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30% 여배우로 기대 모았는데… 2회 연속 '0%'대 바닥 찍은 한국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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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0%대 출발… 이민정, 6년 만 복귀작서 맞닥뜨린 냉혹한 성적표
배우 이민정이 6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최고 시청률 37%라는 대기록을 써 내려가며 명실상부한 흥행 보증수표이자 대중적 배우로 자리매김했던 그였기에 이번 복귀작에도 큰 기대가 쏠렸으나 뚜껑을 연 새 드라마 ‘그래, 이혼하자’의 첫 성적표는 냉혹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9일 첫 방송된 KBS Drama·GTV 수목드라마 ‘그래, 이혼하자’는 첫 회 시청률에서 KBS Drama 0.4%, GTV 0.2%를 각각 기록했다. 이어진 2회에서는 수치가 더 떨어지며 0.3%대에 그쳤다. 과거 지상파 주말극을 호령하던 이민정의 이름값을 고려하면 씁쓸한 출발이다.
37%의 영광과 0.3% 현실, 극명한 온도 차이
이민정의 직전 TV 드라마 출연작은 2020년 방영된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였다. 당시 소아과 의사 송나희 역을 맡아 배우 이상엽과 호흡을 맞춘 그는 가족극 특유의 보편적인 대중성과 안정적인 편성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최고 시청률 37%라는 대기록을 견인했다. 그해 KBS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품에 안으며 연기력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기도 했다.

과거에는 지상파 주말극의 높은 시청률이 배우의 대중적 인지도 및 영향력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미디어 환경은 급변했다. 케이블, 종합편성채널은 물론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숏폼 콘텐츠가 시청자들의 시간을 세분화하면서 '본방 시청률' 하나만으로 작품의 파급력을 전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시대가 됐다.
그럼에도 '0%대 시청률'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오랜 기간 탄탄한 인지도를 쌓아온 대형 배우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초기 시청률의 저조함은 향후 극의 전개와 화제성 형성에 일정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통상 스타 배우의 복귀는 초반 유입을 끌어모으는 일종의 ‘앵커 효과’를 기대하게 만들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 효과가 시청률이라는 직관적인 수치로 연결되지 못했다.
‘영원히 행복할 줄 알았던’ 잔혹한 현실, 극 중 인물들이 그리는 지독한 관계성
드라마 ‘그래, 이혼하자’는 지칠 대로 지친 결혼 생활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나선 웨딩드레스숍 대표 부부의 리얼한 이혼 체험기를 다룬다.

"결혼할 때 우리는 모두의 주인공이었으며 너는 내 운명이었다. 진흙탕 같던 내 인생에 너는 구원자였고 꽝 없는 선물 상자였다." 한때는 서로가 없으면 살아가지 못할 것처럼 뜨겁게 사랑했지만 미처 풀지 못한 작은 오해들은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아 곪아갔다. "너 때문에 내가 못 살겠다"는 말이 일상이 돼버린 부부의 이야기는 '동화 같은 행복' 이후에 찾아오는 진짜 현실을 가감 없이 조명한다. 드라마는 "영원히 행복할 줄 알았던 그 둘의 결혼 생활은 이제 완전히 쫑났답니다"라는 다소 파격적인 선언으로부터 출발한다.
냉혹한 현실의 중심에는 배우들이 연기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민정이 연기한 백미영은 지방 양복점의 외동딸로 부족함 없이 자랐으나 뉴욕 유학 중 부모님을 교통사고로 잃고 약혼자 캘빈에게 일방적인 이별 통보까지 받으며 인생 최악의 시련을 겪었다. 넋이 나간 채 일에만 파묻혀 살던 중 매일 책상 위에 주스 한 잔을 가져다주던 지원호를 만났다.
웃음을 되찾아준 원호와 몇 달 만에 부부의 연을 맺었고 함께 토탈웨딩업체 ‘지앤화이트’를 일궈냈다. 난임 끝에 4년 만에 기적처럼 자연 임신에 성공했으나 홀로 야근을 하던 중 유산하는 비극을 맞이했다. 당시 남편이 곁에 없었다는 깊은 상처는 결코 메워지지 않는 균열이 됐고 결국 결혼 7년 차에 이혼을 결심한다.
김지석이 연기한 지원호는 드레스를 만들기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직업적 열정이 뛰어난 인물이지만 정작 여자의 마음은 전혀 읽지 못하는 인물이다. 미영에게 첫눈에 반해 그의 상처를 치유해주겠노라 다짐하며 결혼을 서둘렀다. 회사를 자식처럼 키우고 어렵게 얻은 아이를 위해 몸을 갈아 넣어 일했지만 유산이라는 비극 앞에 미영의 원망을 고스란히 받아내며 마음이 차갑게 식어갔다. 쇼윈도 부부로 지내던 중 갑작스러운 이혼 소장을 받자 억울함과 반발심에 맞불 작전을 놓기로 결심하지만 싸움이 과열될수록 자신이 정작 지키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혼란에 빠진다.
