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도 노란색인데, 혼자만 '청록색' 민방위복 입은 오세훈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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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에서 청록색으로, 민방위복 색상 변경의 진짜 이유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회 을지국무회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청록색 민방위복을 입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다른 참석자들이 노란색 민방위복을 착용한 가운데 오 시장만 다른 색상의 민방위복을 입으면서 두 복장의 차이와 착용 기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청록색과 노란색 민방위복은 서로 다른 종류의 ‘민방위 활동’에 따라 구분되는 복장이 아니다. 현재 두 색상이 함께 보이는 것은 민방위복이 한 차례 개편됐고, 기존 복장도 일정한 경과 규정에 따라 계속 착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 시장이 청록색을 입었다고 해서 별도의 직책이나 임무를 나타낸다고 볼 수는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회 을지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6.8.18/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회 을지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6.8.18/뉴스1

노란색에서 청록색으로 바뀐 이유

민방위복의 색상은 처음부터 노란색이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민방위 제도는 1975년 도입됐으며, 민방위복은 오랜 기간 카키색 계열을 사용했다. 이후 2005년 기존 복장을 개편하면서 노란색 민방위복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노란색 복장은 재난 현장에서 착용자의 식별이 쉽다는 점과 민방위 활동을 상징하는 색상으로 오랫동안 사용됐다.

그러다 2022년 민방위복 개편이 추진됐다.

행정안전부는 당시 기존 노란색 민방위복이 현장 활동에 필요한 방수·난연 등 기능성이 충분하지 않고, 용도와 계절을 고려하지 않고 하나의 근무복을 획일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새로운 민방위복 시제품을 제작해 을지연습 기간 동안 실제 착용해보는 절차가 진행됐다.

당시 시제품은 녹색, 남색, 짙은 녹색, 회색, 베이지 등 여러 색상으로 마련됐고, 이 가운데 녹색과 남색 계열이 실제 을지연습에서 시범 적용됐다. 2022년 8월 을지국무회의에서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일부 국무위원들이 녹색 계열 민방위복을 입으면서 새로운 복장이 처음으로 크게 알려졌다.

이후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서 청록색 계열의 민방위복이 새로운 복장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기존에 지급된 노란색 민방위복을 한꺼번에 폐기하고 모두 새 옷으로 바꾸도록 한 것은 아니다. 행정안전부는 2023년 관련 시행규칙 개정 당시 예산 부담 등을 고려해 기존 노란색 민방위복도 계속 착용할 수 있도록 경과조치를 뒀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지금도 공무원이나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가운데 노란색을 입은 사람과 청록색을 입은 사람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회 을지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8.18/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회 을지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8.18/뉴스1

청록색과 노란색, 기능도 다를까

색깔만 놓고 보면 두 복장의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당연히 색상이다.

하지만 개편 과정에서는 색상뿐 아니라 복장의 기능성과 디자인도 함께 손질됐다. 행안부가 새 민방위복을 추진한 배경 가운데 하나가 재난 현장에서 활동하기 편하고 기능적인 복장을 마련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민방위복은 일반적인 정장이나 단순한 행사복과 성격이 다르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공무원 등이 현장에 나가 상황을 확인하고 대응할 때 착용할 수 있는 일종의 활동복이다. 민방위 교육훈련이나 민방위 관련 주요 행사에서도 착용할 수 있다. 관련 민방위 복제 운용 규정은 민방위복을 재난 현장이나 민방위 활동 과정에서 편리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복장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민방위복을 입는 목적은 단순히 ‘정부 관계자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재난·비상 상황에서 활동하는 공직자의 식별성과 현장 대응을 위한 복장이라는 데 있다.

특히 민방위복을 둘러싸고 흔히 알려진 오해 가운데 하나가 ‘국제법상 민방위복은 반드시 노란색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제네바협약과 국제인도법에는 민방위 조직을 식별하기 위한 표지에 관한 규정이 있지만, 민방위복 자체의 색깔을 전 세계적으로 노란색으로 통일하도록 정한 규정은 없다. 국제적으로도 민방위·재난 대응 인력의 복장은 국가별로 다양한 색상이 사용된다.

즉 우리나라가 노란색을 사용해온 것은 우리나라의 민방위복 제도와 복제 규정에 따른 것이며, 청록색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국제 기준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 / 뉴스1

그런데 왜 서울시장만 청록색이었나

그렇다면 18일 을지국무회의에서 오세훈 시장이 혼자 청록색 민방위복을 입은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확인되는 제도상으로는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다고 보기 어렵다.

서울시장은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국무회의에 필요한 경우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배석할 수 있다. 오 시장 역시 이날 을지국무회의에 참석했다.

민방위복의 색상은 참석자의 직급이나 소속을 표시하는 계급장과 같은 개념도 아니다. 청록색 복장을 입었다고 해서 국무위원보다 낮거나 높은 직위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며, 노란색이 특정 직책을 나타내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행정안전부가 기존 노란색과 새로운 청록색 복장의 병행 착용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회의에서 서로 다른 색상의 민방위복이 등장하는 것 자체가 규정 위반은 아니다.

실제로 과거에도 을지연습이나 재난 관련 회의에서 노란색과 녹색·청록색 계열 민방위복이 섞여 등장한 사례가 있었다.

다만 최근에는 민방위복 색상이 정권 교체와 함께 달라지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색깔 자체가 정치적인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도 생겼다. 2025년에도 이재명 대통령이 노란색 민방위복을 주로 착용하면서 노란색과 청록색 복장이 함께 등장했고,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어느 색상을 입는지를 두고 관심이 모인 바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당시 “있는 것을 입으라”는 취지로 복장 선택을 특정 색상으로 통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따라서 오세훈 시장의 이번 청록색 민방위복 착용 역시 우선적으로는 기존에 지급받은 복장을 착용한 것으로도 볼 수 있으며 단지 색상만으로 정치적 의도나 별도의 메시지가 있다고 확정할 순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충무기밀실에서 열린 2026 을지연습 상황보고 및 전시 현안 과제 토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6.8.18/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충무기밀실에서 열린 2026 을지연습 상황보고 및 전시 현안 과제 토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6.8.18/뉴스1

을지국무회의에서 민방위복을 입는 이유

이번 회의의 성격을 살펴보면 민방위복을 착용한 이유도 이해할 수 있다.

올해 을지연습은 18일부터 오는 21일까지 3박4일 동안 전국에서 진행된다. 올해로 58번째를 맞는 을지연습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실시하는 비상대비훈련이다. 읍·면·동 이상의 행정기관과 공공기관·단체 등이 참여한다.

18일 열린 을지국무회의에서는 전시 상황을 가정해 국가 차원의 총력전 수행 능력과 기관별 전시 전환 절차 등을 점검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도 최근 전쟁 양상을 반영한 실질적인 대비 연습을 주문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

여기서 ‘을지연습’과 ‘민방위훈련’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을지연습은 정부와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국가비상사태에 대비하는 종합적인 비상대비훈련이다. 반면 민방위는 적의 공격이나 재난 등 각종 비상사태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주민 중심의 비상대비 체계다.

민방위복은 이런 비상 상황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공직자 등이 착용하는 복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