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씨에 ‘회색 솜털’ 곰팡이…과육은 먹어도 될까? 알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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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씨의 흰색 물질, 곰팡이 아닐 수도 있다
씨가 갈라진 복숭아, 씨만 제거해도 안전할까?

여름철 복숭아를 자르다 보면 단단한 씨가 칼에 함께 갈라지는 경우가 있다. 이때 씨 안쪽이나 주변에서 하얗거나 회색빛을 띠는 솜털 같은 물질이 발견되기도 한다. 얼핏 곰팡이처럼 보여 찜찜하지만, 과육이 멀쩡하면 씨만 떼어내고 먹어도 될지 고민하게 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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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흰색 물질이라고 모두 곰팡이는 아니다. 복숭아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솜털처럼 번진 곰팡이가 확실하다면 과육이 정상으로 보여도 통째로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하얗게 보인다고 전부 곰팡이는 아니다

복숭아 씨 주변에서 발견되는 흰색 물질은 크게 곰팡이와 식물 조직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씨에 붙어 있는 물질이 희고 단단한 알갱이나 울퉁불퉁한 덩어리 형태라면 복숭아가 상처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캘러스 조직’일 가능성이 있다.

캘러스는 식물 세포가 상처받거나 성장 과정에서 자극받았을 때 형성되는 자연적인 조직이다. 곰팡이나 세균과는 다른 것으로, 과육에 부패한 흔적이 없고 냄새와 맛도 정상이라면 반드시 문제가 있는 복숭아라고 볼 수는 없다.

반대로 실처럼 가느다란 털이 퍼져 있거나 회색·녹색·검은색으로 변색됐다면 곰팡이를 의심해야 한다. 과육이 지나치게 물러졌거나 물이 흐르고, 시큼하거나 퀴퀴한 냄새가 나는 경우도 부패 신호다.

씨가 갈라진 복숭아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복숭아씨는 단단한 껍질로 둘러싸여 있지만 완전히 밀폐된 구조가 아니다. 성장 과정이나 외부 충격으로 씨가 깨지면 틈을 통해 수분과 공기가 들어가 곰팡이가 자라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곰팡이가 맞다면 씨만 떼어내서는 안 된다

곰팡이가 씨에만 생긴 것처럼 보여도 과육까지 먹지 않는 편이 좋다. 미국 농무부 식품안전검사국은 복숭아를 오이·토마토 등과 함께 수분 함량이 높은 무른 과일과 채소로 분류한다. 이런 식품에서 곰팡이가 확인되면 해당 부위만 도려내지 말고 통째로 폐기하라고 권고한다. 미국 농무부 식품안전 지침에 따르면 곰팡이는 수분이 많은 식품의 표면 아래까지 침투할 수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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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솜털은 곰팡이 전체가 아니라 일부에 불과하다. 뿌리처럼 뻗는 균사는 이미 과육 안쪽까지 퍼졌을 수 있으며, 곰팡이와 함께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세균이 증식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일부 곰팡이는 인체에 해를 줄 수 있는 곰팡이독소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양배추나 당근처럼 조직이 단단하고 수분이 비교적 적은 식재료는 곰팡이가 생긴 부분 주변을 넓고 깊게 잘라낸 뒤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복숭아는 조직이 부드럽고 수분이 많아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 씻거나 씨 주변을 크게 도려낸다고 안전해진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곰팡이인지 캘러스인지 구분하기 어렵고 조금이라도 이상한 냄새나 물러짐이 동반된다면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특히 어린이와 임신부, 고령자,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상태가 의심스러운 복숭아를 제공하지 않는 편이 좋다.

비닐째 방치하면 습기 찰 수 있어…보관법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복숭아를 고르고 있다 / 뉴스1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복숭아를 고르고 있다 / 뉴스1

복숭아는 수확한 뒤에도 빠르게 익고 물러지는 과일이다. 구매할 때 담긴 비닐봉지에 그대로 넣어 따뜻한 실내에 두면 내부에 습기가 차면서 부패와 곰팡이가 빨라질 수 있다. 젖은 상자에 담겨 있다면 바로 꺼내고, 상처가 있거나 무른 복숭아는 다른 과일과 분리해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복숭아를 저온에 민감한 과일로 분류한다. 천도와 황도는 5~8도, 백도는 8~10도 안팎에서 보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안내한다. 가정에서는 복숭아를 종이나 키친타월로 하나씩 감싼 뒤 냉장고 일반 칸에 보관하는 방법이 실용적이다. 농촌진흥청 과일·채소 보관 안내에 따르면 복숭아를 지나치게 낮은 온도에 오래 두면 단맛과 향, 식감이 떨어질 수 있다.

복숭아는 먹기 직전에 씻는 것이 좋다. 미리 세척하면 표면에 남은 물기가 부패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껍질째 먹는다면 흐르는 물에 충분히 적신 뒤 손으로 부드럽게 문질러 털과 이물질을 제거한다. 세척 후에는 물기를 바로 닦아낸다.

‘딱복’과 ‘물복’, 효능보다 식감과 숙도 차이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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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복숭아인 ‘딱복’은 과육 조직이 치밀해 씹는 맛이 강하고 비교적 쉽게 무르지 않는다. 씹는 시간이 길어 포만감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보관성도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물복’은 후숙이 진행되면서 과육이 부드러워지고 과즙과 향이 풍부해진 상태다. 달콤한 맛을 선호하거나 단단한 과일을 씹기 어려운 사람에게 적합하지만, 한번 물러지기 시작하면 부패 속도도 빨라질 수 있어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먹는 것이 좋다.

두 종류를 완전히 다른 품종이나 효능으로 구분할 필요는 없다. 모두 수분과 식이섬유, 비타민 C, 폴리페놀 등을 섭취할 수 있는 복숭아다. 껍질째 먹으면 식이섬유와 항산화 성분을 함께 섭취할 수 있지만, 표면을 충분히 세척해야 한다.

결국 씨 주변에서 발견된 흰색 조직이 단단하고 과육의 냄새와 상태가 정상이라면 자연적인 캘러스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회색 솜털이 번지거나 변색·악취·물러짐이 함께 나타난다면 곰팡이로 보고 복숭아 전체를 버려야 한다. ‘씨에만 있으니 괜찮겠지’라는 판단보다는 과일 전체의 상태를 살피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