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디자인 아니었어?” 플라스틱 의자에 구멍 있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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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쳐진 의자가 떨어지지 않는 이유, 그 작은 구멍의 비밀
행사장이나 야외 공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의자에는 좌판 한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디자인처럼 보이지만 이 구멍은 의자를 겹쳐 쌓고 다시 분리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튜브 채널 ‘1분만’은 플라스틱 의자 좌판에 뚫린 구멍의 용도를 소개했다. 엉덩이에 바람이 통하도록 만든 통풍구가 아니라 여러 개의 의자를 겹쳐 보관할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구조라는 설명이다.
여러 개 겹쳐 쌓으면 의자 사이에 공기 갇힌다
플라스틱 의자는 행사장처럼 많은 좌석이 필요한 장소에서 대량으로 사용된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공간을 적게 차지하도록 여러 개를 차곡차곡 겹쳐 쌓아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의자를 서로 빈틈없이 겹쳤을 때 생긴다. 의자 사이에 공기가 갇히면서 위아래 의자가 강하게 달라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붙은 의자는 사람이 힘을 줘 당겨도 쉽게 분리되지 않을 수 있다.

좌판에 구멍이 있으면 상황이 달라진다. 의자를 겹치거나 떼어낼 때 공기가 구멍을 통해 이동할 수 있어 의자 사이가 지나치게 밀착되는 것을 막아준다. 여러 개를 겹쳐 보관한 뒤 다시 하나씩 꺼내 사용할 때 한층 쉽게 분리할 수 있는 이유다.
특히 한꺼번에 많은 의자를 설치하고 철거해야 하는 행사장에서는 의자를 빠르게 겹쳐 보관하고 다시 꺼낼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좌판에 난 작은 구멍이 의자를 반복해서 쌓고 분리하는 과정에서 기능을 발휘한다.
손잡이처럼 사용할 수 있는 구멍
좌판의 구멍은 의자를 옮길 때도 활용된다. 손가락을 구멍에 넣어 잡을 수 있어 의자를 들어 올리거나 이동시키기 편하다.
플라스틱 의자는 여러 개를 겹친 상태로 이동시키거나 한 개씩 빠르게 옮겨야 하는 일이 잦다. 좌판이 평평하게 막혀 있는 것과 달리 구멍이 있으면 손가락을 걸 수 있는 지점이 생긴다.
즉 구멍은 의자 사이의 공기가 드나드는 통로인 동시에 의자를 들 때 손을 걸 수 있는 공간으로도 쓰인다.
야외에서는 빗물 빠지는 배수구 역할까지

플라스틱 의자가 야외에 놓였을 때는 또 다른 기능이 나타난다. 비가 내리면 좌판 위에 물이 고일 수 있는데 가운데 구멍이 있으면 빗물이 아래로 빠져나간다.
구멍이 없는 좌판은 오목한 부분에 물이 그대로 남을 수 있지만, 구멍이 뚫린 의자는 물이 빠져나갈 통로가 생긴다. 야외에서 비를 맞은 뒤 좌판에 물이 계속 고여 있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
결국 플라스틱 의자 좌판의 구멍은 단순히 바람을 통하게 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여러 의자를 겹쳤을 때 공기가 갇혀 서로 달라붙는 현상을 줄이고, 의자를 손으로 들어 옮기기 쉽게 하며 야외에서는 빗물을 배출하는 역할까지 한다.
포개진 플라스틱 의자, 왜 잡아당겨도 안 떨어질까?
플라스틱 의자끼리 단단히 붙는 현상은 두 의자가 좁은 틈을 두고 밀착될 때 생기는 압력 차와 마찰로 설명할 수 있다. 의자를 포개면 위쪽 의자가 아래쪽 의자 안으로 깊이 들어가면서 두 좌판 사이의 공기가 밖으로 밀려난다. 이 상태에서 맞닿은 부분이 공기의 출입을 충분히 막으면 의자 사이 공간은 외부와 바로 통하지 않게 된다.
붙은 의자를 위로 잡아당기면 두 의자 사이 공간의 부피가 커진다. 그런데 바깥 공기가 그 틈으로 곧바로 들어가지 못하면 내부 압력은 외부 대기압보다 낮아진다. 이때 압력이 더 높은 바깥 공기가 의자를 서로 맞붙는 방향으로 누르기 때문에 분리하려면 그만큼 더 큰 힘이 필요하다. 흔히 ‘진공처럼 붙었다’고 표현하지만 완전한 진공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공기가 빠져나가거나 들어오는 속도가 제한되면서 일시적인 압력 차가 만들어지는 현상에 가깝다.
원리는 흡착판이 매끈한 표면에 달라붙는 현상과 비슷하다. 흡착판 안쪽의 압력이 바깥보다 낮아지면 외부의 대기압이 흡착판을 표면 쪽으로 누른다. 포개진 의자에서도 밀폐에 가까운 틈 안의 압력이 낮아지면 외부 공기의 압력이 두 의자의 분리를 방해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안쪽에서 무언가가 의자를 잡아당기는 것이 아니라 바깥쪽의 더 높은 공기압이 누르는 것이다.
여기에 마찰도 더해진다. 의자가 깊게 포개질수록 서로 닿는 부분이 생기고 두 플라스틱 표면이 강하게 맞닿으면 움직임을 방해하는 마찰력이 작용한다. 압력 차로 두 의자가 더 세게 눌리면 접촉면의 마찰도 분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얇아 보이는 플라스틱 의자, 어떻게 사람 체중을 버틸까

플라스틱 의자는 겉으로 보면 좌판과 다리가 얇아 보여 쉽게 휘거나 부러질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제품은 사람이 앉았을 때 생기는 힘을 여러 부분으로 나눠 받도록 만들어진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의자의 전체적인 모양이다. 사람이 좌판에 앉으면 체중은 좌판 한가운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좌판 전체와 좌판 아래쪽, 다리로 힘이 퍼지면서 의자 전체가 함께 무게를 받는다. 특정 한 부분에 힘이 집중되지 않도록 만든 구조가 체중을 버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의자 밑면을 보면 매끈한 판이 아니라 여러 줄의 돌출된 선이나 격자 모양을 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구조는 얇은 플라스틱 판이 쉽게 휘는 것을 줄이고 형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같은 양의 플라스틱을 사용하더라도 평평한 판으로 만드는 것보다 필요한 부분에 굴곡이나 보강 구조를 넣으면 힘을 더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다.
좌판과 다리가 만나는 부분도 단순하게 이어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연결 부위를 넓게 만들거나 곡선 형태로 이어 힘이 한곳에 몰리지 않도록 한다. 사람이 앉을 때 생기는 힘이 좌판에서 다리로 자연스럽게 전달되도록 만든 것이다.
플라스틱 자체의 성질도 영향을 준다. 의자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어느 정도 휘어졌다가 원래 형태로 돌아올 수 있어 앉는 순간 생기는 힘을 받아낸다. 완전히 단단하기만 한 재료와 달리 약간의 변형을 허용하면서 충격과 하중을 분산한다.
다만 모든 플라스틱 의자가 같은 무게를 견디는 것은 아니다. 제품의 크기와 두께, 재료, 다리 형태, 보강 구조에 따라 버틸 수 있는 하중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