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담임 6번 교체에 교감은 안면마비…한 학부모가 만든 ‘교실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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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13명 고소·민원 대응 103회…반복된 갈등에 무너진 학교 현장
담임 6번 교체되고 교사 5명 병가…출석 부족 학생은 결국 두 번째 유급

아이를 보호하겠다는 학부모의 요구와 학생을 지도해야 하는 교사의 권리가 충돌하면서 학교 현장이 흔들리고 있다. 반성문을 쓰게 했다는 이유로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고, 1년 전 마무리된 학생 간 갈등이 다시 학교폭력 사안으로 번지면서 교사들이 수십 차례 민원과 법적 절차에 대응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MBC ‘PD수첩-교권2026: 모두가 아이들을 위한다고 말했다’ 예고편. / MBC 제공
MBC ‘PD수첩-교권2026: 모두가 아이들을 위한다고 말했다’ 예고편. / MBC 제공

18일 방송되는 MBC ‘PD수첩’은 ‘교권2026: 모두가 아이들을 위한다고 말했다’ 편을 통해 반복되는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 학교폭력 문제 제기 속에서 교사와 학생의 일상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방송에서는 제주와 군산, 전주 등 실제 학교에서 벌어진 사례를 중심으로 학부모의 문제 제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교직원과 학생들이 겪은 상황을 추적한다. 교사의 권리와 학부모의 정당한 요구, 학생의 교육권이 충돌하는 현장에서 학교가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도 살펴본다.

“네 자식이 먼저 죽길”…교사 결혼식까지 언급한 학부모

제주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에게 자신의 결혼식은 설렘보다 공포로 남았다. 2년 전 담임을 맡았던 학생의 학부모가 결혼식 일정을 언급하며 협박성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해당 학부모는 교사에게 “네가 자식을 낳으면 나보다 먼저 죽길 바라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녀가 초등학생 시절 교사들로부터 아동학대를 당했고, 중학생이 된 현재까지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 학부모가 밝힌 이유였다.

문제 제기는 한 명의 교사에 그치지 않았다. 학부모는 자녀의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담임을 맡았던 교사 전원을 비롯해 교장과 교감, 교육청 공무원 등 모두 13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 내용에는 학생에게 반성문을 쓰게 하거나 운동장에서 종례를 진행한 생활지도도 포함됐다. 학부모 측은 사실 확인과 문제 해결을 위한 정당한 고소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연이어 고소 대상이 된 교사들은 상당한 정신적 부담을 호소했다.

1년 전 끝난 학생 갈등…민원 대응만 ‘103회’

MBC ‘PD수첩-교권2026: 모두가 아이들을 위한다고 말했다’ 예고편. / MBC 제공
MBC ‘PD수첩-교권2026: 모두가 아이들을 위한다고 말했다’ 예고편. / MBC 제공

군산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이미 마무리된 것으로 여겼던 학생 간 갈등이 1년 뒤 다시 학교폭력 문제로 번졌다.

당시 학교는 학생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자 학부모에게 상황을 알리고 학생들의 의사를 확인한 뒤 생활교육 차원에서 사안을 지도했다. 학생들도 해당 방식으로 문제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약 1년 뒤 한 학부모가 학교 측에서 학교폭력 사안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은폐·축소했다며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후 교사 6명과 교육청, 인권센터 등을 상대로 민원이 반복적으로 이어졌다. 학교가 해당 사안과 관련해 조사와 진술, 자료 제출, 사실 확인 등에 대응한 횟수만 103회에 달했다.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1년 전 사건을 대상으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까지 열렸지만 민원은 계속됐다. 교육 당국은 두 차례에 걸쳐 해당 교사들이 교권 침해를 당했다고 판단했고, 학부모는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반복되는 절차 속에서 학교 운영에도 영향이 이어졌다. 교사들이 민원과 조사에 대응하면서 일부 교내 행사와 업무에 차질이 생겼고, 교사 5명은 공황장애와 우울증 등을 이유로 병가를 냈다.