이현진이 연기한 캘빈은 정·재계를 두루 섭렵한 화려한 가문의 사생아로 치열한 권력 싸움을 이겨내고 캘빈 호텔의 CEO로 올라선 냉혹하고 고독한 인물이다. 뉴욕 유학 시절 만난 미영은 그의 삶에 유일한 기적이었으나 이복형제들의 덫에 걸려 피눈물을 삼키며 미영을 떠나보내야 했다. 7년 만에 다시 마주한 미영 앞에서 억누르고 있던 감정이 다시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이진이가 연기한 안희주는 남들의 구닥다리 잣대를 거부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을 일궈낸 신진 사진작가다. 과거 좌절했던 순간 자신의 습작품을 쓰레기 취급하지 않고 따뜻한 격려를 건넸던 '지원호'를 잊지 못한다. 성인이 돼 다시 만난 지원호와 예술적 교감을 나누며 키다리 아저씨 같던 그에게 점차 특별한 감정을 품게 된다.
점점 깊어지는 갈등, 밝혀지지 않은 상처
방송 2회에서는 백미영과 지원호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동시에 이들의 과거 인연인 캘빈과 안희주가 본격적으로 판에 개입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날 백미영은 예능 프로그램 촬영을 거부하는 지원호 앞에서 결혼반지를 던지며 서늘하게 이혼을 선언했다. 갑작스러운 통보에 지원호는 충격을 금치 못했다. 이 가운데 두 사람이 공동 운영하는 '지앤화이트'에 MZ세대 대세 셀럽 천만주(이수지 분)의 드레스 제작 의뢰가 들어온다. 경영난을 타개할 기회라 판단한 지원호는 이혼을 잠시 미루자고 제안하지만 미영은 차갑게 중립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 계약 뒤에는 캘빈의 계획이 숨어 있었다. 천만주가 캘빈의 호텔에서 파티를 열기로 했던 것. 한편 백미영은 천만주의 드레스 피팅 과정에서 그가 임신 5개월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지원호에게 알리지 않은 채 코르셋 가봉을 진행시켰다.
이후 캘빈의 호텔 파티 초대를 받은 미영은 과거의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캘빈이 다른 여성을 임신시키는 바람에 헤어져야 했던 지독한 과거였다. 여기에 송아리(왕빛나 분)를 통해 캘빈이 현재 이혼 상태라는 사실까지 알게 되며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다. 질투심에 휩싸인 지원호는 미영의 파티 참석을 막으려 일을 몰아주었으나 미영은 끝내 파티장으로 향해 캘빈과 재회했다.
지원호 역시 천만주의 드레스를 전달하기 위해 파티장을 찾았다가 8년 전 밀라노에서 인연이 있었던 안희주와 다시 만났다. 희주는 지갑을 소매치기당할 뻔했던 지원호를 도와줬던 일을 기점으로 그에게 "좋아한다. 관심 있다"며 직진 고백을 던졌으나 지원호는 유부남이라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파티가 무르익던 중 꽉 졸라맨 벨트 때문에 천만주가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원호는 그제야 천만주의 임신 사실을 깨닫고 경악했다. 급히 천만주와 함께 병원으로 향한 백미영은 산모와 아이가 모두 무사하다는 말을 듣고 비로소 안도했지만 이내 자신이 과거 아이를 잃었던 참담한 기억에 짓눌렸다.
이혼 소장을 들고 병원으로 찾아온 지원호와 마주친 백미영. 그러나 이미 마음을 굳힌 미영의 태도는 냉담하기만 했다. 미영은 지원호를 향해 "넌 살인자보다 더 나쁘다"라는 비수 같은 한마디를 내던진 뒤 자리를 떠났다.
유산이라는 거대한 상처의 단면이 드러난 가운데 과연 두 사람의 7년 결혼 생활 동안 어떤 숨겨진 비극이 존재했는지, 백미영이 그토록 차가운 폭언을 던질 수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첫 단추는 저조한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인물들 간의 얽히고설킨 서사와 묵직한 감정선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고 있다. '그래, 이혼하자' 3회는 오는 26일 오후 11시 KBS Drama와 GTV를 통해 방영되며 방송 직후 티빙(TVING)과 웨이브(Wavve) 등 주요 OTT 플랫폼을 통해서도 차례로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