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사망 직전에 처음 안아봤다” 오은영 박사도 오열한 60일 부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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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60일 만에 아들 떠나보낸 '60일 부부' 사연

생후 60일 만에 아들을 떠나보낸 부부의 사연이 전파를 타며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스튜디오에 있던 오은영 박사와 MC들도 함께 눈물을 쏟았다.

60일 부부 사연에 눈물 쏟은 오은영 박사 /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60일 부부 사연에 눈물 쏟은 오은영 박사 /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지난 17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181회에서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인 아기 지온이와 그 곁을 지킨 부모의 이야기가 다뤄졌다. 가장 축복받아야 할 출산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며 스튜디오의 문을 두드린 부부는, 태어난 지 60일 만에 세상을 떠난 아이 이야기부터 그 상실 앞에서 좀처럼 눈물을 보이지 못한 자신들의 모습까지 가감 없이 털어놨다.

"왜 우리일까" 울음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태어난 아이

지온이는 세상에 나온 순간부터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했다. 남편은 아이를 처음 봤을 때부터 울음소리는커녕 움직임조차 전혀 없었다고 회상했다. 병명은 '상세 불명의 무호흡증'. 그리고 아이가 태어난 지 7일째 되던 날, 부부는 의료진으로부터 "희망이 없으니 마음의 준비를 해라"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어야 했다.

이때를 떠올리며 아내는 "그 말을 들었을 때 죽고 싶었다. 모든 것이 제 잘못인 것 같았다"라며 오열했다. 남편 역시 "왜 우리일까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라며 그때부터 죄책감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고 털어놨다.

부부의 사연을 듣던 오은영 박사는 "자식이 아픈 것은 인간이 견뎌내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의 강도가 크다. 부모가 대신 아파줄 수도, 해줄 수 있는 것도 없다"며 두 사람의 아픔을 헤아렸다.

60일 만에 아이를 떠나 보낸 60일 부부 사연 /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60일 만에 아이를 떠나 보낸 60일 부부 사연 /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웃음을 잃은 아내 "남편과 있으면 웃을 수가 없다"

아이가 아프기 시작한 뒤 부부 사이에도 균열이 생겼다. 남편은 그 누구보다 밝았던 아내가 아이가 아픈 뒤로 180도 달라졌다고 전했다. 외출할 때도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가족과의 연락까지 끊었다는 것.

아내는 당시 심경에 대해 "아이가 아픈데 남편과 웃으며 떠드는 모습을 상상하니 제 자신이 역겹게 느껴졌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급기야 아내는 남편에게 "아이가 잘못되면 남편과 이혼할 생각이었다. 남편과 같이 있으면 웃을 수가 없다"라고 말해 스튜디오를 놀라게 했다. 아이의 투병이 부부 각자에게 남긴 상처의 무게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드러난 셈이다.

60일 만에 처음 안아본 아이를 떠나보낸 부부 /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60일 만에 처음 안아본 아이를 떠나보낸 부부 /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품에 안은 아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지온이는 좀처럼 포기하지 않았다. 부모의 애타는 기도 속에서 엄마의 생일을 함께 맞이했고, 병실 침대 위에서 생후 50일을 기념하는 사진도 남겼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난 지 59일째 되던 날, 부부는 병원으로부터 위급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내는 그날을 떠올리며 아이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야 처음으로 품에 안아볼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아내는 "59일차에 위험하다는 연락을 받고 간호사 선생님이 아이를 안겨줬다. 처음 품에 안고 팔이 아픈데 못 내려놓겠더라. 50분을 안고 있었다"고 말했다. 남편 역시 "셋이 같은 공간에 있었던 게 그 날이 처음"이라며 그제야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던 순간을 회상했다. 지온이는 태어난 지 60일째 되던 날 새벽 12시 49분, 결국 사망 선고를 받았다.

