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촌스러운 기념품인 줄 알았는데… 2030이 '품절 대란' 일으킨 뜻밖의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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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공예가 '없어서 못 사는 템'으로
K굿즈 매출 두 자릿수 성장의 비결
전통 소반 모양에 자개를 입힌 무선충전기가 매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인사동 뒷골목 기념품이던 K굿즈가 이제 젊은 세대의 '없어서 못 사는 템'으로 자리 잡으면서, 전통 공예를 산업으로 키우는 성공 사례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쉘랑코리아의 '자개소반 무선충전기'는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 이 제품은 전통 소반(小盤) 형태에 자개 문양을 입힌 무선충전기로, 브랜드 대표 라인인 '달반(dalban)'을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의 전통 문양을 자개로 구현한 버전 등 여러 디자인으로 출시돼 있다. 2021년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사장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서울상징관광기념품 공모전 아이디어상·시민인기상과 우수문화상품 K-Ribbon에 잇달아 선정됐다. 이후 국립중앙박물관 뮤지엄숍 '뮷즈'와 경복궁 인근 한식당 경원재 등에 입점하면서 누적 거래액이 14억8000만원을 넘어섰다. 전통 공예 소재인 자개와 소반 형태에 무선충전이라는 현대 기능을 결합한 발상이 외국인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대통령상 받은 '와인마개' 하나가 회사 매출을 바꿔놓다
이런 흐름 속에 더 극적인 성장세를 보인 곳도 있다. 한국문화상품을 개발하는 미미디자인의 지난해 연매출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뛰었다. 결정적 계기는 지난해 8월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한 2025 대한민국 관광공모전(기념품 부문)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은 '조선왕실 와인마개'였다. 경복궁 근정전 어좌 위에 왕이 앉은 모습을 형상화한 이 제품은 외국인 심사단의 호평 속에 이 해 신설된 '글로벌 인기상'까지 함께 거머쥐었다. 당시 공모전 경쟁률은 27대 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미미디자인을 이끄는 한상미 대표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수상 이후 월 매출이 평소보다 5배나 뛰었다"고 밝혔다. 수상작은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주요 온·오프라인 판매처에 입점했고, 지금도 기업들의 협업 제안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왕실 와인마개는 경복궁 근정전 모습을 패키지 겸 보관함으로 디자인한 것이 특징으로,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물건에 왕실 문양을 접목했다는 점에서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공모전이 만든 선순환…품절 대란까지 이어진 '단청 키보드'
한국관광공사의 K굿즈 공모전이 배출한 히트작은 이뿐만이 아니다. 2024년 사장상을 받은 시이닷의 '단청 키보드'는 단청의 화려한 색감을 키보드 디자인에 입힌 제품으로, 출시 이후 품절 대란을 겪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후 현대백화점과 협업해 키캡 키링으로 재탄생하며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관광공사는 수상작에 대통령상 1000만원, 국무총리상 각 400만원 등 상금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실제 제품을 구매해 홍보에 활용하고, 1대1 컨설팅과 온오프라인 판로 지원, 관광기금 융자 신청 자격까지 부여한다. 민간 후원기관인 현대백화점도 기념품숍 '더현대프레젠트' 입점과 상품화 자금 지원으로 힘을 보탠다.
"전통 굿즈 = 촌스럽다"는 인식, 이제는 옛말
인사동 촌스러운 기념품인 줄 알았는데… 2030이 '품절 대란' 일으킨 뜻밖의 물건
이 같은 성공 사례들은 K굿즈에 대한 소비자 인식 자체를 바꿔놓고 있다는 평가다. 한때 인사동 기념품 골목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전통 소재 제품들이, 이제는 실용성과 디자인 완성도를 갖춘 '갖고 싶은 물건'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미디자인은 최근 부산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조선왕실 와인마개 외에도 고려청자 문양을 입힌 스마트폰 케이스와 손수건 등 시리즈 제품을 함께 선보이며 라인업을 넓히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런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지난 5월부터 '2026 대한민국 관광공모전(기념품 부문)'을 새롭게 진행하며 후속 히트작 발굴에 나선 상태다.
전통 문양을 첨단 기술이나 실용 제품과 결합하는 방식이 이제는 K굿즈 성공 공식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관광 기념품이 단순한 '한 번 사고 마는 선물'을 넘어, 지속적인 매출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산업군으로 커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