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9일 백악관에 코인베이스·리플·칼시·CFTC·SEC 총집합…클래리티법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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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8월19일 코인베이스·리플·칼시와 백악관 회동…CFTC·SEC 수장도 참석
클래리티법 연내 통과 확률 10~19%로 급락, 윤리 논쟁이 최대 걸림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인베이스, 리플, 칼시 등 가상자산·예측시장 업계 수장들을 백악관으로 불러들인다. 8월19일(현지시각) 수요일로 예정된 이 회동에는 CFTC(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마이클 셀리그(Michael Selig) 위원장과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폴 앳킨스(Paul Atkins) 위원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은 업계 최대 입법 현안인 클래리티법(디지털자산시장 명확성법·CLARITY Act)의 연내 통과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진 시점에 성사됐다는 점에서 무게가 실린다.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 거래자들은 지난 토요일 기준 클래리티법의 2026년 내 서명 가능성을 19%로 매겼다. 2월19일(현지시각) 82%로 정점을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꺾인 수치다. 최종 참석자 명단은 바뀔 수 있다고 보도됐다.
코인베이스·리플·칼시 등 총출동…거래소·거래시장까지 초청
보도에 따르면 이번 회동에는 코인베이스, 안드리센 호로위츠, 리플, 체인링크, 칼시, 패러다임 임원들과 디지털 챔버 관계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크라켄, 제미니,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 관계자들도 초청받았다고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셀리그 CFTC 위원장이 참석 예정자로 거론되고, 앳킨스 SEC 위원장도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은 상원이 클래리티법 관련 다음 절차적 조치를 밟기로 한 시점보다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잡혔다. 클래리티법은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연방 규정을 만들고 SEC와 CFTC 간 감독 권한을 나누는 것을 목표로 한 법안이다. 의회가 전체 법안 틀을 완성하지 못하는 사이 두 기관이 기존 권한을 활용해 정책을 직접 만들어가는 흐름도 함께 커지고 있다.

클래리티법, 왜 무너지고 있나
클래리티법은 여름 들어 초당적 지지를 확보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5월14일(현지시각) 15대9로 법안을 통과시켰고, 민주당 소속 루벤 갈레고 의원과 앤절라 앨소브룩스 의원이 공화당 13명 전원과 함께 찬성했다. 하원은 이미 2025년 7월 HR 3633 법안을 294대134로 통과시켰으며 민주당 의원 78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하지만 이후 협상은 고위 공직자의 가상자산 활동 제한, 스테이블코인 보상 한도, 불법 자금 방지 조항을 둘러싼 갈등으로 흐트러졌다. 은행권은 이자를 주는 스테이블코인 상품이 전통 은행권 예금을 빼앗아갈 수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보상 제한을 요구해왔다. 가장 큰 걸림돌은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가상자산 사업을 둘러싼 윤리 논쟁이다. 초당적 상원의원 그룹이 7월30일(현지시각) 백악관에 윤리 프레임워크 제안을 보냈지만, 행정부는 아직 공개적으로 동의하지 않았다. 갈락시디지털은 이 법안 논의가 정책 협상에서 정치 협상으로 성격이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타협이 없으면 상원 통과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할 방법이 없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런 정체 상황 속에 클래리티법은 상원의 8월 휴회를 표결 없이 넘겼다. 다만 존 튠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워싱턴을 떠나기 전 본회의 상정 동의안에 대한 토론종결(클로처) 절차를 신청해뒀다. 이에 따라 상원이 복귀하는 9월14일(현지시각)에 첫 시험대가 마련된다. 그러나 상원은 중간선거 캠페인을 위해 10월2일경(현지시각) 워싱턴을 떠나기 전까지 약 3주만 회기를 갖는다. 갈락시디지털은 클래리티법이 연내 상원을 통과할 현실적인 기회를 가지려면 이 짧은 기간의 상당 부분을 즉시 소진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SEC·CFTC, 입법 공백 메우려 자체 행동 나서
의회가 발이 묶인 사이 SEC와 CFTC는 기존 권한으로 얼마나 많은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는지 시험하고 있다. SEC는 앳킨스 위원장 지휘 아래 특정 가상자산 발행에 맞춘 레그 크립토(Reg Crypto)와, 토큰화 증권·온체인 거래의 제한적 실험을 허용하는 이노베이션 익셈션(Innovation Exemption)이라는 두 가지 주요 구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진행은 순탄치 않다. SEC는 크립토 발행 관련 제안에 대해 8월14일(현지시각) 표결을 예정했다가 하루 전 회의를 취소했고 새 일정은 잡지 않았다. 이노베이션 익셈션 역시 전통 증권업계 일부의 반발 속에 지연을 겪고 있다.
CFTC는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셀리그 위원장은 규제 당국이 혁신 속도를 따라가려면 새로운 금융상품을 만드는 기업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CFTC는 8월20일(현지시각) 첫 이노베이션 자문위원회(Innovation Advisory Committee) 회의를 열어 기업 임원, 창업자, 시장 참여자들과 함께 금융 규제의 미래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는 CFTC가 예측시장에 대해 점차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8월11일(현지시각) CFTC는 칼시가 뉴욕주가 제기한 소송이 자사의 연방 규제 이벤트 계약 시장을 전국적으로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한 뒤 긴급 권한을 발동했다.
이런 갈등의 배경에는 예측시장을 둘러싼 주(州) 정부와 연방 규제기관 간 관할권 다툼이 자리한다. 앞서 미시간 동부지법은 코인베이스가 칼시의 스포츠 이벤트 계약을 자사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것과 관련해 낸 예비적 금지명령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코인베이스는 이 상품이 CFTC의 배타적 관할 아래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미시간주는 자국 스포츠베팅법을 계속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법원마다 판단이 엇갈리는 상황도 CFTC가 예측시장 규제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배경으로 꼽힌다.
남은 변수와 업계의 셈법
이번 백악관 회동이 클래리티법 통과에 실질적 돌파구를 마련할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수년간 연방 입법을 위해 로비를 벌여온 기업 임원들이 상원의 표결 가능성을 가를 시점을 코앞에 두고 행정부 인사들과 직접 마주 앉는다는 점에서 이번 회동의 정치적 의미는 작지 않다. 갈락시디지털의 10% 추정치와 폴리마켓의 19% 확률 모두 연내 통과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결국 관전 포인트는 두 갈래다.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사업을 둘러싼 윤리 문제에서 백악관과 상원이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지다. 다른 하나는 SEC와 CFTC가 입법 공백을 메우기 위해 벌이는 자체 규제 실험이 시장에 얼마나 실질적인 명확성을 제공할 수 있는지다. 9월14일 상원 복귀 이후 약 3주의 짧은 회기 동안 이 두 갈래 흐름이 어떻게 맞물릴지가 업계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