담임교사 여섯 번 바뀐 학교…2년 뒤에도 끝나지 않은 민원

‘PD수첩’은 2024년 악성 민원 문제로 취재했던 전주의 한 초등학교도 다시 찾는다. 당시 한 학부모가 학교 홈페이지와 문자, 전화 등을 통해 학교에 연락한 횟수는 1년 동안 189차례에 달했다. 해당 학생의 담임교사는 여섯 번 바뀌었고, 교감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안면마비 증상까지 겪었다.

2년이 지난 현재 학교는 여전히 당시 상황의 여파를 겪고 있었다. 지난해 해당 학생을 맡았던 담임교사는 이어지는 민원과 고소에 대응하면서 정상적인 수업 진행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학부모가 수업 중인 교실에 무단으로 들어오는 상황도 발생했다.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때문에 교사가 수업 도중 교실을 비우는 일도 있었다. 그 사이 전교생 수는 이전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친구들은 중학생 됐는데…해당 학생은 결국 두 번째 ‘유급’

반복되는 갈등의 피해는 교직원만 겪은 것이 아니었다. 해당 학부모는 자녀가 담임교사를 무서워한다는 이유로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고 출석일수 부족이 계속됐다. 같은 반 친구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해 중학생이 된 사이 해당 학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급이 결정됐다.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절차와 학부모의 문제 제기, 학생의 학습권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학교와 학생 모두 긴 시간 갈등 속에 머물게 된 셈이다.

‘PD수첩’은 이 사례를 통해 학부모 민원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교육 환경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반복적인 신고와 법적 절차가 학교 구성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는다.

현실에도 ‘교권 해결사’ 등장…경기도교육청 300명 투입

MBC ‘PD수첩-교권2026: 모두가 아이들을 위한다고 말했다’ 예고편. / MBC 제공
MBC ‘PD수첩-교권2026: 모두가 아이들을 위한다고 말했다’ 예고편. / MBC 제공


최근 교권 문제를 소재로 한 드라마 ‘참교육’이 화제를 모으면서 실제 교육 현장에서 교사를 보호하는 제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교권보호단’을 신설했다. 당초 50명 규모로 계획했던 선발 인원도 300명까지 확대했다.

교사가 학부모와의 갈등을 홀로 감당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교육청이 직접 현장 대응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교사들은 아동학대 신고나 반복 민원이 발생할 경우 사실관계 소명부터 각종 조사와 법적 절차에 상당한 시간을 투입해야 했다. 이번 방송에서는 교권보호단이 이 같은 상황에서 실제 교사를 보호하는 장치로 작동할 수 있을지도 살펴본다.

교권과 학부모 권리 사이…결국 지켜야 할 것은 ‘아이들의 교실’

MBC ‘PD수첩-교권2026: 모두가 아이들을 위한다고 말했다’ 예고편. / MBC 제공
MBC ‘PD수첩-교권2026: 모두가 아이들을 위한다고 말했다’ 예고편. / MBC 제공

학교에서 벌어진 갈등의 출발점에는 모두 ‘아이를 위한 일’이라는 이유가 있었다. 학부모는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했고, 교사들은 학생을 지도하고 교실을 운영하기 위한 교육적 판단이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갈등이 반복적인 민원과 고소, 법적 절차로 이어지는 동안 교사들은 병가를 냈고 담임교사가 여러 차례 교체됐으며 수업과 학교 행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부 학생은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까지 맞았다.

‘PD수첩’은 교권과 학부모의 권리가 서로 충돌하는 구조를 넘어 두 권리가 함께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짚는다. 동시에 학교 현장에서 최종적으로 보호해야 할 학생의 교육권을 위해 어떤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지 살펴본다.

MBC ‘PD수첩-교권2026: 모두가 아이들을 위한다고 말했다’ 편은 18일 오후 10시 2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