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 1인가구 고립 막을 동네 복지망 찾는다
작성일
복지리더 200여 명 한자리에…관계 회복 중심의 민관 협력 해법 모색

서구는 지난 14일 서빛마루문화예술회관에서 김이강 서구청장을 비롯해 동 보장협의체 위원, 복지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 복지리더 아카데미’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복지정책 설명회에서 벗어나 지역사회가 함께 1인 가구의 고립 문제를 고민하고 민관 협력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구에 따르면 관내 1인 가구는 전체 세대의 약 43%인 5만8,400여 가구에 이른다. 1인 가구 증가가 일상적인 사회 변화로 자리 잡은 가운데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외로움, 은둔과 고립, 고독사 등 사회적 관계 단절에 따른 새로운 복지 수요도 커지고 있다.
◆ 1인가구 43% 시대, 복지의 시선도 달라져야
이날 아카데미의 핵심 화두는 ‘관계’였다.
과거 복지정책이 경제적 지원이나 생활 안정에 집중했다면, 1인 가구가 크게 증가한 현재는 개인의 사회적 관계와 정서적 고립까지 살피는 복지로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모였다.
1부 공감특강에서는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수영 교수가 강사로 나서 ‘1인 가구 전성시대, 소외 없는 동네를 만드는 민·관 협력’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1인 가구 증가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변화와 함께 고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사회의 역할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특히 1인 가구의 고립은 단순히 소득이나 경제적 문제만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과 은둔, 사회적 관계 단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복지의 초점 역시 경제적 지원에 머물지 않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회복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지역 주민들이 부담 없이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동네 공간을 확대하고, 자연스럽게 이웃과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지역사회 기반의 연결망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현장의 질문에서 출발한 복지 해법 논의
이어진 2부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현장 이야기가 이어졌다.
‘동네 복지 톡!톡! 콘서트’에서는 사전에 접수한 복지 현장의 고민과 질문을 중심으로 전문가와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지역사회 고립 문제에 대한 대응 방향을 모색했다.
특히 일선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고 있는 동 보장협의체 위원과 복지기관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경험한 사례를 공유하면서 기존 복지서비스의 한계와 개선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지역사회에서 고립 위험이 높은 주민을 어떻게 조기에 발견할 것인지, 관계 형성이 단절된 주민에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행정과 민간 복지기관이 각자의 역할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됐다.
참석자들은 위기 상황이 발생한 뒤 지원하는 사후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평소 이웃 간 관계를 형성하고 지역사회 안에서 자연스럽게 주민을 연결하는 예방적 복지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행정기관과 복지기관뿐만 아니라 주민 스스로 지역의 복지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참여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 18개 동 복지사업 한눈에…관계망 회복 사례 공유
행사장에서는 지역사회에서 실제 추진되고 있는 다양한 1인 가구 지원사업도 소개됐다.
‘혼자여도 괜찮은, 우리 동네의 삶’을 주제로 마련된 전시에서는 지역 내 1인 가구의 현황과 다양한 삶의 모습을 사진과 그래픽 등을 활용해 보여줬다.
특히 18개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각각 추진하고 있는 사회관계망 형성 사업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양3동은 이미용 서비스와 말벗서비스를 통해 주민들의 일상적인 관계 형성을 돕고 있으며, 금호1동은 은둔형 1인 가구를 대상으로 1대1 걷기 활동을 진행하며 외부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서창동에서는 주민 간 1대1 결연을 바탕으로 원예와 전통문화 체험 등을 함께하며 자연스러운 관계 형성을 지원하고 있다.
상무2동은 반찬 나눔과 제빵교실 등 주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내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각 동에서 추진하는 사업은 거창한 복지서비스보다는 주민들이 부담 없이 참여하고 서로 안부를 확인할 수 있는 생활 속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구는 이번 전시와 사례 공유를 통해 지역별 특성과 주민 수요에 맞는 다양한 복지 모델을 발굴하고, 우수 사례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 민관 힘 모아 촘촘한 동네 복지망 구축
서구는 이날 아카데미에서 제시된 현장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앞으로의 1인 가구 복지정책과 지역 복지서비스 개선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특히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활동하는 동 보장협의체와 복지기관의 역할을 강화하고, 민관 복지 주체들이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1인 가구의 고립 문제는 어느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행정이 가진 공공서비스와 복지기관의 전문성, 지역 주민들의 생활 속 관심과 참여가 함께 어우러질 때 보다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서구의 설명이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1인 가구의 고립 문제는 행정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주민을 가장 가까이에서 살피는 동 보장협의체와 복지리더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민과 관이 긴밀하게 소통하고 힘을 모아 촘촘한 동네 복지망을 구축하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따뜻한 복지 공동체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서구는 앞으로도 1인 가구를 단순히 ‘혼자 사는 주민’으로 바라보는 데서 벗어나 각자의 생활환경과 관계망, 사회적 연결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맞춤형 복지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 곳곳에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고립 위험이 있는 주민들이 지역사회와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1인 가구가 전체 세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복지의 역할도 경제적 지원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일’로 확대되고 있다. 서구가 지역의 복지리더들과 함께 마련한 이번 아카데미가 고립을 예방하고 이웃 간 관계를 회복하는 새로운 지역 복지모델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