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체인, 출범 한 달 만에 TVL 1조원 육박…유니스왑이 유동성 전량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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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후드체인 TVL 1.4조원 육박, 유니스왑이 유동성 대부분 공급
UNI 소각도 2배 급증…연 1,300억원 규모로 유통량 4% 태워

로빈후드(Robinhood)가 지난 7월 1일(현지시각) 출범시킨 자체 블록체인 “로빈후드체인(Robinhood Chain)”의 총예치금(TVL)이 한 달여 만에 1조원대에 육박했다.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 애널리스트 제프리 켄드릭(Geoffrey Kendrick)은 최근 보고서에서 로빈후드체인의 TVL이 약 10억 달러(약 1.4조원, 1달러 1,415원 기준)에 근접했다며 이를 어떤 블록체인보다도 빠른 성장 속도라고 평가했다. 이 유동성의 거의 전부는 탈중앙화 거래소(DEX) 유니스왑(Uniswap)의 V2, V3, V4 배포판을 통해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빈후드와 유니스왑의 결합은 유니스왑 쪽에도 영향을 미쳤다. 7월 27일(현지시각) 로빈후드 관련 수수료 스위치가 켜진 이후 UNI 소각 속도가 약 2배로 빨라졌고, 현재 연간 소각 규모는 약 9,000만 달러(약 1,300억원)로 추산되며 이는 UNI 유통량의 4% 이상에 해당한다.
로빈후드체인, 출범 한 달여 만에 초고속 성장
로빈후드체인은 실물자산(RWA)을 블록체인 위로 옮기는 데 초점을 맞춰 7월 1일(현지시각) 출범했다. 출범 직후 반응은 뜨거웠다. 첫 주 일일활성사용자(DAU)는 19만4,000명에 달했다. 켄드릭은 이를 두고 TVL 기준으로 어떤 블록체인보다 빠른 성장세라고 짚었다.
보통 신생 블록체인은 초기 단계에서 충분한 유동성과 사용자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 로빈후드체인은 출범과 동시에 이 문제를 피해간 셈이다. 로빈후드가 암호화폐, 토큰화, 예측시장 등으로 사업을 넓혀온 점이 기존 금융 이용자를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로 끌어오는 발판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다른 신생 블록체인이 갖지 못한 일종의 내재 사용자층을 로빈후드체인에 안겨줄 수 있는 요소다.

유니스왑이 유동성 인프라를 통째로 제공
유니스왑은 로빈후드체인이 출범한 7월 1일(현지시각) V2, V3, V4 배포판을 동시에 가동했다고 확인했다. 이 배포판들은 7월 10일(현지시각)까지 누적 스왑 거래량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로빈후드는 유동성 생태계를 처음부터 구축하는 대신 유니스왑의 기존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인프라에 곧바로 올라탈 수 있었다.
새 블록체인에서 유동성은 자산을 큰 가격 변동 없이 사고팔거나 다른 토큰으로 옮길 수 있느냐를 좌우하는 요소다. 유동성이 부족하면 트레이더와 개발자, 다른 애플리케이션 모두에게 매력이 떨어진다. 로빈후드체인은 유니스왑의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며 신생 블록체인이 흔히 겪는 초기 난관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UNI 소각도 덩달아 급증, 연 유통량 4% 태운다
로빈후드체인과 유니스왑의 연결은 유니스왑 토큰 경제에도 직접적 영향을 주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에 따르면 로빈후드체인에서 발생하는 프로토콜 수수료는 현재 UNI 소각의 가장 큰 원천이 됐다. 이 수수료 스위치는 7월 27일(현지시각) 켜졌고, 이후 UNI 소각 속도는 약 2배로 빨라졌다. 현재 연간 소각 규모는 약 9,000만 달러(약 1,300억원)로, UNI 가격을 약 3.50달러로 가정하면 연간 약 2,500만 개의 UNI가 사라지는 셈이다. 이는 UNI 유통량의 4%를 살짝 넘는 수준이다.
두 네트워크의 관계는 일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로빈후드체인 활동이 늘어날수록 유니스왑 거래량이 늘고, 거래량이 늘수록 프로토콜 수수료가 커지며, 수수료가 커질수록 UNI 소각량도 늘어나는 구조다. 유니스왑의 거버넌스 구조상 프로토콜 수수료는 “토큰자(TokenJar)”라는 시스템으로 모였다가 UNI로 전환돼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최종 소각된다. 소각은 토큰을 유통량에서 영구히 제거하는 절차다. 다만 이 9,000만 달러 연간 소각 추정치가 확정된 숫자는 아니다. 거래 활동과 수수료 발생이 지속되느냐에 달려 있다.
로빈후드의 더 큰 그림과 남은 과제
로빈후드체인은 로빈후드가 암호화폐, 토큰화, 예측시장으로 사업을 넓히는 전략의 한 축이다. 번스타인(Bernstein)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로빈후드 주가 목표가를 160달러로 올리고 토큰화와 예측시장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지목했다. 로빈후드 주가는 최근 6개월간 약 30% 상승했다.
다만 로빈후드의 암호화폐 사업이 일방적으로 순항하는 것은 아니다. 로빈후드는 최근 2분기 매출과 순이익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암호화폐 거래량과 관련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이는 로빈후드가 전통적인 코인 거래를 넘어 토큰화 자산 등 다른 성장 축을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빈후드체인과 UNI 모두에게 남은 질문은 하나다. 초기 출범 열기가 걷힌 뒤에도 지금의 유동성과 사용자 활동이 유지될 수 있는지다. 새 블록체인은 인센티브나 신규 토큰 상장, 투기적 관심으로 출범 초기 활동이 반짝 튀어 오르는 경우가 많다. 로빈후드체인의 1조원대에 근접한 TVL과 유니스왑의 다중 버전 인프라는 당장은 견고한 기반이지만, 지속적인 사용량이 뒤따라야 지금의 흐름이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진짜 트렌드였음이 확인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