아내는 60일간 버텨준 아이가 대견하다고 말했다. 남편도 "고맙고 대견하다. 저희 둘 때문에 견뎠다고 생각한다. 웃으면서 보내고 싶다고 했다. 사랑을 알게 해줘서 고마운 아이라 기쁘게 보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상을 떠난 지온이의 모습에 오은영 박사는 물론 소유진, 문세윤, 장동민, 박지민까지 스튜디오에 있던 이들 모두가 함께 눈물을 흘렸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긴 가족사진 /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긴 가족사진 /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슬퍼할 겨를도 없이 서로를 다독인 부부

아내는 아이를 입관하며 "천국에서는 아프지 말자"며 오열했다. 양가 가족들도 모두 눈물을 쏟아냈지만, 정작 부부는 슬퍼하기보다 오히려 부모님을 위로하느라 바빴다. 장례식이 끝난 뒤에도 아내는 "너무 정신없이 흘렀고 혼자 있는 시간이 없어서 엄청 크게 힘들다, 슬프다 이걸 아직 못 느껴봤다"고 털어놨다.

특히 아내와 가족 앞에서 줄곧 담담했던 남편은 늦은 밤 홀로 남겨진 순간 무너졌다. 묵묵히 젖병을 씻던 남편은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리며 약 30분간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생후 60일 만에 아이를 떠나보낸 60일 부부 사연 /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생후 60일 만에 아이를 떠나보낸 60일 부부 사연 /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이 장면을 지켜본 오은영 박사는 부부가 지온이의 60일 생존을 하나의 기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그 기적에 기대어 스스로를 버티게 하고 있다고 짚었다. 오은영 박사는 이러한 심리를 '승화'라는 방어기제로 풀이하며, 부부가 슬픔을 마주하는 대신 너무 서둘러 감정을 정리하려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지금은 울어도 된다. 통곡해도 된다"고 전하며, 슬픔을 억누르지 말고 온전히 쏟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를 잊는 것과 아이를 마음으로 떠나보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며, 부부가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지금의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회복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아이의 장례를 치른 60일 부부 /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아이의 장례를 치른 60일 부부 /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출산 보름 만에 둘째 계획한 아내 "몸이 부서져도 아이 갖고 싶다"

방송에서는 부부의 또 다른 계획도 공개돼 시선을 모았다. 아내는 출산 후 채 보름도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둘째 아이를 마음에 품었다고 밝혔다. 당시 허리디스크로 당장 치료가 필요한 몸 상태였음에도 아내는 "제 몸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몸이 부서지더라도 지금 당장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반면 남편은 아내의 성급한 계획을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지켜봤다. 남편은 "지금 아내의 몸으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둘 다 잘못될 수도 있지 않느냐"며 우려를 드러냈다.

이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사랑하는 아이를 떠나보낸 뒤 밀려온 상실감과 공허함을 또 다른 임신으로 서둘러 메우려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둘째 아이가 태어난다 해도 그 아이는 지온이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온전히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할 새로운 생명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임신을 계획하기에 앞서 부부가 몸과 마음을 추스를 충분한 시간을 갖는 것이 우선이라고 당부했다.

아이를 떠나보낸 심경을 털어놓은 60일 부부 아내 /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아이를 떠나보낸 심경을 털어놓은 60일 부부 아내 /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오은영 박사 "아이 유품 정리도 서두르지 말아야"

오은영 박사의 조언은 아이의 유품 정리 문제로도 이어졌다. 오은영 박사는 지온이와 관련된 물건을 한꺼번에 모두 없애기보다, 부부가 곁에 두고 싶은 몇 가지는 남겨두고 나머지는 나눔 등의 방법을 통해 천천히 정리해나갈 것을 권했다. 이는 아이를 지우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아이를 온전히 떠나보내고 부부가 각자의 삶을 다시 이어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짧았지만 강렬한 사랑을 남기고 떠난 지온이. 부부가 아이와 함께한 60일의 시간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며 조금씩 일상을 회복해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 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