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만평] 주방 쿠데타와 진상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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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의 헌법적 제청권 vs 대통령실과의 관행,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
사전 협의 없는 대법관 제청, 사법부 독립인가 월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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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이 신임 대법관 후보 2명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제청한 것을 계기로 대통령실·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에서 사법부 독립을 둘러싼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쟁점은 대법원장의 헌법상 제청권과 대통령실과의 사전 협의라는 기존 인사 관행 사이의 관계다.

제공 기사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장기간 공석이던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9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서면 제청했다. 두 사람은 각각 지난 1월과 이달 열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군에 포함돼 있었다. 대법원은 이흥구 대법관 후임 추천 과정에서도 후보군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대법원장이 최종 후보를 선정해 대통령에게 제청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혀왔다.

헌법 제104조는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한다. 법원조직법 역시 같은 구조를 두고 있다. 헌법과 법률에는 대법원장이 후보를 제청하기 전에 대통령과 합의하거나 직접 만나야 한다는 절차는 명시돼 있지 않다. 따라서 서면 제청 자체를 법률 위반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역대 정부에서는 대법관 인선을 두고 대통령실과 대법원장이 물밑 협의를 거쳐 최종 후보를 정하는 관행이 이어져 왔다. 실제 노 전 대법관 후임 인선도 지난 1월 후보 4명이 추천됐지만 대통령실과 사법부의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수개월 동안 공석이 지속됐다. 법조계에서는 이흥구 대법관 후임까지 포함해 두 자리를 한꺼번에 제청하는 방안이 갈등 해소책으로 거론돼 왔다.

민주당 일각은 사전 조율 없이 제청이 이뤄졌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조 대법원장을 비판하고 있다. 김민석 대표는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도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제청 지연을 이유로 조 대법원장 탄핵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반면 청와대는 지난 6일 조 대법원장 탄핵에 공감한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후임 대법관 제청을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번 제청이 헌법이 보장한 대법원장의 권한 행사라며 ‘대통령 패싱’이라는 비판 자체가 사법부 독립을 압박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결국 이번 갈등은 후보자의 적격성 문제를 넘어 대법관 인선에서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역할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라는 제도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 법에 규정되지 않은 정치적 관행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제청권 행사를 문제 삼는 것과, 관행을 완전히 무시해 헌법기관 간 갈등을 키우는 것 모두 신중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