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8만원' 임대주택 들어간 여성이 매달 '42만원'씩 챙긴 기막힌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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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주택 불법 전대, 세입자는 계약 전 등기부등본 확인 필수
월 18만원 수준의 임대료를 내는 공공임대주택을 다른 사람에게 최대 60만원에 다시 빌려준 40대 여성이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자신이 실제 소유자인 것처럼 세입자를 속여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매달 집 앞으로 배달되던 복지 쌀이 불법 재임대 사실을 드러내는 단서가 됐다.
30대 여성 B씨는 부동산 직거래 사이트를 통해 월세 오피스텔을 알아보다 40대 여성 A씨와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B씨는 계약 당시 A씨에게 해당 주택이 본인 명의인지 물었고, A씨는 전화로 자신이 집주인이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A씨의 말을 믿고 계약서를 작성한 뒤 월세를 지급하며 해당 주택에서 생활했다. 일반적인 월세 계약이라고 생각했던 만큼 주택의 소유관계를 따로 확인하지 않았지만, 이후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사실을 알게 됐다.
해당 주택의 실제 임대인은 A씨가 아니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였다. A씨가 거주하던 곳은 일반 개인 소유의 오피스텔이 아니라 공공임대주택이었고, A씨는 자신이 집주인인 것처럼 행세하며 B씨에게 다시 임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월 18만원 내고, 다시 60만원 받았다
A씨가 이 같은 방식으로 주택을 다시 임대한 데에는 임대료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으로 LH에 월 18만원 정도의 임대료를 내고 있었지만, B씨에게는 최대 월 6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임대주택은 일반 민간 임대주택과 달리 입주 자격과 거주 요건 등이 정해져 있다. 주거 취약계층이나 무주택자 등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적인 주거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입주자가 임의로 다른 사람에게 다시 빌려주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특히 A씨는 단순히 방을 함께 사용하는 수준이 아니라 자신이 주택 소유자인 것처럼 B씨와 별도의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세입자가 정상적인 민간 임대주택을 구했다고 믿게 만든 뒤 공공임대주택을 재임대한 것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다.
B씨가 A씨의 말만 믿었다면 불법 재임대 사실이 쉽게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의심스러운 정황이 나타났다.

“집주인 명의 복지 쌀이 왜 계속 오지?”
B씨가 이상하게 여긴 것은 A씨 명의로 계속 배달되는 복지 쌀이었다. 자신이 임차해 살고 있는 집에 A씨 명의의 복지 쌀이 매달 배달되자 B씨는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A씨는 실제로 해당 주택에 거주하지 않았는데도 구청에서 A씨를 대상으로 한 복지 관련 물품이 계속 같은 주소로 배달되고 있었던 것이다. B씨 입장에서는 집주인이라는 사람이 살지도 않는 집으로 복지 물품을 계속 받고 있다는 점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B씨는 결국 이 같은 정황을 신고했고, 경찰 수사로 이어졌다. 수사 과정에서 A씨가 LH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면서 B씨에게 다시 임대한 사실이 확인됐다.
B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집주인 여기 안 산다. 나한테 월세를 받고 있다고 했는데도 복지 쌀이 계속 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공공임대주택의 불법 재임대가 반드시 복잡한 금융거래나 대규모 조직을 통해 이뤄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실제 거주하지 않는 사람 앞으로 계속 배달되는 복지 물품처럼 일상적인 행정·복지 서비스가 오히려 거주 실태를 확인하는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 “적극적으로 소유자 행세했다”
A씨는 공공주택을 불법으로 다시 임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A씨가 단순히 규정을 어긴 정도를 넘어 적극적으로 주택 소유자인 것처럼 행동하며 세입자와 임대차 계약을 맺은 점을 문제로 봤다.
재판부는 A씨가 적극적으로 소유자 행세를 했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에서 주목할 부분은 공공임대주택의 불법 재임대가 단순한 임대차 계약상의 분쟁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공공임대주택은 정부와 공공기관이 주거 안정을 위해 공급하는 주택인 만큼 입주자가 정해진 목적과 조건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LH는 A씨의 공공임대주택 거주 자격을 제한하기로 했다. 공공임대주택을 불법으로 전대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향후 공공주택 입주 기회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세입자도 계약 전 확인해야 할 것들
이번 사건은 공공임대주택을 불법으로 재임대한 사람뿐 아니라 이를 알지 못하고 계약한 세입자에게도 현실적인 주의점을 남긴다.
민간 임대주택을 구할 때 온라인 직거래를 이용하면 중개수수료를 아낄 수 있지만, 그만큼 임대인이 실제 소유자인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기 전에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고, 계약 상대방의 이름과 등기부상 소유자 이름이 일치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기본적인 확인 절차다.
소유자가 아닌 사람이 계약을 진행한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대리인이라면 소유자로부터 적법하게 권한을 위임받았는지 확인해야 하고, 단순히 “집주인에게 위임받았다”는 말만 믿기보다는 위임장과 인감증명서 등 관련 서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공공임대주택인지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계약하려는 주택의 등기 관계와 임대인의 권한을 살펴보면 개인 소유 주택인지 공공기관이 임대하는 주택인지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시세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조건이나 반대로 주변 임대료와 비교해 설명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한다면 계약을 서두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계약 당사자가 실제 권리자인지 확인하지 않은 채 보증금과 월세부터 지급하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돈을 돌려받는 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
LH 역시 매년 임차인의 실제 거주 여부 등을 확인하는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목적을 지키기 위해서는 입주자에 대한 관리뿐 아니라 불법 전대가 의심되는 경우 이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체계도 중요하다.

서울 금싸라기 부지 용산공원에 '공공임대주택' 공급하겠다는 정부
공공의 주거 자산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란은 최근 서울 용산공원에서도 뜨거워지고 있다. 정부가 서울 도심의 핵심 입지인 용산공원 일부를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다. 정부는 용산공원 전체를 아파트로 개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일부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공원으로 남겨야 한다는 반론도 거세다.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아파트를 몇 채 짓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용산공원은 100년 넘게 일본군과 미군이 사용했던 부지를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에서 조성이 추진돼 왔고, 공원 조성이라는 장기적인 사회적 합의가 존재한다. 반대 측에서는 한번 주택 건설을 허용하면 이후 다른 부지까지 개발 대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와 용산구도 용산공원 주택 공급 방안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반대로 찬성 측에서는 이미 녹지 기능을 잃은 장교 숙소나 군인 아파트, 옛 방위사업청 부지 등까지 모두 공원으로 묶어두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논리를 편다. 청년층이 감당하기 어려운 서울의 주거비를 고려하면 도심의 공공부지를 활용해 직주근접형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실제 사업이 추진되려면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 현행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은 공원 조성을 기본 방향으로 삼고 있어 주택 건설을 위해서는 법률 개정 등 제도적 절차가 필요하다. 여기에 반환 미군기지의 환경 정화 문제와 토지 활용 방식, 서울시·용산구·지역 주민과의 협의까지 맞물려 있어 단순히 정부가 공급 계획을 발표한다고 곧바로 주택이 들어설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일부 보도에서는 실제 착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