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 만에 사형 집행…‘2009년 파친코 방화’ 살해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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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방화 사건 14년 만에 집행된 사형, 일본 사형제도 논란 재점화

일본에서 약 1년 2개월 만에 사형이 집행됐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내각 출범 이후 처음 이뤄진 사형 집행이다.

2009년 7월 오사카 파친코 방화사건 / 유튜브 'KBS News'
2009년 7월 오사카 파친코 방화사건 / 유튜브 'KBS News'

일본 법무성은 21일 2009년 오사카의 한 파친코 점포에 불을 질러 5명을 살해한 다카미 스나오(58)의 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집행은 이날 오전 이뤄졌다.

다카미는 2009년 7월 5일 오사카시 고노하나구에 있는 파친코 점포에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붙였다. 당시 현장에는 손님과 종업원 등이 있었고, 이 가운데 5명이 목숨을 잃었다. 10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범행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방화였다. 사망자는 파친코 이용객 4명과 점포 종업원 1명으로 알려졌다. 불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다수의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다카미는 범행 다음 날 경찰에 직접 자수했다. 당시 그는 직장을 잃거나 원하는 직업을 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자살을 생각했고, 혼자 죽는 대신 다른 사람도 함께 숨지게 하려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에서는 사형 선고의 적법성과 함께 교수형이 헌법에 어긋나는지 여부도 쟁점이 됐다. 결국 법원은 사형을 선고했고 일본 최고재판소는 2016년 상고를 기각하면서 사형 판결을 확정했다. 이후 약 10년이 지나 형이 실제로 집행됐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19일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19일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이번 집행은 일본에서 작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가나가와현 자마시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여성 등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확정된 시라이시 다카히로의 형이 집행됐다. 시라이시는 이른바 ‘트위터 살인범’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일본의 사형 집행은 법무상이 최종 명령을 내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히라구치 히로시 법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 검토한 끝에 사형 집행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에서 사형 판결이 확정된 수형자는 100명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43명은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일본 정부는 중대한 흉악범죄에 대해서는 사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일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사형제도를 유지하는 대표적인 국가다. 주요 선진국 가운데서는 미국과 함께 사형을 실제 집행하고 있는 국가로 꼽힌다. 반면 국제사회에서는 사형제 폐지와 집행 과정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일본의 사형 집행 방식과 관련한 비공개성도 오랫동안 논란이 됐다. 사형수에게 집행 사실을 사전에 충분히 알리지 않는 관행 등이 인권단체의 비판을 받아왔다. 일본 정부는 사형수에게 장기간 집행을 예고할 경우 심리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로 현행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집행으로 일본의 사형제도를 둘러싼 논쟁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전망이다. 특히 다카이치 정권 출범 이후 첫 사형 집행이라는 점에서 향후 일본 정부가 사형 집행을 어떤 기조로 이어갈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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