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클럽 문화 이끈 DJ 엉클 별세…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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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DJ로 활약한 유백열 별세...향년 70세

국내 클럽 신의 산증인으로 불리던 DJ 엉클(본명 유백열)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70세.

홍대 클럽 신을 이끈 1세대 DJ 유백열 / 유백열 인스타그램
홍대 클럽 신을 이끈 1세대 DJ 유백열 / 유백열 인스타그램

DJ 엉클의 유족은 18일 연합뉴스에 "DJ 엉클이 말기 암 판정을 받고 투병하다 전날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오랜 기간 암과 싸워온 끝에 지난 17일 끝내 눈을 감았다.

빈소는 서울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8호실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19일 오전 9시로 예정돼 있다. 장지는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이다.

미군 클럽에서 시작된 반세기 커리어

고인의 음악 인생은 1970년대 미군 클럽 무대에서 출발했다. 이후 1980년대 초반에는 음악다방을, 1980~90년대에는 나이트클럽을 무대로 삼으며 국내 대중음악 현장 곳곳을 누볐다. 그러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활동 근거지를 서울 홍대 앞으로 옮겼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홍대 클럽 신과 함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미군 클럽 DJ에서 출발해 홍대 클럽까지, 약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국내 클럽 음악 현장을 지켜온 셈이다.

예명인 'DJ 엉클' 역시 이 시절 붙여진 별칭에서 비롯됐다. 클럽을 드나들던 이들 사이에서 흔히 'DJ 아저씨'로 통했는데, 여기서 착안해 아예 예명으로 굳힌 것이다. 다만 영문 표기는 통상적인 'Uncle'이 아닌 'Unkle'을 썼다. 마지막 철자인 'C' 자리에 한국(Korea)을 뜻하는 'K'를 넣어 자신만의 정체성을 담았다는 후문이다.

국내 1세대 DJ로 활약한 유백열 / 유백열 인스타그램
국내 1세대 DJ로 활약한 유백열 / 유백열 인스타그램

홍대 클럽 신의 부흥을 이끈 주역

DJ 엉클은 단순히 무대에 서는 DJ에 머물지 않고, 클럽 운영자로서도 홍대 신의 성장에 직접 발을 담갔다. 1995년 홍대 인근에 클럽 'MI'를 열며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에는 규모를 키운 대형 클럽 'M2'를 운영하며 국내 DJ와 전자음악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힘을 쏟았다.

특히 매달 한 차례 열리던 '홍대 클럽 데이'는 그가 인근 업장 점주들과 손잡고 이끌어온 대표적인 행사다. 이 행사는 2000년대 홍대 클럽 문화가 절정기를 맞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나의 티켓으로 여러 클럽을 오가며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한 이 시스템은, 당시 홍대를 국내 전자음악과 클럽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DJ 엉클 유백열 / 유백열 인스타그램
DJ 엉클 유백열 / 유백열 인스타그램

전자음악 아티스트로서 남긴 발자취

DJ 엉클은 클럽을 이끄는 운영자이자 무대에 오르는 DJ에 그치지 않고, 직접 음악을 만드는 아티스트이기도 했다. 2004년에는 정규앨범 '일렉트로닉 인포메이션(Electronic Information)'을 발표했다. 이 앨범에는 '마이 판타지 라이프(My Fantasy Life)', '투모로스 메모리즈(Tomorrow's Memories)', '인투 더 던(Into The Dawn)' 등의 곡이 실렸다. 클럽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전자음악을 선보였다.

딸과 함께 걸었던 음악의 길, 먼저 떠나보낸 아픔

고인에게는 유독 가슴 아픈 가족사가 있다. 딸인 DJ 에이펙스(DJ Apex·본명 유지인) 역시 아버지의 길을 따라 전자음악 DJ로 활동해왔다. 부녀가 나란히 같은 무대에서 활약하며 국내 전자음악계에서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딸 DJ 에이펙스가 지난 2023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고인은 큰 슬픔에 빠졌다.

딸과 함께 DJ로 활동했던 DJ 엉클 / 유백열 인스타그램
딸과 함께 DJ로 활동했던 DJ 엉클 / 유백열 인스타그램

같은 길을 걷던 딸을 먼저 떠나보낸 지 3년도 채 지나지 않아 DJ 엉클도 별세하면서, 부녀가 함께 만들어온 음악적 발자취를 기억하는 이들 사이에서 안타까움 섞인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1세대 DJ로서 반세기 가까이 클럽 음악 현장을 지켜온 DJ 엉클의 별세 소식에, 홍대 클럽 신을 함께했던 동료와 후배들의 애도도 뒤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