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한테 오빠라고 부르지 마라” 강부자, 젊은 세대에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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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에 대한 예의, 형식이 아닌 존중의 마음이 중요한 이유

배우 강부자가 부부 사이의 호칭부터 후배에게 바라는 예의까지 자신의 오랜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는 요즘의 호칭 문화에 대해 강부자는 “오빠는 어머니 뱃속에서 같이 나온 형제가 오빠”라며 부부 사이에서는 다른 호칭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부자는 지난 15일 방송된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에 출연해 젊은 세대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며 부부 사이의 호칭 문제를 꺼냈다.

그는 “부부 사이에 오빠라고 부르지 마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어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빠하고 이불 속에서 애기 낳는 사람이 있느냐”며 남편과 친오빠를 같은 ‘오빠’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것에 대한 자신의 거부감을 특유의 직설적인 표현으로 설명했다.

강부자가 강조한 것은 단순히 특정 호칭을 사용하지 말라는 의미만은 아니었다. 부부 사이에도 서로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강부자는 “오빠라는 건 어머니 뱃속에서 같이 나온 형제가 오빠”라고 설명하면서 자신은 결혼생활 60년이 넘도록 남편에게 ‘여보’, ‘당신’이라는 표현조차 쉽게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MBN '데이앤나잇'
MBN '데이앤나잇'

“남편 이름을 부르거나 ‘애들 아빠’라고 해야”

강부자는 자신이 실제로 남편을 어떻게 불렀는지도 소개했다.

그는 “여기 보세요”라는 뜻의 ‘여봐요’라고 부르거나 남편의 이름을 부르는 방법을 언급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애들 아빠’라는 표현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강부자는 “우리들이라도 좀 고치자”며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는 호칭을 지양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부부 사이의 호칭은 시대와 가정에 따라 달라져 온 만큼, 강부자의 발언은 현재의 모든 부부에게 하나의 기준을 제시했다기보다는 오랜 결혼생활을 해온 자신의 가치관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강부자는 이날 부부 사이의 호칭뿐 아니라 후배와 선후배 관계에서 지켜야 할 예의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그가 공개적으로 언급한 후배는 배우 이미숙이었다.

배우 이미숙 / 뉴스1
배우 이미숙 / 뉴스1

강부자는 이미숙의 신인 시절을 떠올리며 자신이 직접 이미숙을 드라마 주인공으로 추천했던 일화를 공개했다.

당시 이미숙은 뛰어난 외모에도 초반에는 주로 엑스트라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이를 지켜본 강부자는 한 드라마 연출자가 주인공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미숙을 추천했다.

이후 이미숙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연기 지도까지 했고, 이미숙은 해당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이름을 알리게 됐다는 것이 강부자의 설명이다.

이미숙은 이후 여러 인터뷰 등을 통해 강부자에게 고마움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강부자는 한 차례의 새해 인사를 계기로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MBN '데이앤나잇'
MBN '데이앤나잇'

“어른에게는 전화하거나 찾아와야”

강부자는 “어느 날 새해 인사 문자가 왔다”며 당시 이미숙이 보낸 메시지를 언급했다.

문자에는 ‘선생님 새해도 건강하시고 안녕히 계세용’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강부자는 이 같은 인사 방식에 대해 “나는 그런 걸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순히 문자를 보냈다는 사실보다 어른에게 인사를 전하는 방식과 태도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어른에게 인사할 때는 전화를 하거나 찾아와야 한다”며 “전화를 하더라도 정중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를 놀리는 거냐”고 할 정도로 당시 섭섭했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강부자의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전통적인 기준을 젊은 세대에게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올 수 있다. 실제로 부부 사이의 호칭은 시대와 관계없이 정해진 하나의 정답이 있는 영역은 아니다. 서로를 ‘오빠’라고 부르는 부부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도 없으며, 부부가 합의한 호칭이라면 그것 자체로 문제가 될 이유도 없다.

어른에게 인사하는 방식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새해나 명절에 직접 찾아뵙거나 전화하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로 여겨졌지만, 문자메시지나 메신저를 통한 안부 인사가 일상화된 현재에는 인사의 형식보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과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오랜 시간 관계를 이어온 스승이나 어른에게 짧고 가벼운 표현으로만 인사를 전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섭섭함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상황과 관계에 맞는 예의를 갖추는 것 역시 중요하다.

MBN '데이앤나잇'
MBN '데이앤나잇'

장례 문화에 대한 강부자의 지적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부모가 고령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해서 자녀가 슬퍼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슬픔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고, 충격이 너무 클수록 오히려 눈물을 보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장례식장에서 울지 않는 모습을 두고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호상’이라는 표현도 본래는 장수한 사람이 큰 병이나 사고 없이 편안하게 세상을 떠난 경우를 가리키는 장례식장의 관용적인 표현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남은 가족에게는 아무리 고령의 부모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이 존재하기 때문에, 유가족 앞에서 “호상이니 잘됐다”는 식으로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강부자가 “아무리 백세에 돌아가셨어도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호상이냐”고 말한 것도 결국 죽음을 단순히 수명이나 상황만으로 평가하지 말고 유가족의 슬픔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강부자의 말에서 ‘무조건 맞다’거나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부부가 어떤 호칭을 사용하는지는 두 사람의 관계와 합의가 가장 중요하고, 인사 역시 시대에 맞게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반면 상대방을 존중하고, 어른이나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리며, 관계에 맞는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강부자의 메시지는 세대가 달라도 여전히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

결국 예절의 핵심은 특정한 단어나 형식을 무조건 지키는 데 있기보다 ‘내가 편한 방식’만 앞세우지 않고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한 번 더 생각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MBN '데이앤나잇'
MBN '데이앤나잇'

배우 강부자는 1962년 KBS 2기 공채 탤런트로 선발되며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같은 해 드라마 ‘구두창과 트위스트’로 데뷔했으며, 첫 배역부터 당시 22세였던 실제 나이보다 훨씬 많은 40대 중매인 역할을 맡았다. 이후 1964년 TBC로 옮겨 전속 탤런트로 활동했고, 1980년 언론통폐합 이후 다시 KBS에서 연기 활동을 이어갔다.

강부자는 젊은 시절부터 어머니, 시어머니, 중매쟁이 등 연령대가 높은 여성 역할을 주로 맡으며 안방극장에서 독특한 존재감을 쌓았다. 드라마뿐 아니라 영화와 연극 무대에서도 활동했으며,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에서는 장기간 무대에 오르며 관객들과 만났다. 2011년에는 MBC 드라마대상 공로상을 받았고, 연극 활동을 통해 골든티켓어워즈 여자배우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기 외 활동도 있었다. 강부자는 1990년대 제14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정치권에도 진출했고, 이후 문화·방송 관련 활동을 이어갔다. 2000년 웰컴투코리아 이사장, 2002년 안면도국제꽃박람회 조직위원회 홍보위원, 2009년 법무부 홍보대사 등을 맡았다. 최근에도 드라마와 방송, 내레이션, 연극 등을 오가며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