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쌀의 날'…흰쌀밥, 당 걱정 없이 건강하게 먹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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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롤러코스터 피하는 흰쌀밥 먹는 법

8월 18일 오늘은 '쌀의 날'이다. 한자 쌀 미(米)를 획으로 풀면 팔(八)·십(十)·팔(八)이 되는데, 여기서 착안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기념일이다. 쌀 한 톨을 얻기까지 농부의 손길이 여든여덟 번 필요하다는 뜻도 함께 담겨 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이번 쌀의 날에는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우리를 잇는 한 톨'을 주제로 기념행사도 열린다.

쌀밥 자료사진. / Latthaphon Rodrattanachai-shutterstock.com
쌀밥 자료사진. / Latthaphon Rodrattanachai-shutterstock.com

그런데 정작 밥상 위 흰쌀밥을 바라보는 시선은 예전 같지 않다. 밥심의 상징이던 흰쌀밥이 어느새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탄수화물'이라는 꼬리표를 함께 달고 다니는 처지가 됐다. 실제로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00년 93.6kg에서 2024년 55.8kg으로 40% 넘게 줄었다. 그렇다면 흰쌀밥은 정말 피해야 할 음식일까. 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궁금했을 흰쌀밥과 잡곡밥의 차이, 그리고 당 부담을 줄이며 밥을 즐기는 방법을 짚어봤다.

흰쌀밥이 혈당을 빨리 올리는 이유

흰쌀밥은 도정 과정에서 겨와 배아가 제거된 배유(胚乳) 부분만 남긴 곡물이다. 식이섬유와 지방, 단백질이 걸러지고 전분질 위주로 구성돼 있다 보니, 소화 효소가 전분에 쉽게 접근해 빠르게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이 때문에 식후 혈당이 짧은 시간에 가파르게 치솟았다가 다시 급격히 떨어지는 이른바 '혈당 롤러코스터' 현상이 나타나기 쉽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혈관 건강에 부담을 주고 인슐린 저항성을 높일 수 있으며, 식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허기를 느끼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밥에 김치만 곁들이거나 국물에 밥을 말아 급하게 먹는 습관은 혈당을 더 빠르게 끌어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잡곡밥이 더 나을까…혈당지수로 보면

식품이 혈당을 얼마나 빨리 올리는지 나타내는 지표가 혈당지수(GI)다. 포도당 100g을 기준값 100으로 놓고, 같은 양의 다른 식품을 먹었을 때 혈당이 얼마나 빨리 오르는지를 0~100 사이 숫자로 표시한다. 백미밥의 혈당지수는 대체로 80대 중후반으로 높은 편에 속하는 반면, 여러 잡곡을 섞은 잡곡밥은 60대 후반 정도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다. 잡곡에 남아 있는 식이섬유가 소화 속도를 늦추고, 위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 혈당이 완만하게 오르도록 돕기 때문이다.

다만 잡곡밥이 무조건 정답인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흰쌀밥과 잡곡·현미의 혈당 상승 속도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평소 잡곡밥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 억지로 식습관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오히려 설탕이나 과당이 든 음식 섭취를 줄이는 쪽이 혈당 관리에는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잡곡밥에도 나름의 주의점은 있다. 소화 기능이 떨어진 고령층이나 위염·역류성 식도염,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잡곡의 거친 외피가 위 점막을 자극하고 소화 시간을 늘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오히려 흰쌀밥이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만성 신장질환자 역시 보리 등 잡곡에 많이 든 인과 칼륨이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잡곡밥보다 흰쌀밥이 권장된다. 잡곡밥을 짓는다면 곡물 종류는 다섯 가지 이하로 제한하고, 백미와 잡곡 비율은 6대 4에서 7대 3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소화 부담과 영양 균형을 함께 잡는 방법으로 소개된다. 찰기가 강한 찹쌀은 혈당지수가 높은 편이라 다이어트나 혈당 관리가 목적이라면 되도록 적게 넣는 게 좋다.

흰쌀밥을 좋아한다면…당 부담 줄이는 몇 가지 방법

흰쌀밥을 포기하기 어렵다면, 조리법과 먹는 순서를 조금만 바꿔도 혈당 상승 폭을 완만하게 만들 수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방법은 밥을 지은 뒤 식혀서 먹는 것이다. 갓 지은 뜨거운 밥보다 냉장고에서 일정 시간 식힌 밥은 전분 구조가 일부 변형되면서 '저항성 전분'이라는 형태로 바뀐다. 저항성 전분은 소장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고 대장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같은 양을 먹어도 포도당으로 전환되는 속도가 느려져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어느 정도 완화해준다. 실제로 한 영양학 학술지 연구에서는 흰쌀밥을 4도에서 24시간 냉장 보관한 뒤 다시 데워 먹었을 때, 갓 지은 밥보다 식후 혈당 반응이 낮게 나타난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다만 이 효과는 사람마다, 쌀 품종이나 조리법에 따라 차이가 있는 만큼 보조적인 방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하다. 냉장 보관한 밥을 다시 먹을 때는 상하지 않도록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밥 자료사진. / foodnjoy-shutterstock.com
국밥 자료사진. / foodnjoy-shutterstock.com

밥을 지을 때 올리브유 같은 식물성 기름을 소량 넣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 있다. 기름 성분이 전분 입자를 코팅해 소화 효소가 접근하는 속도를 늦추기 때문이다. 여기에 잡곡을 20% 안팎으로 섞으면 식이섬유 효과까지 더해져 혈당 조절에 유리하다는 견해도 있다.

먹는 순서를 바꾸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밥부터 먼저 먹기보다 채소나 단백질 반찬을 먼저 먹고 밥을 나중에 먹으면, 식이섬유와 단백질·지방이 위에서 머무는 시간을 늘려 탄수화물 흡수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밥 한 공기를 국에 말아 급하게 먹기보다 반찬과 함께 천천히 씹어 먹는 습관도 혈당 급상승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결국 중요한 건 '균형'

전문가들은 흰쌀밥이든 잡곡밥이든 어느 한쪽을 무조건 좋다거나 나쁘다고 단정하기보다, 자신의 건강 상태와 소화력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소화 기능이 약하거나 신장 질환이 있다면 흰쌀밥이 오히려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고, 특별한 지병이 없고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잡곡을 적당히 섞어 먹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