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 폴리마켓 국내 접속 전면 차단…한국, 세계 30여개국 규제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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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폴리마켓 접속 차단 결정…불법 도박 규정에 30여개국째 제재 동참
방통심의위, 선거 배팅·경찰 수사까지 겹치며 국내 서비스 전면 막혀

한국 방송통신심의위원회(Korea Communications Standards Commission)가 8월 18일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의 국내 접속을 차단하도록 의결했다. 위원회는 폴리마켓이 형법 246조가 규정한 도박 방조 및 도박장 개설에 해당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체육진흥법상 유사 행위 규정에도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치로 한국은 폴리마켓 접속을 제한한 전 세계 30여개국 중 한 곳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폴리마켓은 이용자들이 선거·스포츠·경제지표·날씨 등 실제 사건의 결과를 두고 예/아니오 계약을 사고파는 플랫폼으로, 칼시(Kalshi)와 함께 대표적인 대형 예측시장으로 꼽힌다.
방통심의위가 지목한 “도박 구조”의 실체
위원회는 폴리마켓이 정치·경제·스포츠·날씨 등 다양한 주제에 걸린 지분(shares)을 이용자끼리 사고팔게 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운영사가 시장 개설과 거래 규칙을 관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가상자산 입출금과 정산 시스템을 직접 제공하고 거래 수수료까지 받는다는 점도 문제로 삼았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winner-takes-all) 구조는 이용자가 통제할 수 없는 사건 결과에 따라 극단적인 이익이나 손실을 낳는데, 이런 특성이 사행성 도박 행위를 부추긴다는 게 위원회의 결론이다.
특히 이번 심의에서는 한국과 직접 연결된 시장도 근거로 제시됐다. 위원회는 8월 서울 강수량을 놓고 걸린 계약을 사례로 들며, 폴리마켓이 여전히 국내 이용자와 관련된 시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증거로 봤다.

폴리마켓의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폴리마켓은 심의 과정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이미 없앴고 원화 결제도 지원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용자 자금을 직접 관리하는 대신 비수탁형(non-custodial) P2P 거래와 스마트컨트랙트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신들이 직접 내기를 조직하는 주체가 아니라는 논리도 폈다. 스포츠진흥 베팅권을 발행하지 않는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위원회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어 서비스 부재나 분산 기술, 거래 인터페이스와 주문서(order book) 같은 중앙화된 요소의 존재 여부는 국내법 적용을 피할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국내 이용자가 가상자산으로 여전히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만큼, 실질적으로 불법 도박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게 위원회의 판단이다.
선거 배팅에 경찰 수사까지 겹쳤다
이번 결정은 하루 만에 나온 게 아니다. 위원회는 지난 5월 폴리마켓에 대한 정식 심의를 개시했고, 7월 6일 심리 절차가 시작됐다. 폴리마켓 측에 소명 기회를 준 뒤 8월 18일 소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접속 차단을 의결했다. 위원회는 결정에 앞서 경찰청,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의 의견도 구했고, 이들 기관은 폴리마켓의 운영 구조가 도박 및 도박장 개설 관련 규정에 해당할 수 있다고 답했다.
같은 시기 경찰 수사도 진행됐다. 강원경찰청은 6월 지방선거와 연계된 베팅에 참여한 폴리마켓 이용자를 겨냥해 수사를 시작했는데, 수사 착수 시점은 보도에 따라 5월 말 또는 6월 초로 엇갈린다. 이는 한국 경찰이 폴리마켓 자체가 아니라 개별 이용자까지 직접 겨냥한 것으로 알려진 첫 사례다. 불법 도박에 참여할 경우 최대 1000만원(약 84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전 세계로 확산하는 예측시장 규제
폴리마켓은 2025~2026년 선거 국면을 거치며 정치적 사건에 실제 돈을 거는 예측시장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그만큼 규제 당국의 시선도 따라붙었다. 프랑스, 호주, 독일도 도박 관련 사유로 폴리마켓 접속을 막았고, 인도네시아는 올해 들어 이미 접속을 차단했다. 인도 역시 접속을 제한한 나라 중 하나로 이름이 올랐다. 한 보도에 따르면 앞서 JPMorgan이 규제 우려를 이유로 폴리마켓과의 은행 거래 관계를 끊었다고 알려졌다.
다만 폴리마켓은 일부 아시아 시장에서는 여전히 접속이 가능한 상태다. 그러나 30여개국이 잇따라 접속을 제한하는 흐름 속에서, 이번 한국의 결정은 다른 규제 당국에게 또 하나의 참고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선거와 결부된 형사수사가 병행됐다는 점에서, 예측시장을 둘러싼 각국 정부의 대응이 플랫폼 차단을 넘어 개별 이용자 처벌까지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