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세' 평균, 결국 미쳐버렸다...웬만한 직장인 월급 '절반' 수준

작성일

전세·월세 동반 상승, 세입자 주거비 부담 심화

서울 아파트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평균 월세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60만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만 상승률이 5%를 넘긴 가운데 전세가격까지 함께 오르면서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19일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62만원으로 집계됐다. 6월 평균 월세가격이 159만20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한 달 사이 2만8000원, 상승률로는 1.7% 오른 것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 160만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40만원대였던 평균 월세가 1년여 만에 160만원대로 올라선 셈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140만원에서 160만원까지, 빠르게 높아진 월세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지난해 4월 140만원을 넘어섰다. 이후 올해 1월에는 150만원을 돌파했고, 다시 6개월 만에 160만원 선까지 올라섰다.

월세가격이 한 단계씩 높아지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14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올라가는 데는 약 9개월이 걸렸지만, 150만원에서 160만원까지는 불과 6개월이 걸렸다.

최근 상승폭도 눈에 띈다.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은 지난 6월 한 달 동안 1.15% 상승한 데 이어 7월에는 1.22% 올랐다. 두 달 연속 월간 상승률이 1%를 넘어선 것이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상승률은 5.73%로 6%에 육박했다. 단순히 한두 달 사이 월세가 오른 것이 아니라 올해 들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월세가격이 상승하면 세입자가 매달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주거비가 늘어난다. 평균 월세 162만원을 단순히 1년으로 환산하면 연간 임대료만 1944만원에 달한다. 물론 이는 서울 전체 아파트의 평균값이기 때문에 개별 아파트의 실제 월세와는 차이가 있으며, 보증금과 관리비 등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서울의 모든 아파트가 월세 162만원이라는 의미도 아니다. 지역과 면적, 준공연도, 역세권 여부, 보증금 규모 등에 따라 월세는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평균값은 서울 아파트 임대료 수준의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지표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전세도 오르고 월세도 오른다

이번 월세 상승에서 주목할 부분은 전세가격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6.34%에 이른다. 전세가격이 오르는 동시에 월세가격도 상승하면서 세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임대차 상품 전반의 가격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전세는 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맡기고 계약기간 동안 거주하는 방식이고, 월세는 보증금과 함께 매달 일정한 임대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전세가격이 오르면 전세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한 자금 부담이 커지고, 월세가 오르면 매달 빠져나가는 현금 지출이 늘어난다.

최근에는 전세에서 월세로 이동하는 임대차 계약도 늘어나면서 월세 시장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지난 6월 55.2%를 기록했다. 월별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7월은 신고기한이 남아 있어 최종 수치는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까지 집계된 월세 비중도 49.6%에 달한다.

월세 비중이 55.2%라는 것은 해당 기간 신고된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가운데 월세가 포함된 계약의 비중이 그만큼 높았다는 뜻이다. 전세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며, 보증부월세 등 월세 형태의 계약까지 포함한 시장의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임대차 시장 수요 압박도 커져

전세와 월세 가격이 함께 오르는 배경에는 임대차 시장에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 가운데 하나가 전월세 수급지수다. 전월세 수급지수는 임대차 시장에서 세입자 수요와 임대 매물의 상대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지수가 높아질수록 임차하려는 수요에 비해 임대 물건이 부족한 상황으로 해석한다.

서울 아파트 월세 수급지수는 6월 119.6에서 7월 120.7로 상승했다. 전세 수급지수 역시 같은 기간 126.2에서 127.5로 높아졌다.

과거와 비교하면 현재 시장의 수급 압박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전세 수급지수의 역대 최고치는 임대차 시장 불안이 크게 나타났던 2020년 12월의 133.5였으며, 당시 월세 수급지수도 125.5까지 올라갔다.

현재 월세 수급지수는 당시 최고치에는 미치지 않지만, 120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전세 역시 127.5를 기록하면서 높은 수준의 임대차 수요 압박이 나타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왜 전세 매물이 줄면 월세가 오를까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현상은 월세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전세로 거주하려던 세입자가 원하는 물건을 찾지 못하면 보증부월세나 월세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월세 수요가 늘어나면 월세 물건이 충분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임대료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집주인 입장에서도 전세와 월세 가운데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는 금리와 세금, 보증금 운용수익, 시장 전망 등을 종합해 결정하게 된다.

전세보증금을 받아 금융상품 등에 운용하거나 다른 자산에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달라지면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금리와 주택 관련 세제 변화는 임대인의 보유 비용과 현금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다만 ‘전세 매물이 줄어든 것이 전적으로 특정 정책 하나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서울 주택시장의 공급량, 신규 입주 물량, 금리, 매매가격, 전세 수요, 임대인의 자금 사정 등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월세 시대, 세입자 부담은 어떻게 달라질까

월세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은 주거비를 바라보는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전세는 계약기간 동안 목돈인 보증금이 묶이는 대신 매달 지급하는 임대료가 없거나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월세는 전세보다 필요한 보증금이 적을 수 있지만 매달 고정적인 임대료를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월세가격이 상승하면 소득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수 있다. 월급이나 기타 소득이 같은 상태에서 월세만 오르면 식비와 교통비, 교육비, 통신비 등 다른 생활비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처럼 주택가격과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에서는 월세 상승이 청년층과 사회초년생, 무주택 가구의 주거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보증금이 있는 월세 계약이라면 월세만 비교해서도 안 된다. 같은 100만원의 월세라도 보증금이 1000만원인 집과 1억원인 집은 실제 자금 부담이 다르다. 보증금을 추가로 내고 월세를 낮추는 ‘보증부월세’ 계약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임대차 계약을 비교할 때는 보증금과 월세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다만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의 향후 상승세가 계속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임대차 시장은 매매시장과 금리, 입주 물량, 정책 변화 등에 따라 움직인다. 서울에 신규 아파트 입주가 늘어나 임대 물건이 증가하거나 전세 공급이 회복되면 월세 상승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전세 물건 부족이 지속되고 월세 수요가 계속 증가한다면 월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

현재 확인되는 것은 서울 아파트 월세가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7월 평균 월세는 162만원으로 처음 160만원을 넘어섰고, 올해 누적 상승률은 5.73%를 기록했다. 전세가격 역시 올해 들어 6.34% 올랐으며, 월세 비중은 6월 55.2%까지 높아졌다.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와 월세 가운데 어느 한쪽만 강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두 시장 모두 가격과 수급 측면에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현재 통계에서 확인된다. 향후 주택 공급과 임대차 물량이 얼마나 늘어날지, 정책 변화가 임대인의 매물 출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월세가격의 향방을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