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7만2207달러 돌파…트럼프 백악관 회동에 숏 31억달러 청산 겹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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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7만2207달러 돌파…트럼프 백악관 회동에 숏 31억달러 청산 겹쳤다

비트코인 7만2207달러 돌파…트럼프 백악관 회동에 숏 31억달러 청산 겹쳤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비트코인 7만2207달러 돌파…트럼프 백악관 회동에 숏 31억달러 청산 겹쳤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비트코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회동과 미 재무부의 국채 매입 확대 소식에 힘입어 다시 7만달러 선을 돌파했다. 암호화폐 분석매체 크립토슬레이트(CryptoSlate)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6월 이후 처음으로 7만달러를 넘어서며 7만2207달러까지 올랐다. 월요일 이후 나흘간 약 15% 급등한 수치다. 이에 앞서 암호화폐 매체 디크립트(Decrypt)는 비트코인이 수요일(현지시각) 장중 6만9749달러까지 오르며 한 시간 만에 11억4000만달러 규모의 숏(공매도) 포지션이 청산됐다고 보도했다. 두 매체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규제당국·업계 인사들과 백악관에서 회동한 시점과 랠리가 겹쳤다는 점을 짚었다.

국채 매입 확대와 백악관 회동이 겹친 랠리의 시작

랠리의 첫 불씨는 채권시장에서 붙었다.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8월19일(현지시각) 10년물에서 30년물 국채의 유동성 지원용 바이백(재매입) 규모를 회당 최소 4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기존 20억달러에서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9월9일(현지시각)부터 적용된다. 이 발표는 30년물 국채 금리가 5.34%까지 치솟아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나왔다. 발표 이후 국채 금리가 내려가면서 그동안 위험자산을 압박했던 조달비용 부담이 완화됐고, 비트코인은 여름 내내 6만7000달러 선에 갇혀 있던 거래 범위를 뚫고 올라섰다. 디크립트는 같은 날 연방준비제도(Fed)의 7월 회의록 공개가 예정돼 있었고, 예측시장 가격을 근거로 연초 80%를 넘었던 금리 인상 베팅이 최근 후퇴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기름을 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암스트롱, 리플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크라켄 공동 최고경영자 아르준 세티 등과 백악관에서 회동했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이 자리에는 증권거래위원회(SEC) 폴 앳킨스 위원장과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마이클 셀리그 위원장도 함께했으며, 논의 주제는 암호화폐 시장구조 규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의회에 클래러티법(CLARITY Act)의 “공정한 버전”을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이 법안은 어떤 디지털자산이 증권으로, 어떤 것이 상품으로 분류되는지와 연방 규제당국 간 감독권 분담을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은 상원의 8월 휴회 전 표결이 보류됐고, 오는 9월15일(현지시각) 절차적 표결이 예정돼 있다. 본회의 상정을 위해서는 60명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암스트롱 최고경영자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오늘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이번 행정부는 클래러티법 통과에 전념하고 있으며, 이는 일관된 암호화폐 규칙을 요구해온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대한 답이다. 규제당국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고 의회는 일정을 정했다. 업계 전체가 마무리 지을 준비가 돼 있다”고 적었다. 그는 “미국인 6700만 명이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고, 이들은 이 법안을 원한다. 상원이 이를 귀담아들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하루 새 31억달러 청산…숏스퀴즈가 랠리를 밀어올렸다 / AI 생성 이미지
하루 새 31억달러 청산…숏스퀴즈가 랠리를 밀어올렸다 / AI 생성 이미지

하루 새 31억달러 청산…숏스퀴즈가 랠리를 밀어올렸다

국채·정책 호재로 시작된 상승은 이후 파생상품 시장의 강제 청산이 겹치며 훨씬 가팔라졌다. 크립토슬레이트는 목요일(현지시각) 코인글래스(CoinGlass) 데이터를 인용해 24시간 동안 31억달러(약 4조3772억원, 1달러 1412원 기준) 규모의 숏 포지션이 청산됐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롱(강세) 포지션 청산액은 2억7700만달러에 그쳐, 숏 포지션 청산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비트코인 관련 숏 청산 규모만 약 18억달러, 이더리움은 약 12억달러였다. 단일 청산으로는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에서 발생한 4880만달러 규모 비트코인 포지션이 가장 컸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는 이날 하루 움직임이 비트코인의 30일 변동성 대비 5.8표준편차에 달하는 상승 충격이었다고 평가했다. 2023년 10월 이후 가장 큰 상승 충격이라는 설명이다. 이보다 앞선 수요일(현지시각) 상황을 보도한 디크립트는 한 시간 동안에만 11억4000만달러의 숏 포지션이 청산됐다고 전했다. 코인글래스 청산 히트맵 기준 비트코인이 6억7764만달러, 이더리움이 4억2290만달러, 솔라나가 3788만달러를 차지했다. 이는 당시 24시간 숏 청산 총액 13억1000만달러(거래자 11만2004명)의 약 87%에 해당하는 규모였고, 최대 단일 주문은 비트겟(Bitget)에서 발생한 3218만달러 규모 이더리움 포지션이었다.

