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끼친다... 어제 숨진 채 발견된 남성의 담당 경찰이 장미란씨 담당 경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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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무사하다"고 했는데... 재신고후 시신으로 발견돼
지난 22일 제주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남성 실종자 B씨도 장미란(37) 씨 사건과 마찬가지로 담당 경찰관이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뒤 50일 넘게 실종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 사건에 이어 또 다른 성인 실종 사건에서도 경찰의 부실한 초동 대응이 확인되면서 실종자 처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3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제주 모처에서 B씨 시신을 발견했다. B씨는 지난달 2일 가족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이 사건을 종결하면서 장기간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유족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B씨의 구체적인 사망 경위와 사망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B씨의 실종 신고를 담당했던 A 경장이 장 씨 사건과 마찬가지로 B씨 사건도 허위로 종결한 사실을 확인하고 A 경장을 긴급체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 경장은 지난달 2일 B씨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족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A 경장은 B씨와 연락이 닿았으며 무사하다고 가족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B씨가 가족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기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실제로 B씨는 가족과 연락이 끊긴 실종 상태였고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B씨 가족이 최근 장미란 씨의 장기 실종 사건과 허위 종결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뒤 B씨가 여전히 실종 상태라며 경찰에 다시 신고하면서 허위 종결 사실을 파악하게 됐다.
경찰은 재신고 접수 과정에서 당시 B씨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이 A 경장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지난 21일 A 경장이 B씨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곧바로 B씨에 대한 수색에 나섰고 다음 날인 22일 실종 51일 만에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실종 신고 당시 위태로운 상태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는 B씨 사건이 당시 해제되지 않고 수색이 계속됐다면 어땠을지 의구심이 있다는 취지의 경찰 관계자 발언을 전했다.
A 경장이 B씨 사건을 처리한 방식은 장씨 사건과 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에 대해선 지난 5월 15일 오후 6시43분께 남자친구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A 경장은 장씨 남자친구에게 장씨와 연락이 닿았으며 무사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가 남자친구 등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는 설명도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는 장씨가 실종된 뒤 경찰관 등과 통화한 기록이 확인되지 않았다. A 경장이 근무한 경찰서의 자체 조사에서도 장씨와 통화한 기록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경장이 실제로 장씨와 연락하지 않았음에도 연락이 닿았다고 거짓말한 뒤 사건을 종결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장씨 사건은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약 2시간30분 만인 5월 15일 오후 9시16분께 종결됐다. A 경장은 같은 날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등록된 장씨 관련 관리 자료도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당초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장씨 관련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점을 이상하게 여겨 추가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장씨의 자료가 한때 시스템에 입력됐으나 실종 사건이 종료되면서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해당 시스템에서 실종자 관리 자료를 삭제하려면 변사 등 특별한 사유를 입력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경장이 자료를 삭제하기 위해 장씨가 숨졌다는 의미의 '변사'를 입력했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장씨는 최초 실종 신고가 접수된 뒤 3개월이 넘도록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일부 폐쇄회로(CC)TV 영상 자료가 삭제되는 등 장씨 행방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자료가 사라졌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경찰은 현재 장씨의 행방을 찾기 위해 제주시 한림항 일대에서 대대적인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A 경장은 장씨 사건뿐 아니라 B씨 사건까지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A 경장이 실종수사팀에서 근무한 기간의 실종 사건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A 경장이 실종 신고가 접수될 때마다 신고자에게 실종자가 무사하다고 안심시킨 뒤 실제 수색이나 확인 절차 없이 사건을 종결한 사례가 더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인 실종 사건을 담당 경찰관 한 명이 사실상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현행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재 실종 사건의 처리 적정성을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가 확인하는 절차가 있더라도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실종 해제 자체는 담당자가 직접 처리할 수 있다.
경찰은 실종 사건 해제를 요청할 경우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가 입력 내용을 확인한 뒤 최종적으로 해제하도록 하는 이중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장미란 씨 사건에 이어 B씨 사건에서도 담당 경찰관의 허위 종결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의 성인 실종자 관리 체계와 내부 통제 절차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