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부 장관이 오늘(16일) 미국으로 급히 떠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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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본부장 공석 속 긴급 방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산업부 간부 AX교육에 앞서 참석한 직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1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산업부 간부 AX교육에 앞서 참석한 직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1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통상 현안 조율을 위해 미국으로 긴급 출국했다.

대미 투자 이행 및 관세 조치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고 여한구 전 통상교섭본부장 직권면직에 따른 외교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행보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합의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을 바탕으로 15% 관세 상한선을 유지하려 한다.

그러나 미 무역법 제301조에 근거한 조사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관세 인상 압박과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의 신속한 투자 촉구가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박정성 통상차관보 주재의 비상 체계를 가동해 대응한다.

김 장관은 지난달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 참석 이후 약 3주 만인 16일 다시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방미의 핵심 의제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 신속 추진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해당 투자를 조건으로 미국의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하향 조정하는 데 합의했다.

산업통상부는 투자 1호 프로젝트로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선정해 조율해왔다. 가스복합화력발전은 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가스터빈을 돌려 발전하고 배기가스 열을 회수해 2차 스팀터빈을 구동하는 고효율 발전 방식이다.

정부는 연내 1호 프로젝트를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미국은 외교 채널을 가동해 한국 측에 조속한 이행을 강력히 촉구했다. 지난 14일 스틸 대사는 한국 각료 중 외교부 장관을 제외하고 가장 먼저 김 장관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대미 투자 실현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및 반도체 과학법 시행 이후 한국 기업들의 대미 직접 투자가 급증하는 거시적 추세 속에서 이번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는 한미 경제 협력의 중대한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방위적인 투자 압박과 동시에 관세 조치 대응도 시급한 과제다.

미국은 이달 말 미 무역법 제301조에 근거한 과잉생산 관련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무역법 제301조는 교역 상대국이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보일 경우 미국 대통령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등 일방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규정한 강력한 법안이다.

현재 미국은 한국산 특정 제품에 강제노동 관련 12.5%의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이달 말 과잉생산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가 매겨지면 지난해 양국이 합의한 상한선인 15%를 초과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국 정부는 관세 15% 상한선을 넘기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대미 투자 속도가 향후 관세율 결정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는 글을 게시하며 투자를 압박했다.

자동차 부품은 한국의 대미 핵심 수출 품목으로 관세 인상 시 수출 경쟁력에 직접적인 타격이 발생한다.

관세 협상의 실무를 담당해 온 여 전 본부장의 부재는 김 장관의 협상 부담을 가중시킨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여 전 본부장을 직권면직 처리했다. 정부 차원에서 구체적인 해임 사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해당 인사는 관세 협상 본연의 업무와 무관한 사안으로 파악됐다.

후임 인선이 확정되지 않아 통상교섭본부장 자리에 공석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대미 협상의 연속성 유지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산업통상부는 박 차관보 주재의 비상 업무 체계를 즉각 가동해 공백 최소화에 주력한다.

김 장관은 이번 방미 일정 중 미국 통상 당국자들과 만나 여 전 본부장의 궐위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고 기존 합의 사항이 변함없이 이행될 것임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