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에 밀려 198만 그쳤는데…갑자기 넷플릭스 TOP10 오른 한국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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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실패한 236억 대작, 넷플릭스에서 역주행 성공
류승완 감독 초호화 액션, OTT에서 재조명받다
천만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와 같은 시기 극장가에서 경쟁하며 약 198만 관객을 모은 한국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뜻밖의 역주행을 시작했다.

정체는 류승완 감독의 첩보 액션 영화 ‘휴민트’다. 조인성·박정민·박해준·신세경이라는 초호화 캐스팅에 제작비 235억 원이 투입된 대작이지만 극장에서는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400만 명을 넘지 못했다. 그랬던 ‘휴민트’가 공개 수개월 만에 넷플릭스 TOP10에 진입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극장에서 남긴 아쉬움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흥행으로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98만 관객 그친 ‘휴민트’, 넷플릭스 10위 역주행
23일 넷플릭스 코리아가 공개한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순위에서 ‘휴민트’는 10위를 차지했다.
‘휴민트’는 지난 2월 11일 극장에서 개봉한 뒤 약 한 달 만인 3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러닝타임은 119분이며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은 7.64점이다. 영화는 ‘밀수’, ‘모가디슈’, ‘베테랑’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이 새롭게 선보인 첩보 액션물이다. 비밀과 진실마저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목적을 지닌 네 인물이 충돌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제작사 NEW는 넷플릭스 공개 당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휴민트’를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작품의 생명력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영화 팬들과 만날 수 있게 돼 매우 뜻깊다”고 밝혔다. 극장 흥행에서 남긴 아쉬움을 글로벌 공개를 통해 만회하겠다는 기대가 담긴 대목이다. 이후 넷플릭스 순위권에 다시 진입하면서 작품 역시 새로운 관객과 만날 기회를 얻었다.
블라디보스토크서 충돌한 남북 요원들
제목인 ‘휴민트(HUMINT)’는 ‘휴먼 인텔리전스(Human Intelligence)’의 줄임말이다. 정보요원이나 내부 협조자 등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집한 정보를 뜻한다.

이야기는 동남아시아에서 벌어진 국제 범죄를 추적하던 국가정보원 블랙 요원 조 과장(조인성)이 자신의 휴민트 작전에서 희생된 정보원이 남긴 단서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단서를 따라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한 조 과장은 현지 북한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 채선화(신세경)와 접촉한다. 그는 선화를 새로운 휴민트 작전의 정보원으로 선택하며 위험한 임무에 뛰어든다.
같은 시각 북한 보위성 조장 박건(박정민)은 국경 지역에서 벌어진 실종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로 파견된다. 박건은 사건을 추적하던 중 그 배후에 북한 총영사 황치성(박해준)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서로 다른 목적을 품고 블라디보스토크에 모인 네 사람은 각자의 선택과 의심 속에서 충돌한다. 누구도 쉽게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불확실한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인물들의 관계가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단순한 선악 구도로 인물을 나누지 않고 네 사람의 이해관계를 복잡하게 얽은 점이 작품의 주요 특징이다. 멜로의 결을 일부 더했지만 중심에는 끝까지 첩보 액션을 놓았다.
조인성·박정민·박해준·신세경 ‘초호화 조합’

‘휴민트’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배우들의 조합이다. 조인성·박정민·박해준·신세경이 한 작품에서 부딪히는 것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류승완 감독은 맨몸 격투부터 총기 액션, 카 체이싱까지 캐릭터마다 서로 다른 방식의 액션을 설계해 장르적 쾌감을 살렸다.
조인성은 “극 중 총을 쏘기도 하지만 총을 활용하는 액션도 있다. 기대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 감독과 세 번째 작품을 함께한 데 대해서는 “서로를 더 잘 알게 됐다. 그래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박정민은 “남자다운 면모를 표현해달라는 주문이 있었는데 쉽지 않았지만 많이 노력했다”고 밝혔다. 류 감독도 “박정민이 거친 야수의 느낌이길 원했다”며 “관객들이 처음 보는 박정민의 얼굴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전작 ‘밀수’에서 호흡을 맞춘 조인성과 박정민이었다. 류 감독은 “‘밀수’ 작업을 마치고 조인성, 박정민 두 배우를 전면에 내세워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상 조 과장과 박건이라는 이름과 성을 정해놓고 시작했다. 두 배우가 이 영화의 출발이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류 감독이 영화 ‘4등’을 보고 반해 꾸준히 출연을 제안한 박해준과 평양 사투리, 성실한 촬영 태도로 현장을 놀라게 한 신세경이 합류하면서 ‘휴민트’의 주요 라인업이 완성됐다.

‘왕사남’ 1400만 돌파 속 손익분기점 실패
화려한 캐스팅과 대규모 제작비에도 ‘휴민트’의 극장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최종 누적 관객 수는 197만여 명으로 약 198만 명에 그쳤다.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400만 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특히 같은 시기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가 1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극장가를 장악한 탓에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류승완 감독은 당시 흥행 경쟁에 관해 “뭐, 밀리는 거죠”라며 담담하게 인정했다.

흥행 성적과 별개로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은 7.64점을 기록했다. 관람객들은 “비주얼 조합도 좋았고 액션도 화려해서 몰입감이 좋았다”, “두 시간 동안 액션이 휘몰아친다”, “액션은 류승완에게 맡겨야 한다” 등의 호평을 남겼다. 반면 이야기 전개가 익숙하고 “스토리가 너무 뻔하다”는 아쉬움도 나왔다.
극장에서는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지만 ‘휴민트’에는 초호화 캐스팅과 류승완 감독 특유의 첩보 액션이라는 확실한 강점이 있다. 공개 수개월 만에 넷플릭스 TOP10에 다시 이름을 올린 가운데 이번 역주행이 새로운 흥행 반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류승완 감독 액션영화 BEST 2
류승완 감독의 액션 세계가 궁금하다면 두 작품부터 보면 된다.
1위 베테랑
안하무인 재벌 3세 조태오를 끝까지 쫓는 형사 서도철의 이야기다. 맨몸 액션과 유머, 통쾌한 권선징악이 맞물린 류승완표 오락영화의 정점이다.
2위 모가디슈
1991년 소말리아 내전에 고립된 남북 공관원들의 탈출을 그렸다. 거침없는 카체이싱과 총격전, 인물들의 절박함이 어우러진 완성도 높은 생존 액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