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나켄 파산 후 압류 암호화폐 매각해 35억원 확보…6300명 전액 회수는 물 건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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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나켄 파산, 압류 코인 220만 유로에 매각해 채권 상환 재원 마련
고객 6300명 청구액은 최대 198억원 추정…회수율은 아직 미공개

크나켄 파산 후 압류 암호화폐 매각해 35억원 확보…6300명 전액 회수는 물 건너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크나켄 파산 후 압류 암호화폐 매각해 35억원 확보…6300명 전액 회수는 물 건너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네덜란드 검찰이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크나켄(Knaken)에서 압류했던 마지막 암호화폐를 매각해 220만 유로(약 250만 달러, 약 35억원, 1달러 1,415원 기준)를 확보했다. 로테르담 법원은 7월16일(현지시각) 크나켄에 파산을 선고했다. 검찰은 앞서 크나켄의 회계상 약 700만 유로가 사라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파산관재인 칼 함(Carl Hamm)은 약 6,300명의 고객에게 연락해 전액 회수를 기대하지 말라고 안내했다. 고객들이 투자한 금액은 최대 1,200만 유로(약 198억원)로 추정돼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과는 큰 격차가 있다.

파산까지 이어진 700만 유로 미스터리

크나켄은 앱을 통해 네덜란드 고객이 암호화폐를 매매하고 보관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이다. 6월 초 서비스를 중단하며 고객들의 앱 접속을 막았다. 이후 계좌 잔액 확인과 출금이 모두 불가능해졌다. 검찰은 6월30일(현지시각) 공익 차원에서 파산을 신청했다. 고객들이 자신의 법적 지위를 판단할 정보조차 갖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로테르담 법원은 7월16일(현지시각) 파산을 선고했다. 법원의 공식 요약에 따르면 크나켄은 고객에게 전액을 상환할 자산이 남아있지 않았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회계상 약 700만 유로가 실종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압류 코인 매각의 근거…“가치 변동이 너무 크다” / AI 생성 이미지
압류 코인 매각의 근거…“가치 변동이 너무 크다” / AI 생성 이미지

압류 코인 매각의 근거…“가치 변동이 너무 크다”

검찰은 파산 신청 직전 크나켄에 남아 있던 암호화폐를 압류했고, 이후 매각을 결정했다. 법적 근거는 네덜란드 형사소송법 117조다.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있는 압류 자산을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다. 매각으로 확보한 220만 유로는 현재 파산재단에 있는 유일한 자금이다.

함 관재인은 이 결정에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암호화폐 가치는 완전히 예측할 수 없다”며 유로로 가치를 고정한 것이 채권자들을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객 측 반발도 나온다. 한 고객을 대리하는 변호사는 레인모인드(Rijnmond) 방송에 “이게 누구의 코인이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 상황을 차고가 파산했는데 맡겨둔 자동차가 팔리고 아무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경우에 비유했다. 검찰은 매각에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당신 계좌의 코인, 실은 유로 청구권이었다”

함 관재인이 설명한 크나켄의 자금 구조는 복잡하다. 고객이 100유로로 비트코인을 사려고 하면 1유로를 수수료로 뗀 뒤 99유로만큼의 포지션을 거래소에서 매입했다. 이 포지션의 법적 소유권은 크나켄에 있었고, 고객은 그 유로 가치에 대한 청구권만 가진 셈이다. 계좌에는 암호화폐 보유량이 표시됐지만, 많은 고객은 이를 자신이 직접 소유한 코인으로 믿었다고 함 관재인은 말했다.

그는 크나켄이 고객 계정에 표시된 만큼의 암호화폐를 실제로 보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투자금과 일반 운영비가 오래전부터 한 계정에 뒤섞여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의 조사는 아직 크나켄이 실제로 얼마의 암호화폐를 매입했는지, 부족분이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놓지 못했다.

크나켄의 소유주 로날드 J.(Ronald J.)는 이 설명에 반발했다. 그는 모든 주문이 유동성 공급자(liquidity provider)를 통해 체결됐고, 주문식별번호와 체결가, 타임스탬프로 검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크나켄을 통한 모든 주문은 저희 유동성 공급자에서 체결됩니다”라고 말하며 관재인의 설명을 “완전히 잘못됐고 피해를 주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일부 고객 포지션이 커버되지 않았다는 점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크나켄이 지원한 약 145종 암호화폐 대부분에는 매칭되는 자산이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함 관재인이 제시한 1,000만~1,200만 유로 추정치는 인정할 수 없으며 계산 방식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관재인의 조사와 검찰의 형사수사가 모두 진행 중이어서 양측 주장 어느 쪽도 아직 최종 사법적 결론을 받지 못했다.

2020년 해킹과 축구단 후원, 그리고 남은 과제

크나켄의 재정 문제는 2020년 23BTC가 탈취된 해킹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세로 약 14만 유로(16만2,000달러) 상당이었다. 로날드 J.는 이 해킹으로 수백만 유로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크나켄은 신규 고객 유치를 계속했고, 페예노르트(Feyenoord), 스파르타(Sparta), 헤라클레스(Heracles), 헤렌베인(Heerenveen)과 후원 계약을 맺었다. 짧게는 아약스(Ajax)와도 계약했다. 헹크(Henk)라는 가명을 쓴 한 고객은 유명 축구클럽들과의 연계가 자신에게 신뢰를 줬다고 레인모인드에 말했지만, 나중에는 이를 “정말 스캔들”이라고 표현했다.

파산 심리 과정에서는 로날드 J.가 크나켄에서 자신이 지배하는 별도 회사로 약 230만 유로(약 38억원, 1달러 1,415원 기준)를 이전한 사실도 드러났다. 법원은 이 거래를 이해상충 소지가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로날드 J.는 마케팅 업무를 위해 별도 법인을 세운 것이며 기능을 분리하려는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수년치 재무기록을 레인모인드에 제공했고, 방송은 그가 개인적으로 이득을 취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크나켄은 유럽연합의 암호자산시장법(MiCA) 인가를 받지 못한 상태였다. 네덜란드는 2025년 6월30일(현지시각) 자국 전환기간을 종료했고, 이후 암호자산서비스제공자로 계속 영업하려면 정식 인가가 필요했다. 크나켄은 네덜란드 금융시장감독청(AFM)의 인가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채 운영을 멈췄다. 크나켄은 자사 문제를 네덜란드 중앙은행(DNB)에 신고하지도 않았다. DNB의 당시 감독 범위는 자금세탁·테러자금조달 방지에 한정돼 있었고, 건전성 문제는 관할 밖이었다고 중앙은행 측이 확인했다.

함 관재인은 아직 예상 회수율이나 배분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의 범죄수사와 관재인의 자산조사가 모두 끝나지 않은 만큼, 6,300명에 이르는 고객들의 실제 손실 규모가 드러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