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비트코인 50% 급락에도 “포지셔닝 교정일 뿐”이라며 투자 논리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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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10월 고점 대비 반토막 났지만 블랙록은 “투자 논리 불변” 진단
레버리지 청산·자금이동일 뿐...온체인엔 저점 매집 신호도 포착돼

블랙록, 비트코인 50% 급락에도 “포지셔닝 교정일 뿐”이라며 투자 논리 유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블랙록, 비트코인 50% 급락에도 “포지셔닝 교정일 뿐”이라며 투자 논리 유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비트코인이 지난해 10월 기록한 고점 대비 반토막 났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2만6200달러까지 올랐다가 이후 6만달러 밑으로 떨어져 사이클 저점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은 이런 급락에도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적 시각을 거의 바꾸지 않았다. 블랙록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하락을 “투자 논리의 변화가 아닌 포지셔닝 교정”으로 규정했다. 과도한 레버리지가 쌓인 시장에서 연쇄 청산이 벌어졌을 뿐, 비트코인을 보유해야 하는 근본적 이유는 바뀌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12만6000달러서 6만달러 밑으로, 무기한선물 레버리지가 부른 반토막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12만6000달러대(코인텔레그래프 기준 12만6200달러, 비트코인매거진 기준 12만6080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블랙록에 따르면 이 무렵 크립토 선물 미결제약정(오픈 인터레스트)은 900억달러(약 127조원, 1달러 1,412원 기준)를 넘어섰고, 이 중 약 80%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밖에서 거래되는 무기한선물(퍼페추얼 퓨처스)에서 나왔다.

블랙록은 보고서에서 “우리는 10월 고점 대비 비트코인의 약 50% 하락을 투자 논리의 변화가 아니라 포지셔닝 교정으로 본다. 무기한선물이 만든 과도한 레버리지 시장에서 연쇄 청산이 일어났고, 상장지수상품(ETP) 유출 둔화세와 디지털자산 트레저리 기업 수요 약화가 겹쳤다”고 밝혔다. 중국 관세 관련 헤드라인이 매크로 리스크오프 촉매로 작용해 귀금속과 크립토 시장 전반에서 대규모 디레버리징을 촉발했고, 그 결과 이어진 청산 물량이 가격을 끌어내려 2026년 6월 무렵 비트코인은 6만달러 아래에서 사이클 저점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장기 보유자들이 심리적 저항선인 10만달러 부근에서 물량을 조정했고, 기업형 디지털자산 트레저리의 매수 수요도 동시에 약해졌다는 점이 하락을 부추긴 요인으로 지목됐다.

ETF서 60억달러 들어왔다가 50억달러 넘게 빠져나가…자금은 AI펀드로 / AI 생성 이미지
ETF서 60억달러 들어왔다가 50억달러 넘게 빠져나가…자금은 AI펀드로 / AI 생성 이미지

ETF서 60억달러 들어왔다가 50억달러 넘게 빠져나가…자금은 AI펀드로

현물 비트코인 ETP는 출시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누적 600억달러(약 84조7,000억원, 1달러 1,412원 기준)에 이르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그런데 이후 분위기가 냉각되면서 순유출 규모가 50억달러(약 7조600억원)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인공지능(AI) 테마 펀드로는 460억달러(약 64조9,000억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도 8월14일까지(현지시각) 한 주간 7,89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고, 전체 비트코인 ETF 상품군의 유출액은 2억6,720만달러에 달했다.

블랙록은 이런 자금 이동을 두고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완전히 저버렸다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장 테마가 바뀔 때 돈이 빠르게 옮겨 다니는 건 흔한 현상이며, 지금 AI로 몰린 자금도 언제든 다시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블랙록이 그래도 비중을 유지하는 이유

블랙록의 장기 투자 논리는 단기 시세와는 별개의 구조적 근거에 기반한다.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고정돼 있어 어떤 중앙은행도 임의로 늘릴 수 없고, 규제된 ETP를 통해 기관 투자자의 접근성도 넓어졌다. 블랙록 디지털자산부문 글로벌 총괄인 로버트 미치닉(Robert Mitchnick)은 보고서에서 “미국과 세계 각국의 정부 부채와 재정적자 확대세가 둔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확실한 재정 정상화 경로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재정 흐름은 중앙은행의 재량 밖에서 공급이 제한된 자산의 전략적 가치를 강화한다. 금은 지질학이, 비트코인은 수학과 코드가 그 공급을 통제한다”고 덧붙였다.

블랙록은 “비트코인의 핵심 투자 논리는 성장하는 글로벌 통화 대안이자 고유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자산이라는 점에서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갱신한 10년치 포트폴리오 분석에서는 전통적인 주식·채권 60대40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1~2%만 담아도 위험조정수익률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다만 이 결과는 분석 기간과 가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변동성 측면에서도 블랙록은 “비트코인은 여전히 본질적으로 변동성이 크지만, 파생상품 시장 성장과 ETP 확산으로 시장 구조가 성숙하면서 최근 10년간 변동성은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12개월 실현변동성은 비트코인이 40%로 금(26%)과 S&P500(12%)보다 여전히 높다. 비트코인과 S&P500의 6개월 이동 상관관계(10년 평균)는 현재 0.18로 금의 0.06보다 높지만, 블랙록은 레버리지가 걸러진 만큼 이 상관도가 다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블랙록은 과거 코로나19 확산, 미국 대선, 지역은행 위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등 굵직한 이벤트 이후 비트코인이 60일 기준으로 S&P500과 금을 모두 웃도는 수익률을 낸 사례가 많았다고 짚었다. 2020년 대선 이후에는 60일 수익률이 최대 113%에 달했다. 올해 2월 미국-이란 갈등이 격화하고 7월 휴전이 끝난 국면에서도 비트코인은 주식과 금보다 나은 수익률을 냈다고 블랙록은 밝혔다. 다만 그레이스케일은 1분기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의 단기 움직임이 금보다는 성장주에 더 가깝다고 평가하며 금과의 낮은 상관성에 주목한 바 있어,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도 시각차가 존재한다.

온체인 지표는 저점 매집 신호를 가리킨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수요는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양(+)전환에 근접한 상태다. 과거 이런 전환이 나타난 뒤 60일 동안 비트코인은 중간값 기준 18.1% 올랐고, 상승 확률은 78%였다. 지금처럼 밸류에이션이 크게 눌린 상태에서는 이 확률이 87%까지 높아진다고 크립토퀀트는 설명했다.

글래스노드(Glassnode)도 비슷한 신호를 포착했다. 현재 시장 구도가 2022년 바닥을 포함한 과거 매집 국면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특히 6만달러 구간에서 확신을 가진 매수자들의 보유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짚었다. 다만 이런 온체인·과거 패턴 데이터가 비트코인이 이미 바닥을 찍었다는 확실한 증거는 아니라는 게 두 업체의 공통된 단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