전 인연을 맺었던 이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명진스님의 입적을 애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최근에도 국내외에서 비교적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최신으로 확인된 공식 행보는 23일 몽골 방문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8박 9일 일정으로 몽골을 방문하기 위해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번 방문은 2022년 퇴임 이후 두 번째 해외 공식 방문으로,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과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문 전 대통령은 24일 열리는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제17차 당사국총회 개막식에서 귀빈 연설을 할 예정이다. 몽골 대통령이 주최하는 오찬에도 참석한다. 이어 26일에는 한국 정부가 2019년 제안해 유엔사막화방지협약과 공동으로 출범시킨 국제협력 플랫폼 ‘평화산림이니셔티브(PFI)’ 고위급 라운드테이블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이번 일정에는 타르야 할로넨 전 핀란드 대통령과 카를로스 알바라도 케사다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 등 전직 국가수반과의 면담도 포함됐다.
출국 직전에는 고향을 위한 기부 소식도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은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경남 거제의 수해 복구를 위해 지난 21일 고향사랑기부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거제시는 광복절 연휴 기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택과 상가, 도로, 농경지 등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고, 문 전 대통령은 피해 복구와 주민 지원을 위해 성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과의 접점도 최근 다시 나타났다. 지난 19일에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신임 지도부가 경남 양산 평산마을의 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았다. 김 대표가 17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함께했던 인사들과 민주당 새 지도부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을 받았다.
앞서 18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를 맞아 추모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을 기리며 그의 평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정신을 후대가 이어가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 이는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 통합 등에 관한 메시지를 간헐적으로 내놓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근 사례다.
문 전 대통령의 최근 행보는 국내 정치 현안에 직접 뛰어드는 방식보다는 외교·평화·환경 분야의 대외활동과 추모 메시지, 고향 및 지역사회에 대한 활동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지난 3월에는 퇴임 후 첫 해외 공식 일정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해 국제질서와 남북관계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으며, 외교·안보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의 영문판도 당시 출간됐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을 둘러싼 법적 문제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전 사위의 급여와 관련해 뇌물 혐의로 기소된 문 전 대통령의 재판은 약 6개월 만인 지난 14일 다시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는 재판을 재개해 관련 사건의 심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문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평산마을을 중심으로 생활하면서도 국내외 주요 현안에 자신의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