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통 들고 싹쓸이”…한강공원서 외국인들이 무더기로 잡아간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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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의도 샛강서 외국인들의 대량 채집 민원 잇따라
서울시, 무단 곤충 채집 시 과태료 10만원 부과 가능 안내

한여름 밤, 서울 한강공원에서 매미 유충을 한꺼번에 잡아가는 모습이 반복되자 결국 서울시가 직접 제동을 걸었다.

한강에서 나들이 즐기는 시민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한강에서 나들이 즐기는 시민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서울시는 최근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일대에 매미 유충을 비롯한 곤충을 허가 없이 채집하지 말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설치했다. 지난해 이 일대에서 일부 외국인이 큰 통을 들고 매미 유충을 집단적·반복적으로 채집한다는 민원이 이어진 데 따른 조치다.

올해는 아직 같은 내용의 민원이 접수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비슷한 일이 여러 차례 발생한 만큼 여름철 대량 채집이 다시 반복될 가능성을 고려해 사전에 현수막을 설치하고 안내에 나섰다.

큰 통 들고 매미 유충 대량 채집…지난해 민원 잇따라

지난해 서울시 민원창구에는 샛강생태공원에서 큰 통을 들고 다니며 매미 유충을 한꺼번에 잡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단순히 몇 마리를 채집하는 수준을 넘어 같은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많은 양을 잡아간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샛강 일대에서는 일부 중국인들이 매미 유충을 집단적으로 채집한다는 민원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일은 부산의 한 생태공원에서도 벌어졌다. 일부 중국인이 매미 유충을 대량으로 채집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식용 목적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매미 유충이나 성충을 식재료로 이용하는 문화가 있다. 중국 산둥성과 허난성 등에서는 매미 유충을 ‘지랴오호우’라고 부르며 여름철 별미로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수요가 늘면서 식재료로 거래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뉴스1에 “지난해 이곳에서 매미 유충을 채취하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며 “올해는 아직 별다른 민원을 접수하지 않았지만 예방 차원에서 현수막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보호종 아니지만 한강공원서 잡으면 과태료 10만원

매미가 힘차게 울고 있다. / 뉴스1
매미가 힘차게 울고 있다. / 뉴스1

매미는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 야생생물처럼 법적으로 지정된 보호종은 아니다. 그렇다고 한강공원에서 마음대로 잡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을 포함한 한강공원 관리구역에는 ‘서울특별시 한강공원 보전 및 이용에 관한 기본조례’가 적용된다. 이곳에서 허가 없이 곤충이나 식물을 채집하면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특히 샛강생태공원은 여러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생물 관찰과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되는 만큼 특정 곤충을 한꺼번에 잡아가는 행위를 막을 필요가 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현장 순찰과 계도 활동도 강화할 방침이다. 무단 채집이 확인되면 우선 현장에서 채집 중단을 안내하고 필요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현수막에는 특정 국적을 따로 적지 않고 매미 유충 등 곤충의 무단 채집을 금지한다는 내용만 담았다.

일본에서도 매미 유충 ‘싹쓸이’ 논란

매미 한마리가 목청껏 소리를 내고 있다. / 뉴스1
매미 한마리가 목청껏 소리를 내고 있다. / 뉴스1

일본에서도 매미 유충 대량 채집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매체 프레지던트온라인은 지난해 도쿄 시내 여러 공원에서 중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해질 무렵부터 늦은 밤까지 매미 유충을 대량으로 포획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일부 사례에서는 수십~수백 마리씩 잡아가는 모습도 확인됐다. 가족 단위로 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이를 보고 경찰이나 공원 관리부서에 신고하는 일도 이어졌으며 현지에서는 식재료로 이용하기 위한 채집으로 보고 있다.

도쿄도와 각 지방자치단체 역시 공원 내 동식물을 함부로 채집하거나 외부로 가져가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단순한 개인 채집을 넘어 대량 포획이 반복될 경우 공원 생태계와 이용 질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서울시 역시 이번 현수막 설치를 시작으로 여름철 한강공원에서 벌어지는 무단 곤충 채집을 계속 관리할 계획이다. 보호종 여부와 별개로 한강공원에서 허가 없이 매미 유충 등을 대량으로 잡을 경우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땅속에서 자라 여름에 지상으로…매미의 한살이

매미가 우화하고 있다. 매미는 땅속에서 5~7년 동안 유충으로 보내다 천적이 없는 밤에 땅속에서 나와 풀이나 나무에 기어올라 등껍질을 벗고 성충이 되는 우화를 한다.  / 뉴스1
매미가 우화하고 있다. 매미는 땅속에서 5~7년 동안 유충으로 보내다 천적이 없는 밤에 땅속에서 나와 풀이나 나무에 기어올라 등껍질을 벗고 성충이 되는 우화를 한다. / 뉴스1

매미는 한여름 나무 위에서 크게 울어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생애 대부분은 땅속에서 보낸다. 암컷이 나뭇가지에 알을 낳으면 부화한 유충은 땅으로 떨어져 흙속으로 파고든다. 이후 나무뿌리에서 수액을 빨아먹으며 몸집을 키우고 여러 차례 탈피를 거쳐 성충이 될 준비를 한다.

충분히 성장한 유충은 기온과 땅속 환경이 맞는 시기에 지상으로 올라온다. 주로 나무줄기나 벽, 울타리 같은 곳을 타고 올라간 뒤 몸을 고정하고 마지막 허물을 벗는다. 여름철 나무에 붙어 있는 갈색 매미 허물은 바로 이 과정에서 남겨진 흔적이다.

허물을 벗은 직후 매미는 몸이 연하고 날개도 완전히 펴지지 않은 상태다. 시간이 지나면서 날개가 마르고 몸이 단단해지면 본격적으로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수컷 매미는 큰 소리를 내며 암컷을 부른다.

매미 소리는 배 부분에 있는 발음 기관을 빠르게 진동시키면서 만들어진다. 우리가 한여름 낮 시간대에 듣는 특유의 큰 울음소리는 짝을 찾기 위한 행동이다. 종에 따라 울음의 높낮이와 리듬, 활동 시간대도 달라 같은 장소에서도 여러 종류의 매미 소리가 섞여 들리기도 한다.

짝짓기를 마친 암컷은 다시 나뭇가지에 알을 낳는다. 알에서 깨어난 유충은 땅으로 떨어져 흙속으로 들어가고, 다시 긴 성장 과정을 시작한다. 이처럼 매미는 땅속 유충 생활과 짧은 지상 성충 생활을 반복하며 한살이를 이어간다.

지상으로 올라온 성충은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먹이를 먹고 짝짓기와 산란에 집중한다. 여름철 한꺼번에 많은 매미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이 시기가 번식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는 여름철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곤충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땅속에서 오랜 성장 과정을 거친 뒤 마지막 단계에서 지상으로 올라온다.

특히 샛강생태공원처럼 다양한 나무와 식물이 있는 공간은 매미 유충이 성장하고 성충이 활동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특정 시기에 유충을 한꺼번에 대량 채집할 경우 개체 수뿐 아니라 해당 공간의 생태 관찰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무분별한 채집을 막으려는 관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