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카드 시드 재현성 논란 확산…2021년 펌웨어 결함, 키 강도 40비트까지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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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카드 해킹 피해 1,778BTC(약 1,585억원) 확정, 190명 넘는 피해자 확인
4차 공격 물결까지 더하면 2,417BTC(약 2,141억원)로 늘어날 수도

콜드카드 시드 재현성 논란 확산…2021년 펌웨어 결함, 키 강도 40비트까지 추락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콜드카드 시드 재현성 논란 확산…2021년 펌웨어 결함, 키 강도 40비트까지 추락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비트코인 하드웨어 지갑 콜드카드(Coldcard)를 겨냥한 대규모 해킹의 피해 규모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크립토 리서치 업체 갤럭시 리서치(Galaxy Research)는 8월 14일(현지시각) 이번 사태로 확인된 도난 비트코인이 1,778BTC(약 1,585억원, 1억1,200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공격은 7월 30일(현지시각) 새벽부터 시작됐고, 8월 6일(현지시각) 이후로는 새로운 공격 흔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아직 확정되지 않은 네 번째 공격 물결까지 더하면 피해 규모가 2,417BTC(약 2,141억원, 1억5,130만 달러)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갤럭시는 지금까지 피해자 190명 이상과 직접 접촉해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21년 펌웨어 업데이트가 낳은 치명적 결함

콜드카드의 이번 사태는 2021년 이뤄진 펌웨어 업데이트에서 시작됐다. 이 업데이트는 시드(seed·복구 문구) 생성 과정을 하드웨어 난수 생성 칩 대신 소프트웨어 기반 대체 방식으로 조용히 바꿔놓았다. 그 결과 키 강도가 128비트에서 최저 40비트까지 떨어졌다고 디크립트(Decrypt)와 야후 파이낸스(Yahoo Finance)가 전했다.

공격자들은 이 결함을 이용해 피싱이나 악성코드 없이, 심지어 실제 기기에 물리적으로 접근하지 않고도 기기의 일련번호와 내부 시계 상태만으로 시드를 재구성해 자금을 빼갈 수 있었다. 갤럭시 리서치는 “공격자들은 최소 2026년 7월 30일 새벽부터 이 공격을 실행해왔으며, 콜드카드가 생성한 시드를 체계적으로 재현해 온체인상의 자금을 쓸어갔다”고 설명했다.

갤럭시가 파악한 가장 큰 단일 공격은 ‘웨이브 1’로, 공격 시작 직후 몇 분 만에 1,195개 주소에서 1,082.65BTC(당시 시세로 약 7,050만 달러)를 빼갔다. 이어 ‘풋프린트 E’로 불리는 클러스터가 2,148개 주소에서 209.94BTC(약 1,330만 달러)를, ‘웨이브 3’이 1,912개 주소에서 208.24BTC(약 1,300만 달러)를 가져갔다. 확인된 3개의 주요 공격 물결과 41개의 소규모 흔적을 합치면 도난이 발생한 주소는 5,200개를 넘어선다. 포클로그(forklog)는 갤럭시 연구진이 8,600개 이상의 주소에서 도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별도로 전했다.

190명 넘는 피해자, 여전히 공격자 손에 남은 자금 / AI 생성 이미지
190명 넘는 피해자, 여전히 공격자 손에 남은 자금 / AI 생성 이미지

190명 넘는 피해자, 여전히 공격자 손에 남은 자금

갤럭시는 도난 자금의 흐름도 추적했다. 확인된 1,778BTC 가운데 약 1,531BTC는 여전히 공격자가 통제하는 주소에 그대로 남아 있고, 약 246BTC만 이후 움직였다. 이 가운데 65%는 추적을 어렵게 하는 코인조인(CoinJoin) 거래로 흘러갔고, 나머지는 소액을 반복적으로 떼어내는 이른바 필체인(peel chain) 방식으로 움직였다고 포클로그가 전했다. 최종 목적지까지 추적된 자금은 174.97BTC 정도로, 대부분 코인조인으로 들어갔고 일부만 쿠코인(KuCoin)과 점프 크립토(Jump Crypto)로 흘러갔다고 디크립트는 전했다. 8월 13일(현지시각) 기준 블록 962,304 데이터로는 1,499.27BTC(약 9,390만 달러)가 공격자 주소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갤럭시는 최소 33건의 추가 흔적을 근거로 다수의 공격자가 동시에 이 취약점을 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확보한 도난 주소 목록은 거래소와 컴플라이언스·수사 전문 업체, 사법 당국에 공유됐다. 다만 8월 6일(현지시각) 이후로는 확인된 공격 흔적이 나오지 않고 있다. 갤럭시는 “취약한 사용자들이 이미 자금을 옮겼거나, 손쉽게 노릴 수 있는 자금이 대부분 소진됐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며 “여전히 단일 서명(싱글시그) 콜드카드 지갑에 자금을 보관하고 있다면 즉시 새 주소로 옮기라”고 재차 권고했다.

