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TC, GPU 연산력 파생상품 상장 두고 60일 의견수렴…“컴퓨트는 디지털 석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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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TC, 8월 19일(현지시각) 컴퓨트 파생상품 상장 의견수렴 개시
셀리그 의장 “디지털 석유” 발언…CME는 10월 5일 GPU선물 예고

CFTC, GPU 연산력 파생상품 상장 두고 60일 의견수렴…“컴퓨트는 디지털 석유”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CFTC, GPU 연산력 파생상품 상장 두고 60일 의견수렴…“컴퓨트는 디지털 석유”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인공지능(AI) 연산에 쓰이는 컴퓨트(compute·GPU 연산력)를 파생상품 시장에 상장하는 방안에 대한 공개 의견수렴을 시작했다. CFTC는 8월 19일(현지시각) 컴퓨트 파생상품에 대한 의견요청서(request for comment)를 발표했다. 연방관보(Federal Register) 게재 이후 60일간 의견을 받는다. 마이클 셀리그(Michael Selig) CFTC 의장은 “미국은 컴퓨트에 대한 견고한 파생상품 시장 없이는 AI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GPU 연산력을 하나의 상품(commodity)으로 규정하고 관련 시장을 제도화하려는 첫걸음으로 해석된다.

무엇을 묻나…연산력 현금시장 규모부터 영구선물까지

CFTC의 이번 요청은 컴퓨트 현금시장의 규모와 유동성을 우선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시장감시 체계와 시세조작 우려, 고객보호 방안, 그리고 영구 컴퓨트 선물(perpetual compute futures) 도입 가능성도 의견수렴 항목에 포함됐다. CFTC는 나열한 항목 외에도 컴퓨트 시장 전반에 대한 의견을 폭넓게 받는다고 밝혔다.

셀리그 의장은 “미국 시장이 산업경제를 지탱한 상품 거래의 금본위제를 세웠던 것처럼, 이제는 지능경제(intelligence economy)를 움직일 상품에 대해서도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의견요청서를 “미국 컴퓨트 시장의 명확한 규칙을 세우기 위한 첫 단계”라고 규정했다.

“컴퓨트는 디지털 석유”…백악관 행사서 나온 발언 / AI 생성 이미지
“컴퓨트는 디지털 석유”…백악관 행사서 나온 발언 / AI 생성 이미지

“컴퓨트는 디지털 석유”…백악관 행사서 나온 발언

셀리그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과 암호화폐 업계 경영진들이 참석한 백악관 행사에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그는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장관을 이번 작업의 협력자로 지목했다.

그는 “러트닉 장관, 상무부와 함께 미국을 세계 컴퓨트 수도로 만들기 위해 일하고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며 “이는 오늘날 가장 중요한 상품일 수 있다. 일부는 이를 디지털 석유라 부른다. 미국은 AI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이 시장을 지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컴퓨트를 원유에 비유한 이 발언은 GPU 연산력이 단순한 IT 인프라를 넘어 국가 간 패권 경쟁의 핵심 자원으로 다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CME·실리콘데이터, 10월 5일 컴퓨트 선물 상장 예고

CFTC의 규제 정비보다 시장은 이미 앞서 움직이고 있다. CME그룹과 실리콘데이터(Silicon Data)는 규제당국 검토를 거쳐 10월 5일 월간 컴퓨트 선물 2종을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계약은 엔비디아 H100과 차세대 블랙웰(Blackwell) B200 GPU의 시간당 임대료 지수를 추적한다.

CME그룹 공지에 따르면 “각 계약은 오늘날 AI 생태계의 핵심 칩인 엔비디아 H100, 그리고 차세대 엔비디아 블랙웰 B200에 대해 각각 한 달치 임대료를 대표한다”. 두 계약 모두 규제당국 검토(pending regulatory review)를 거쳐야 정식 거래가 가능하다. CFTC의 의견수렴 결과가 규정으로 확정되는 시점과 CME의 선물 거래 개시 시점 중 어느 쪽이 앞설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마이닝 업계 파급과 남은 과제

컴퓨트가 거래 가능한 상품으로 제도화되면 연산력을 판매하는 암호화폐 기업들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미 AI 호스팅 매출로 사업을 확장해온 마라(MARA)와 클린스파크(CleanSpark) 등 비트코인 채굴기업들이 대표적이다. 컴퓨트 시장화가 이들 기업의 수익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이번 논의는 중앙화 거래소(CEX)와 탈중앙화 금융(DeFi) 영역의 관련 상품 개발에도 영향을 미치고, 컴퓨트를 거래 가능한 상품으로 다루는 규제 선례를 만들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AI 붐으로 연산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기업과 투자자들이 컴퓨트 비용과 가용성에 대한 노출을 관리(헤지)할 수단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규제 움직임의 배경으로 꼽힌다.

CFTC의 의견수렴은 60일간 진행되는 만큼 실제 규정 마련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 사이 CME그룹의 선물 상장이 먼저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컴퓨트 파생상품 시장을 둘러싼 규제와 실제 거래 개시 사이의 시차가 어떻게 정리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