숏스퀴즈는 거래소가 손실을 감당 못 하는 레버리지 포지션을 강제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가격 하락에 베팅한 숏 포지션은 가격이 오히려 뛰면 순식간에 손실 구간에 들어가고, 거래소가 이를 강제로 되사들이면서 가격을 한 번 더 밀어올린다. 이 되사기가 다음 단계의 숏 포지션을 또 청산시키는 연쇄 작용이 이번 랠리의 핵심 동력이었다. 디크립트는 지난 4월에도 비슷한 패턴이 있었다고 짚었다. 당시 비트코인이 7만5000달러를 넘어서면서 하루 만에 6억달러 넘는 숏 포지션이 청산된 바 있다.

차익실현 신호도 뚜렷…“하락장 끝났다”는 관측도

랠리가 커질수록 차익실현 압력도 커지고 있다. 크립토슬레이트는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쿠온트(CryptoQuant) 자료를 인용해 비트코인이 7만달러를 넘으면서 단기 보유자들의 평균 매입단가로 추정되는 6만7100달러를 웃돌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수익을 낸 비트코인 4만4300개 이상이 거래소로 유입됐다. 크립토슬레이트는 이를 올해 나타난 가장 큰 규모의 차익실현 물량이라고 평가했다. 크립토 공포·탐욕 지수도 지난해 10월 비트코인이 이번 사이클 최고점을 찍었을 때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다.

비트코인은 200일 이동평균선(약 6만9000달러 부근)을 다시 웃돌며 7만달러 선을 뚫었다. 다만 강제 청산으로 밀려 올라간 만큼, 이제는 신규 현물 매수세가 이 차익실현 물량을 얼마나 받아낼 수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로 남아 있다. 디크립트가 인용한 차트 분석에 따르면 7만284달러~7만3245달러 구간(이른바 ‘골든포켓’)이 다음 저항선이다. 일간 종가 기준으로 7만284달러를 넘으면 7만3245달러까지 추가 상승 여지가 열리지만, 6만8000달러 아래로 다시 내려가면 6월 이후 비트코인을 가둬온 기존 범위 안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스카이브리지캐피털(Skybridge Capital)의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8월18일(현지시각) X에 올린 글에서 이번 반등을 두고 비트코인 하락장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은 분명한 비트코인 하락장이지만 고점 대비 55%밖에 빠지지 않았다. 다른 하락장에서는 75~80%까지 빠졌었다”며 “이는 이상하게도 좋은 신호다. 이미 많은 순매수자가 자리를 잡고 있다는 뜻”이라고 적었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지난해 10월 세운 12만6000달러 이상의 최고치보다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다만 5만7735달러였던 저점 대비로는 약 19% 오른 상태다. 디크립트는 이번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도 그동안의 순유출 흐름에서 벗어나 다시 순유입으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전략비트코인비축” 언급…매입 공식화는 선 그어

이번 회동에서 눈에 띈 대목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정부의 암호화폐 보유 확대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는 점이다. 정부가 비트코인이나 다른 디지털자산을 대규모로 사들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논의가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최종 판단은 SEC 앳킨스 위원장, CFTC 셀리그 위원장 등 관계자들의 권고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발언이 실제 매입 계획 발표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행정명령을 통해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활용한 ‘전략비트코인비축(Strategic Bitcoin Reserve)’을 만들고, 예산 중립적인 방식으로 추가 매입 방안을 검토하도록 관계 부처에 지시한 바 있다. 이번 발언도 그 틀 안에서 나온 것으로, 대규모 신규 매입 프로그램이 실제로 추진되더라도 재원 마련 방식에 따라 규모와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크립토슬레이트는 이런 맥락에서 이번 발언이 매입 발표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