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안규백 “북한 핵무기 80∼120개로 봐…정확한 수치 언급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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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다른 한국의 북한 핵무기 평가, 80~120개의 근거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정부가 자체 추정하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80개에서 120개 사이"라고 공개했다. 국방부 장관이 국회에서 이 같은 구체적 수치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다만 안 장관은 북한을 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는 정부의 기존 입장은 그대로 유지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뉴스1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뉴스1

트럼프 "57개" 발언에 국방위서 곧바로 질문 나와

안 장관은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추정치를 밝혔다. 발단은 하루 전인 19일(현지시간) 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고 "그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연내 김 위원장과 만날 뜻도 내비쳤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구체적 숫자로 특정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 의원은 이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며 안 장관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57개가 있다고 했는데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안 장관은 "숫자가 좀 상이한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숫자와 정부의 자체 평가가 다르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성 의원이 "장관은 몇 개 정도로 자체 평가하느냐"고 거듭 캐묻자 안 장관은 "보통 80개에서 120개로 보는데 정확한 수치는 제한적"이라고 답했다.

SIPRI 추산치보다도 두 배 가까이 높아

이번에 안 장관이 밝힌 80∼120개라는 수치는 기존에 알려진 추정치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7개는 물론이고,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 6월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추산한 약 60개보다도 두 배 가까이 많은 규모다. SIPRI는 매년 전 세계 핵보유국의 핵탄두 규모를 추정해 발표하는 대표적인 국제 연구기관으로, 그동안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50∼60개 안팎으로 추산해왔다. 이번 안 장관의 발언으로 한국 정부의 자체 평가치가 국제기관이나 미국 대통령의 언급보다 상당히 높다는 사실이 국회 답변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 외국문출판사 화보-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 외국문출판사 화보-뉴스1

"인정 아니다"…비핵화 정책 유지 재확인

성 의원은 미국 대통령이 구체적 숫자를 언급한 것 자체가 사실상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한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안 장관은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이 핵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이미 평가한 것 아니냐"는 재차 질문에도 안 장관은 명확한 답을 피하며 "인정보다는 우리가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전략적 자세로 봐 달라"고 답했다.

안 장관은 정부의 비핵화 정책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못 박았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서는 "화전양면 전술을 구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화전양면 전술이란 대화와 무력시위를 동시에 구사하며 상대를 압박하는 전략을 뜻한다.

자체 핵무장 가능성엔 "개발할 수 없다" 못박아

성 의원은 이어 "북한은 핵을 갖고 있는데 우리는 비핵화 정책을 고수하면 균형이 안 맞는다"고 지적하며 한국의 자체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안 장관은 이에 대해서도 "우리는 핵을 개발할 수 없다"고 명확하게 답했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규정한 한미 원자력협정과 한국이 가입한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아래에서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안 장관은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말하며 "미국의 확장억제, 즉 핵우산 제공을 확실히 받는 정책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동맹국에 대한 핵 공격 시 자국이 공격받은 것과 동일하게 간주해 핵전력을 포함한 군사력으로 대응한다는 개념으로, 한국 정부는 그동안 자체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배치 대신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를 통해 대북 억지력을 확보하는 방향을 유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