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만원 중국차 샀는데... 수리비가 10억짜리 람보르기니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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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박았는데 수리비 1100만원?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살짝 부딪힌 접촉 사고 한 건에 수리비가 1093만원 나왔다. 4490만원짜리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산 지 얼마 되지 않은 차주가 받아 든 청구서다. 차 값의 4분의 1가량이 수리비로 빠져나간 셈이다.

BYD 씨라이언 7 / BYD 홈페이지
BYD 씨라이언 7 / BYD 홈페이지

가성비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은 중국 전기차의 수리비 실태를 자동차 전문 유튜버 한승훈씨가 운영하는 채널 우파TV가 영상으로 다뤘다.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 올라온 BYD(비야디) 차량 사고 견적서를 부품비와 공임(작업비)으로 나눠 분석한 내용이다. 한씨는 ‘살짝 박았는데 수리비 1100만원? 중국전기차 가성비라더니... 충격적인 현실’이란 제목의 19일 영상에서 "차 가격이 싸다고 무조건 유지비까지 싼 것은 아니다"라며 "부품 가격 자체는 국산차와 큰 차이가 없지만 공임이 과도하게 책정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먼저 소개된 사례는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이다. 운전석 뒤쪽 문과 펜더가 긁힌 사고에서 총 수리비는 368만9620원이 나왔다. 부품비는 69만1700원이지만 공임이 266만2500원으로 부품비의 3배를 넘겼다. 항목별로는 운전석 뒷문 교환 공임이 114만7500원, 뒷펜더 판금·도장이 66만7500원, 리어 범퍼 보수도장이 84만7500원이었다. 돌핀 기본형 가격이 2450만원이다. 차량 값의 15%가량이 수리비로 청구됐다.

한씨는 특히 공임에 매겨진 작업시간을 문제 삼았다. 뒷문 교환 공임에 책정된 시간이 15시간을 넘긴 것을 두고 "배선과 부품을 모두 옮기는 시간을 고려하더라도 문 하나 교환에 15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그는 몇 장의 사진과 견적서만으로 과다 청구라고 단정하기는 조심스럽다는 전제도 함께 달았다.

후방 추돌로 범퍼 일대가 손상된 또 다른 돌핀 사례에서는 부품비 172만원, 공임 214만원 등 총 425만6000원이 청구됐다. 영상에 따르면 중형 SUV 씨라이언 7의 앞부분이 손상된 사고에선 후드 교환 부품비 268만원, 공임 195만원을 더해 510만원이 나오기도 했다.

수리비가 가장 크게 불어난 것은 씨라이언 7의 후진 사고였다. 경사로에서 후진하다 트렁크와 뒷범퍼가 손상된 사고에서 부품비 476만원, 공임 517만9900원 등 총 1093만원이 청구됐다. 씨라이언 7 기본형 가격은 4490만원이다. 수리비가 차 값의 약 24%에 이른다. 한씨는 "센터는 원칙대로 판금 대신 교환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교환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면서도 "저속으로 부딪힌 주차 사고에 1000만원이 넘는 수리비가 나오는 구조가 문제"라고 했다. 그는 “람보르기니도 이 정도 박으면 1000만원가량의 수리비가 나온다”라면서 “람보르기는 10억짜리니까 납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BYD 돌핀 / BYD 홈페이지
BYD 돌핀 / BYD 홈페이지

한씨는 현대자동차와 비교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현대차는 홈페이지에 주요 정비 작업별 표준 작업시간을 공개하는 까닭에 소비자가 예상 공임을 가늠할 수 있다. 그는 싼타페를 기준으로 테일게이트 교환·도장이 3시간 안팎, 리어 범퍼 도장이 1.8시간 수준이라고 했다. 범퍼·펜더 도장 한 판에 국산차는 통상 40만~50만원, 사설 정비소는 30만원 안팎으로 계산되는데, BYD 견적서의 공임은 이를 크게 웃돈다는 것이다.

높은 수리비의 배경으로는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서비스망과 부품 수급 구조가 지목된다. 전국에 블루핸즈 등 정비망이 촘촘히 깔린 현대차와 달리 BYD는 국내 공식 센터가 20곳 안팎에 불과하고 부품도 대부분 본사에서 들여와야 해 사설 정비소에서 손대기 어렵다. 결국 사고 차량 상당수가 공식 센터로 몰리면서 비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수리비 부담은 보험료로도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BYD 차량의 보험료가 국산 전기차보다 20~30%가량 비싸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한씨는 씨라이언 7의 연간 보험료를 180만원 안팎으로 추정하며, 손상된 배터리를 통째로 교체해야 하는 전기차 특성과 높은 수리비가 반영된 결과라고 봤다. 그는 "테슬라도 같은 이유로 보험료가 비싸다"며 출시 1년을 넘기면 BYD 차량의 보험료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제도적 사각지대도 있다. 정부는 지난달 1일 전기차 화재 안심보험을 도입했다. 주차·충전 중 화재로 제3자가 대물 피해를 입으면 원인 규명 전이라도 사고당 최대 150억원, 연간 최대 450억원까지 보상하는 제도다. 차주가 별도로 가입하거나 보험료를 낼 필요는 없다. 하지만 BYD는 정부의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평가에서 탈락하면서 구매 보조금과 함께 이 화재 안심보험 대상에서도 빠졌다. 승용 부문 수행자로는 현대차, 기아,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테슬라코리아, BMW코리아, 폭스바겐그룹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볼보자동차코리아, 폴스타오토모티브코리아 등 10개사가 선정됐다.

BYD코리아는 보조금 중단에 대응해 국고보조금과 같은 금액을 자체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돌핀 109만원, 아토3 126만원, 씨라이언 7 152만원, 씰은 후륜구동 169만원 등이다. 다만 이는 차량 가격 할인일 뿐 화재 안심보험 같은 소비자 보호 제도와는 별개여서 관련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씨는 "사지 말라는 게 아니라 이런 상황을 알고 사자는 것"이라며 신차 가격뿐 아니라 수리비와 유지비, 중고차 감가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BYD코리아는 지난해 1월 승용차 시장에 진출한 뒤 돌핀, 아토3, 씰, 씨라이언 7을 앞세워 판매를 빠르게 늘려왔다.

'우파TV'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