셀프커스터디 신화 흔들…거래소로 몰리는 비트코인

이번 사태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단순히 피해 규모 때문만이 아니다. 피해자 대부분은 의심스러운 거래소를 이용하거나 위험한 디파이(DeFi) 상품을 좇은 게 아니라, 오히려 하드웨어 지갑이라는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던 자체보관(셀프커스터디) 방식을 충실히 따른 이들이었다고 포클로그는 전했다.

그 여파로 셀프커스터디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갤럭시에 따르면 공격이 시작된 이후 소액을 거래소로 옮기는 움직임이 늘면서 첫 4일 동안 2만 2,000BTC 이상이 중앙화 거래소로 유입됐고, 8월 8일(현지시각) 기준 거래소 전체 보유량은 368만 3,000BTC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사태로 안전한 보관처를 찾아 옮겨간 비트코인 규모는 약 150억 달러(약 21조 2,250억원)에 달한다고 디크립트와 야후 파이낸스가 전했다. 하드웨어 지갑 업체 레저(Ledger)는 지갑 보안이 AI를 활용한 취약점 발견 방식에 맞춰 진화해야 한다고 경고했고, 다른 하드웨어 업체들도 이번 혼란을 노린 피싱 시도가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지점은 다중서명(멀티시그) 지갑이다. 갤럭시는 확인된 도난 사례 중 멀티시그로 보호된 주소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멀티시그 서비스인 카사(Casa)와 앵커와치(Anchorwatch)에는 신규 고객과 멀티시그 볼트로 옮겨진 비트코인이 급증했다고 알려졌다. 언체인드(Unchained) 공동창업자 드루브 반살(Dhruv Bansal)은 이번 일을 수탁형 커스터디 서비스가 비수탁형 방식을 이긴 사례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진짜 문제는 단일 장애점(single point of failure)이다. 그게 거래소일 수도, 하드웨어 지갑 제조사일 수도, 사용자 자신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AI가 공격 도왔나…방어자는 오히려 도구 제약

갤럭시는 일부 공격자가 엄격한 보안 가드레일이 없는 AI 모델, 특히 중국산 오픈소스 대형언어모델(LLM)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봤다. 코드의 결함을 찾아내는 능력이 개발자나 연구자뿐 아니라 공격자에게도 점점 쉽게 접근 가능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AI 확산이 특히 우려된다고 갤럭시는 설명했다.

반대로 방어 쪽 상황은 역설적이다. 공격 이후 생태계 코드베이스를 광범위하게 감사하기 시작한 비트코인 레드팀(Bitcoin Red Team) 연구진은 오히려 주요 미국 AI 기업들의 이용 제한 때문에 가장 강력한 모델을 방어 목적으로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포클로그는 전했다. 블록에이드(Blockaid) 집계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크립토 프로젝트가 해킹으로 잃은 금액은 약 11억 달러(약 1조 5,565억원)에 달했고, 6개월 기준 확인된 익스플로잇 건수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콜드카드 제조사 코인카이트(Coinkite)는 문제가 된 결함을 신속히 패치했다고 알려졌다. 다만 코인카이트와 갤럭시 모두 이미 노출된 시드는 펌웨어를 업데이트해도 안전해지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취약한 기기를 쓰던 이용자는 패치된 펌웨어에서 새로 생성한 시드로 자금을 옮겨야 한다는 뜻이다. 갤럭시는 아직 확정하지 못한 네 번째 공격 물결 638.5BTC를 별도로 주시하고 있으며, 이 물량이 확인되면 전체 피해는 2,417BTC, 약 1억5,130만 달러(약 2,141억원) 선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