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당대표 확정? 정청래 대역전?... 누가 이겨도 후폭풍 불가피
작성일
오늘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당대표 선출

더불어민주당을 앞으로 2년간 이끌 새 지도부가 1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확정된다. 당대표 자리를 놓고 순회 경선 내내 선두를 지켜온 김민석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굳힐지 정청래 후보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함께 뽑는 최고위원 5석을 두고도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가 수석최고위원 자리와 계파 주도권을 놓고 혼전을 벌이고 있다.
김민석 우세 속 막판 변수는
당대표 선거는 송영길·정청래·김민석 후보(기호순)의 3파전이지만 사실상 김 후보와 정 후보의 양강 구도로 좁혀졌다. 최종 결과는 순회경선에서 공개된 권리당원 표에 이날 발표되는 대의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경남·대구·경북 등 영남권 득표율 가중치 5%를 합산해 가려진다. 이번 전당대회에 처음 적용되는 '1인 1표제'에 따라 당대표 선거인단 투표 반영 비율은 권리당원·대의원 70%, 국민 30%다.
당대표 경선에는 선호투표제가 적용된다. 유권자가 1~3순위 후보를 함께 기표하되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인을 제외한 최하위 후보를 1순위로 찍은 표의 2순위 선택을 합산해 승자를 정하는 방식이다.
영남권 가중치를 반영하지 않은 누적 득표율은 49.91%를 기록한 김 후보가 선두다. 정 후보는 41.51%, 송 후보는 8.58%다. 김 후보와 정 후보의 표 차이는 6만4567표. 득표율로는 8.40%포인트(p) 차다. 전체 당원의 33%가량이 몰린 지난 15일 호남 경선에서 압승하며 52.21%까지 치솟았던 김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전날 수도권 경선이 박빙으로 흐르면서 절반 아래인 49.91%로 다시 내려왔다.

수도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김 후보는 46.66%를 얻어 정 후보(46.28%)를 0.38%p 차로 앞섰다. 송 후보는 7.06%였다. 지역별로 김 후보는 서울에서 46.61%, 경기에서 46.70%를, 정 후보는 서울에서 46.17%, 경기에서 46.37%를 기록했다. 근소한 차이이긴 하나 김 후보가 호남에 이어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도 승리하며 유리한 고지를 지켰다.
관전 요소는 30%가 반영되는 국민 여론조사와 선호투표제다. 김 후보 측은 여론조사를 합산해 50%를 넘겨 선호투표제까지 가지 않고 1차에서 승부를 확정 짓겠다는 구상이다. 두 차례 연속 패배한 정 후보는 대의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에서 격차를 뒤집을 만큼 크게 이겨야 대역전을 노릴 수 있다.
최고위원 5석 놓고 계파 혼전
최고위원 선거도 끝까지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누적 득표순으로 최민희·박선원·서미화·이성윤·한민수 후보가 당선권인 5위 안에 들어 있다. 최민희·이성윤·한민수 후보는 친청계, 박선원·서미화 후보는 친명계 비당권파다. '친청 3명·친명 2명' 구도다.
1위 후보가 맡는 수석최고위원 자리를 놓고는 친청계 최민희 후보와 친명계 박선원 후보가 0.31%p 차로 맞붙어 있다. 대의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집힐 수 있는 차이다. 수도권 경선에서는 최 후보가 16.32%로 1위, 이성윤 후보가 15.97%로 2위에 올랐고 한민수(15.28%)·박선원(15.04%)·서미화(14.52%)·김용(14.24%) 후보가 뒤를 이었다. 호남에서 친명계가 대체로 선전했던 것과 달리 수도권에서는 친청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당선권 진입을 놓고는 이 후보(누적 13.94%), 한 후보(13.77%)와 6위인 친명계 김용 후보(13.62%)가 13%대에서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다. 여기에 누적 득표 7·8위였던 친명계 임미애·김영호 후보가 16일 나란히 사퇴하며 김용 후보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했다. 마지막 남은 대의원 투표(1만7000명)에서 표를 결집해 김 후보를 5위 안으로 밀어 넣겠다는 전략으로, 이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막판 변수다.
전대 뒤에도 남는 감정의 골
이날 선출되는 지도부는 향후 2년간 당권을 쥐고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한편 2028년 제23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권을 행사한다. 그러나 격렬했던 당권 경쟁 과정에서 후보와 지지자들 사이에 적지 않은 앙금이 쌓였다.
네거티브 공방은 거칠었다. 김 후보는 정 후보를 겨냥해 "반명, 분열주의, 신천지의 3자 비밀 연합을 깨는 것이 이번 전대의 본질"이라고 각을 세웠다. 송 후보는 정 후보를 향해 "옛날 같으면 역적으로 목을 잘라 정말 진압해야 할 사안", "붕어 IQ"라는 발언까지 내놨다. 정 후보도 김 후보의 탈당 이력을 겨냥해 "의리는 지켜본 사람이 지키는 것이고, 배신도 해본 사람이 또 한 번 배신하게 돼 있다"며 '배신의 정치'로 맞받았다. 두 후보는 서로 윤리위원회 제소까지 거론했다. 최고위원 회의에서는 친명계 강득구 최고위원과 친청계 박규환 최고위원이 사사건건 공개 충돌하며 계파 대리전 양상을 보였다.
이런 충돌이 누적된 탓에 전대가 끝나도 감정의 골이 단기간에 봉합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내년 4월 재보궐선거가 갈등의 재점화 지점으로 꼽힌다.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강릉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예정된 데다 '여론조사비 대납' 혐의를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년 초 직을 잃을 경우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겹칠 수 있다. 여기에서 민주당이 패배하면 전대에서 진 계파를 중심으로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며 내부 갈등이 되풀이될 수 있다.
새 대표가 누구냐에 따라 당청 관계도 달라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이 당대표이던 시절 수석최고위원을 지내고 초대 국무총리를 맡았던 김 후보가 당선되면 당과 정부를 모두 겪은 인사가 당정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반대로 정 후보가 연임하면 현 지도부 체제가 이어지며 국정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친명계에선 정 후보가 뽑히면 당과 청와대의 관계가 삐걱거리고 이 대통령의 레임덕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청와대는 특정 후보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지만 새 지도부가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류다.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부동산 공급대책과 개혁 입법, 오는 10월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에 따른 후속 입법 등 현안이 쌓여 있어서다. 전대 이후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폭과 시점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