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로메크, 진화 38억년 데이터로 장수 유전자 46개 찾아내는 AI 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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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로메크, 2000만달러 투자 유치해 몸값 38억달러(약 5조3000억원) 기록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 AI 스핀오프, 장수 예측 모델로 첫 실증 나서

매머드 복원으로 알려진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Colossal Biosciences)의 AI 스핀오프 아스트로메크(Astromech)가 2,000만달러(약 278억원, 1달러 1,391원 기준)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라운드로 회사 몸값은 38억달러(약 5조 2,900억원)로 평가됐다. 투자는 바이오테크 투자자 밥 넬슨(Bob Nelsen)이 주도했고 피크식스(Peak 6), 네오제네시스캐피털(NeoGenesis Capital), 빌더스VC(Builders VC), CAZ 인베스트먼트(CAZ Investments)가 참여했다. 이번 라운드로 아스트로메크의 누적 투자액은 6,000만달러(약 835억원)로 늘었다. 아스트로메크는 벤 램(Ben Lamm)과 조지 처치(George Church)가 공동창업했으며, 생물학적 변화를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콜로설에서 태어난 AI, 진화 38억년을 데이터로 삼다
아스트로메크는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 내부에서 태어난 회사다. 콜로설이 지난 5년간 축적해온 멸종·현존 종의 유전체 데이터, 고대 DNA 복원 기술, 대규모 생물학 데이터 처리 인프라, 진화계통학·전산생물학 전문성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회사는 자사의 접근법을 기상 예보에 비유한다. 현재 상태와 과거 패턴으로 다음에 벌어질 일을 예측하는 방식처럼, 생물학에서도 약 38억년에 이르는 진화 역사를 학습 신호로 활용해 생물학적 회복력과 취약성, 적응 패턴을 읽어내는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흥미롭게도 이번에 책정된 기업가치 38억달러와 같은 숫자다.
모델 아키텍처는 세 갈래 정보를 결합한다. 현존·멸종 생물의 유전체 데이터, 조상 관계와 분화 과정을 담은 진화 데이터, 형질·발현·생물학적 반응을 포괄하는 기능 데이터다. 이 세 층위를 통해 유전체나 개체군이 어디로 향하는지, 어떤 생물학적 시스템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은지, 그 변화를 이끄는 조절 회로가 무엇인지 짚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조상의 유전자 조절 상태까지 복원하는 두 개의 엔진
아스트로메크의 시스템은 두 개의 모델링 엔진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딥러닝으로 여러 종과 생물학적 시스템에 걸친 패턴, 즉 유전자 발현이나 환경 반응, 취약성이 발생하는 과정을 찾아낸다. 다른 하나는 진화 역사를 거슬러 생물학적 시스템을 재구성한 뒤 같은 수학적 프레임을 미래 방향으로 적용해 가능한 궤적을 추정한다.
핵심은 유전자 서열을 넘어선 조상 상태 복원이다. 아스트로메크는 조상 단백질뿐 아니라 염색질 접근성, 유전자 발현, 기능 주석까지 포함한 조상의 유전자 조절 상태를 복원하려 한다. 하버드대 유전학 교수인 처치는 “생물종을 유전체만으로 비교하면 DNA 차이를 기능적 영향과 연결하는 데 실패할 수 있다”며 “형태나 장수 같은 복합 형질에 중요한 변이는 대부분 코딩 영역이 아니라 조절 영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조상 단백질이 아니라 조상의 조절 상태를 복원하는 것이 결정적인 설명력을 갖는다”고 말했다.
회사는 여러 데이터 형태에 걸친 증거를 베이지안(Bayesian) 프레임워크로 통합해 단일 예측값이 아니라 보정된 신뢰도 추정치를 산출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또 자체 개발한 트리 추론 기법은 내부 벤치마크에서 기존 최대우도(maximum-likelihood) 방식보다 약 100배 빠른 속도로 계통수를 재구성하면서도 위상 정확도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장수 유전자 46개, 코끼리와 고래로 첫 증명
아스트로메크는 장수를 첫 실증 무대로 삼았다. 초기 시연에서는 시간축으로 보정된 생명의 나무(tree of life) 위에 장수 관련 유전자 46개를 매핑했다. 암에 유독 강한 저항성을 보이는 아시아코끼리, 200년 넘게 사는 북극고래, 몸무게 몇 그램에 불과하지만 40년 이상 사는 브란트박쥐 같은 진화적 이례종에 모델을 적용해 회복력과 취약성, 건강한 노화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더 정밀한 가설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자사 모델링 파이프라인에 대한 후향적 검증을 통해 기존 학계 연구로 이미 알려진 형질 관련 유전자를 재현하는 동시에 추가로 조사할 만한 후보군도 찾아냈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파트너와의 파일럿을 통해 이 예측을 실제로 검증하는 단계로 넘어갈 계획이다. 잠재 활용 분야로는 인간 건강, 생물안보, 농업, 식량안보, 생물다양성 보전 등이 꼽힌다. 질병이 사람에게 도달하기 전 병원체 감수성을 감지하거나, 치료 실패 전에 약물 내성을 예측하고, 가축의 질병·기후 스트레스 취약성을 모델링하는 식이다.
투자 배경과 남은 과제
아스트로메크는 현재 심층 연구개발 단계에 있으며 실제 가동 중인 플랫폼과 연구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밸류에이션은 지난 3월 회사가 기록한 수치보다 두 배 가까이 뛴 것이다. 회사는 신규 투자금을 연구팀 확충, 기능 유전체 데이터셋에 포함되는 종 수 확대, 모델 학습에 쓰이는 비교유전체 인프라 확장에 쓸 계획이다.
램은 “생물학은 세상을 움직이지만 우리는 역사적으로 그것에 반응만 해왔다”며 “우리는 생물학을 매우 세밀하게 기술할 수 있지만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는 데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이어 “아스트로메크는 생명체가 어떻게 변화하고 어디서 무너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지 예측하는 AI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며 “모든 유전체는 무엇이 언제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지만 그 역사 대부분은 아직 대규모로 읽어낼 수 없는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투자로 생명의 나무 전반에 걸쳐 이 작업을 훨씬 더 확장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회사가 예측한 결과들이 실제 임상·현장에서 얼마나 정확히 맞아떨어질지는 아직 검증 초기 단계다. 파트너 파일럿을 통한 전향적 검증이 이어져야 아스트로메크가 내세우는 “생물학의 기상예보” 개념이 실질적 신약개발과 보전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