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식 동강학원·해인학원 이사장 마지막 길…700여 명 애도
작성일
동신대 성장 이끈 ‘어머니 리더십’…교육·나눔·지역사회 발전에 남긴 발자취 기려

고인의 마지막 길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학교법인 관계자와 교직원, 학생, 지역사회 인사 등 700여 명이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대학 발전과 후학 양성에 힘쓰고 지역사회 나눔과 문화 확산에도 앞장섰던 고인의 삶을 되새기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김 이사장의 영결식은 18일 오전 동신대학교 동강홀에서 열렸다. 행사는 묵념을 시작으로 전진 동신대학교 교학부총장의 고인 약력 소개, 영결사와 추도사, 조사, 추모영상 상영, 유족 인사, 헌화 등의 순으로 엄숙하게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학생과 교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을 가족처럼 보듬었던 고인의 따뜻한 리더십과 대학의 미래를 위해 때로는 단호한 결정을 내렸던 교육자로서의 면모를 떠올리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 700여 명 참석…“교육계 큰 별이자 참된 어른”
이병훈 장례위원장(전 국회의원)은 영결사를 통해 김필식 이사장을 “한없이 다정하면서도 대단한 열정과 강인함을 지닌 분”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고인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교와 구성원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놓지 않았으며, 동신대학교를 비롯한 산하 학교들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오늘날 동신대학교와 동신중·고, 동신여중·여고의 눈부신 성장은 고인의 다정한 성품과 강인한 의지, 세심한 손길이 정성스럽게 만들어낸 결과”라며 고인의 교육적 업적을 기렸다.
이어 산하 학교들이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고인이 생전에 남겼던 “여러분과 함께여서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 위원장은 “저희도 이사장님과 함께여서 행복했습니다.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고인을 추모했다.
박성수 해인학원 이사도 추도사를 통해 고인의 리더십을 ‘어머니 리더십’으로 표현했다.
박 이사는 “교수와 직원,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넓은 품으로 안으면서도 대학의 미래를 위해서는 단단한 결단을 마다하지 않으셨다”며 고인의 따뜻함과 추진력을 함께 평가했다.
이어 “이사장님은 떠나시지만 이사장님의 삶은 떠나지 않는다”며 “인간을 귀하게 여기는 자세와 배움을 통해 세상을 밝히려는 신념, 받은 사랑을 더 큰 사랑으로 되돌려 주는 삶의 태도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 학생 이름까지 기억한 ‘어머니 총장’
김 이사장을 기억하는 동신대학교 구성원들에게 고인은 권위적인 교육자가 아닌 학생들과 직접 소통하며 함께 성장한 스승으로 남아 있다.
교원 대표로 조사에 나선 최진아 보건복지대학장은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며 진정한 스승의 모습을 몸소 보여주셨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고인이 생전에 남긴 “학생들을 잘 가르쳐 달라”는 당부를 오래도록 기억하겠다며, 따뜻한 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 고인이 사랑했던 동신대학교를 더욱 빛나는 배움의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총장 재임 기간 8년 동안 비서실장으로 고인을 가까이에서 보필했던 김창균 동신대 입학지원팀장은 고인의 세심한 기억력과 학생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소개했다.
김 팀장은 고인이 함께 독서클럽 활동을 했던 학생들의 이름과 프로필, 이전에 나눴던 대화 내용까지 기억하며 학생들을 세심하게 챙겼다고 전했다.
이어 “오랜 시간 곁에서 모실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고인이 보여준 ‘대인춘풍 지기추상’의 자세와 가르침을 기억하고 대학과 학생들을 위해 맡은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학생 대표로 나선 전치윤 전 총학생회장의 추모사는 참석자들의 마음을 더욱 숙연하게 했다.
전 전 회장은 총장 재임 당시 학생들과 직접 독서클럽을 운영하고 감사캠페인을 펼치며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삶의 자세까지 가르쳐준 고인을 ‘우리의 큰 스승이자 이 시대의 참된 어른’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투병 중에도 제자의 생일을 기억해 직접 전화해주는 등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살폈던 일화를 전하며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도 이사장님의 제자가 되고 싶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 대학 경쟁력 높이고 지역사회 나눔에도 앞장
김필식 이사장의 삶은 동신대학교의 발전에만 머물지 않았다.
고인은 대학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교육기관의 역할을 강조하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2002년 학교법인 해인학원 이사장에 취임한 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8년간 동신대학교 총장을 맡았다.
총장 재임 기간 동신대학교는 ‘잘 가르치는 대학 ACE사업’을 비롯해 프라임사업, 지방대학특성화사업 등 주요 국책사업을 수행하며 대학의 교육 경쟁력을 높였다.
고인은 특히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국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인성교육을 필수교육으로 지정하고 독서캠페인과 감사캠페인을 대학 문화로 정착시키는 데 힘썼다.
바쁜 총장 일정에도 학생들과 직접 독서클럽을 운영하면서 책을 매개로 삶과 진로, 인간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학생들이 그를 ‘어머니 총장’이라고 부른 것도 이처럼 학생들의 일상에 가까이 다가가려 했던 고인의 교육철학과 무관하지 않다.
고인의 나눔과 봉사의 정신은 대학 밖에서도 이어졌다.
대한적십자사 최초의 여성 지사회장으로 활동하며 광주·전남지역의 기부문화 확산에 앞장섰고, 대통령 직속 지방이양추진위원회 위원과 광주시여성단체협의회장,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위원, 통일교육위원 광주협의회장 등을 맡아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도 참여했다.
◆ 10억8천여만 원 발전기금…끝까지 이어진 나눔
고인은 대학 발전을 위한 기부에도 남다른 뜻을 보였다.
2017년 동신대학교 개교 30주년을 앞두고 10억8천여만 원을 대학발전기금으로 기부하며 학교와 후학에 대한 애정을 실천했다.
은퇴 이후에도 저명 작가를 초청한 인문학 특강을 후원하는 등 독서와 문화, 나눔을 통한 지역사회 발전에 지속적으로 힘을 보탰다.
교육자로서의 삶 역시 오랜 시간 이어졌다.
광주여자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농가정학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1988년부터 2008년까지 동강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학을 양성했다.
이후 동신대학교 총장을 비롯해 동강학원과 해인학원의 주요 직책을 맡아 대학과 학교법인의 발전을 이끌었다.
2011년부터는 동신중·동신고·동신여중·동신여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동강학원 이사장을 맡았고, 해인학원 이사장으로서도 동신대학교의 발전을 뒷받침했다.
교육과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청조근정훈장과 국민훈장 동백장, 무등여성대상, 대한적십자사 광무장 금장, 대한민국을 빛낸 호남인상 등을 수상하며 공적을 인정받았다.
유족 대표로 나선 이형석 해인학원 상임이사는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상임이사는 “어머니 가시는 길에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보내주신 따뜻한 위로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를 회상하며 “참 지혜로우셨고 정이 많으셨으며 인생을 멋지게 즐기실 줄 아는 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가 남겨주신 지혜와 밝은 에너지를 기억하며 잘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며 고인의 삶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필식 이사장은 지난 14일 향년 83세로 별세했다.
영결식이 끝난 뒤 고인의 운구 행렬은 동신대학교 캠퍼스를 지나며 마지막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교직원과 학생, 지역사회 인사들은 고인이 오랜 시간 정성을 쏟았던 대학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교육을 통해 사람을 키우고, 대학을 통해 지역의 미래를 밝히며, 자신이 받은 사랑을 다시 사회에 돌려주려 했던 고인의 삶은 동신대학교와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전망이다.
고인의 장지는 담양군 고서면 고읍리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