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팬다, 화이트페이퍼 시한 어겨 오스트리아서 MiCA 위반 첫 7만 유로 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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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팬다, MiCA 위반으로 오스트리아서 7만유로 벌금…첫 공개 제재 사례
화이트페이퍼 제출 시한 어겨…빗팬다는 “시점·형식 문제일 뿐” 해명

오스트리아 금융시장감독청(FMA)이 암호화폐 거래소 빗팬다(Bitpanda GmbH)에 7만 유로 벌금을 부과했다. 달러화로는 매체별로 8만~8만2000달러 수준, 원화로는 약 1억1,600만원(1달러 1,415원 기준) 상당이다. 이번 제재는 유럽연합(EU) 암호자산시장규제법(MiCA·Markets in Crypto-Assets Regulation) 위반에 대해 오스트리아 당국이 공개한 첫 최종 처분이다. FMA는 빗팬다가 암호자산 화이트페이퍼를 공표 전 제출해야 하는 시한을 지키지 않았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마케팅 자료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절차는 신속절차로 마무리됐고 처분은 최종 확정됐다.
화이트페이퍼 지연과 마케팅 공시 위반
FMA에 따르면 빗팬다는 암호자산 화이트페이퍼를 공표 최소 20영업일 전에 규제당국에 제출해야 하는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 미국 매체 비트코인닷컴(news.bitcoin.com)은 이를 MiCA 8조 위반으로 규정했으며, 화이트페이퍼가 발행되기 전 마케팅 공지를 낸 것은 MiCA 1조 위반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FMA는 구체적으로 어떤 암호화폐가 문제가 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위반 사항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필수 화이트페이퍼가 공표되기 전에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먼저 배포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별도의 마케팅 자료에 필수 문구가 빠졌다는 점이다. 해당 자료에는 이 문서가 규제당국의 검토나 승인을 받지 않았으며 암호자산 제공업체가 내용에 전적으로 책임을 진다는 문구가 들어가야 하는데, 이 문구와 함께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도 누락됐다.

“시점과 형식 문제일 뿐”…빗팬다 해명
빗팬다는 코인데스크(CoinDesk)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당국이 지적한 사항은 화이트페이퍼와 부속 정보문서 발표를 둘러싼 시점 및 형식 요건에만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해당 토큰 출시를 위해 MiCAR 요건에 맞는 화이트페이퍼를 작성해 FMA에 제출했고, 전체 절차를 당국과 계속 조율해왔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이 화이트페이퍼를 지난해 초에 제출했다고 코인데스크에 전했다.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에는 조금 더 구체적인 해명이 담겼다. 빗팬다는 문제가 화이트페이퍼와 부속 정보문서 발표를 둘러싼 시점·형식 요건에만 관련된 것이라며, 고객 자금이나 플랫폼 보안에는 영향이 없었고 고객이 금전적 피해를 입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회사는 FMA로부터 통보를 받은 뒤 문제를 바로잡았으며, 신속하고 합의적인 절차 종결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FMA “특혜 없다”…MiCA 집행 본격화
FMA는 “MiCAR는 EU 전역에 통일된 암호자산 법적 틀을 만들기 위한 것이며, 특히 투자자 보호와 암호화폐 시장의 건전성 확보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번 처분이 이 법적 기록의 확정 사례라고 강조했다. FMA는 이번이 MiCA 프레임워크 아래 처음으로 법적 구속력을 갖게 된 제재라고 짚으며, MiCA가 “더 이상 인가와 감독의 문제만이 아니라 집행의 영역에도 들어섰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FMA는 규제된 암호자산 시장의 발전을 지지한다. 혁신과 일관된 집행은 서로 배치되지 않는다. 투명성과 투자자 보호 규정은 이 법적 틀의 핵심 구성 요소”라고 덧붙였다. FMA는 이번이 처음 공개된 MiCA 사례라 해도 빗팬다에 특별 대우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밝혔다.
밀러 프로텍트 AG(Miller Protect AG)의 마르쿠스 밀러(Markus Miller)는 이번 제재가 “빗팬다의 규제 진지성과 그 역할에 대한 불편한 질문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라이선스는 그 이면의 규정이 일관되게 지켜질 때만 신뢰를 쌓는다”고 비판했다.
빗팬다는 독일 금융감독청(BaFin)으로부터 지난해 1월 MiCA 라이선스를 받았고, 오스트리아 FMA로부터는 지난해 4월 인가를 획득했다. 크립토뉴스(crypto.news)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빗팬다는 독일과 몰타에서도 MiCA 라이선스를 보유하며 다른 금융회사에 암호화폐 인프라를 공급하고 있었다. 온라인 트레이딩 업체 IG는 유럽 암호화폐 사업 확장을 위해 빗팬다의 유동성·거래 연결성·시장 데이터를 활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예기간 끝나고 첫 처벌…업계 부담도 가중
이번 처분은 MiCA의 그랜드파더링(기존 국가별 등록 사업자에 대한 유예) 기간이 지난 7월 1일(현지시각) 끝난 뒤 나왔다. FMA는 지난 8월 14일(현지시각) 7만 유로 벌금 부과 사실을 공개했다. 유예기간 만료로 여러 EU 회원국의 암호화폐 기업들이 기존 국가별 등록 체계를 더 이상 활용할 수 없게 된 시점과 맞물려, 이번 제재는 규제당국이 인가 단계에서 실제 집행 단계로 넘어갔다는 신호로 읽힌다.
컴플라이언스 부담은 이미 업계의 화두였다. 게이트 유럽(Gate Europe) 최고경영자 조반니 쿤티(Giovanni Cunti)는 이번 제재가 나오기 약 한 달 전, MiCA 라이선스를 확보한 암호화폐 기업이라도 컴플라이언스 유지 비용이 계속 오르면서 생존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MiCA 라이선스를 취득한 업체 중에서도 장기적으로 이 사업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자원을 감당하지 못하는 곳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스트리아 FMA는 최근 거래소 빗겟(Bitget) 유럽 법인의 MiCA 신청서도 접수해 심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빗겟 유럽은 지난 6월 17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에 MiCA 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라이선스를 이미 손에 쥔 빗팬다조차 형식·시점 요건을 어겨 벌금을 물게 된 이번 사례는, 앞으로 인가를 받으려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실무 기준을 얼마나 엄격히 지켜야 하는지 보여주는 참고 사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