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블록스, 전 SEC 의장 로이스먼 영입해 14조 달러 인프라 규제전략 총괄시킨다
작성일
SEC 전 의장 로이스먼, 파이어블록스 정책총괄로…14조달러 자산 인프라 규제 방패 나서
스테이블코인·시장구조법 협상 국면에서 워싱턴 정책 인재 영입 잇따라

디지털자산 커스터디·인프라 기업 파이어블록스(Fireblocks)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전 의장 엘라드 로이스먼(Elad Roisman)을 최고규제정책책임자(Chief Regulatory and Policy Officer) 겸 규제담당 법률고문(General Counsel, Regulatory)으로 선임했다. 8월 17일(현지시각) 배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인선은 즉시 효력을 갖는다. 로이스먼은 워싱턴 D.C.를 기반으로 파이어블록스의 규제 전략과 정책 대응을 총괄하며, 규제기관·표준기구와의 주요 접점 역할을 맡는다.
파이어블록스는 자사 플랫폼이 지금까지 14조 달러(약 1경 9,800조 원, 1달러 1,415원 기준)에 이르는 디지털자산 거래를 안전하게 처리했다고 밝혔다. 월드페이(Worldpay), BNY, 갤럭시(Galaxy), 레볼루트(Revolut) 등 수많은 은행·결제업체·자산운용사가 이 플랫폼을 이용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SEC 규제·집행 경험을 갖춘 로이스먼
로이스먼은 SEC 커미셔너와 액팅 체어맨(Acting Chairman)을 지내며 100건 이상의 규칙제정과 1,000건이 넘는 집행 조치에 투표했다. 의회와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금융안정위원회(Financial Stability Board, FSB) 등 국제기구 앞에서 SEC를 대표하기도 했다.
SEC 이전에는 미국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Senate Committee on Banking, Housing and Urban Affairs) 수석법률고문을 지냈고, 뉴욕증권거래소 유로넥스트(NYSE Euronext)에서도 같은 직책을 맡았다. 가장 최근에는 로펌 크래바스, 스웨인 앤 무어(Cravath, Swaine & Moore)에서 디지털자산 부문을 공동으로 이끌며 금융기관과 핀테크 기업에 디지털자산 규제 관련 자문을 제공했고, 미국 시장 구조 관련 입법을 두고 의회에서 증언한 경력도 있다.
파이어블록스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샤울로프(Michael Shaulov)는 “규제기관의 사고방식과 임무를 이해하는 사람이 있으면 정책 결정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규정이 시행될 때 고객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테이블코인이 일상 결제로 확대되고 실물자산이 온체인으로 옮겨지는 지금, 로이스먼의 규제자·법률자문가 경험이 우리 인프라가 역동적인 규제 환경에서 적응하고 앞서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스먼 본인도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금 규제기관과 입법자들이 이 분야의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쏟는 관심과 노력이 어느 때보다 크다”며 “정책 결정자들과 함께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자산 환경에 대응하고, 새로운 규정과 법률 아래에서 기관들이 금융시스템의 다음 단계를 만들어가도록 지원하는 일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왜 지금 정책 총괄 자리가 필요했나
파이어블록스는 스테이블코인이 이미 기관 간 핵심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고, 머니마켓펀드·프라이빗 크레딧 등 토큰화 자산도 시범 단계를 지나 실제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이 전통 금융상품을 온체인으로 올리는 사례가 늘면서, 이를 지원하는 인프라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연방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법을 마련했고, 시장 구조 관련 입법 협상도 진행 중이다. 유럽연합은 암호자산시장규제(MiCA)를 시행하고 있으며, 아시아와 중동 각국 감독당국도 각자의 기준을 세우는 중이다. 파이어블록스는 이런 규정들이 자사 플랫폼을 쓰는 은행·결제업체·자산운용사가 온체인 매출을 얼마나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지를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인재 영입 잇따르는 파이어블록스
로이스먼의 합류는 파이어블록스가 최근 이어온 규제·기술 인재 영입의 연장선이다. 앞서 회사는 뉴욕주 금융서비스국(NYDFS)에서 디지털자산 감독 업무를 맡았던 전 규제당국자 피터 마톤(Peter Marton)을 영입했다. 또 EY의 나이트폴(Nightfall) 프로젝트로 알려진 암호학자이자 블록체인 엔지니어 차이타냐 레디 콘다(Chaitanya Reddy Konda)도 합류시켰다.
이런 앞선 영입들이 규제와 기술 양쪽의 전문성을 보강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로이스먼의 역할은 정책·규제전략과 정부기관 대응에 더 직접적으로 집중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미국 입법·SEC 규칙제정 일정이 관건
미국 하원은 디지털자산시장명확화법(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을 2025년 7월 294대 134 표결로 통과시켰다. 이후 상원 은행위원회가 2026년 5월 15대 9로 이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의원들이 8월 휴회에 들어가기 전까지 상원 본회의 표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법이 최종 제정되면 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역할이 나뉜다. CFTC가 현물 디지털 상품 거래를 관할하고, 디지털자산 증권은 SEC 감독 아래 남는 구조다.
SEC 내부에서도 별도 작업이 진행 중이다. SEC는 7월 암호자산 공모, 브로커·딜러, 시장 구조 관련 세 가지 디지털자산 프로젝트를 2026년 규칙제정 의제에 올렸다. 특정 디지털자산 공모에 대한 예외 조항이나 세이프하버 도입, 거래소와 대체거래시스템(ATS)에 대한 규정 변경 가능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스먼이 이런 입법·규칙제정 흐름 속에서 파이어블록스와 그 고객사들의 목소리를 규제기관에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