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플래닛, 일본 첫 무담보 채권 ‘비트본드’ 발행…2억엔 조달해 비트코인 더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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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플래닛, 일본 첫 비트코인 채권 ‘비트본드’로 2억엔 조달
무담보 선순위채…4만3천 BTC서 스트래티지 뒤쫓아 10만 BTC 확장 노려

메타플래닛, 일본 첫 무담보 채권 ‘비트본드’ 발행…2억엔 조달해 비트코인 더 산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메타플래닛, 일본 첫 무담보 채권 ‘비트본드’ 발행…2억엔 조달해 비트코인 더 산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도쿄 증시 상장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 메타플래닛(Metaplanet)이 일본 채권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회사는 2026년 8월13일(현지시각) ‘비트본드(BitBonds)’라는 상시 회사채 발행 프로그램을 공식화하고, 21회차부터 24회차까지 총 네 개 시리즈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일본 금융상품거래법상 소수사모 방식으로 조달한 금액은 2억엔(약 130만달러, 우리 돈 약 18억4,000만원 상당·1달러 1,418원 기준)이다. 채권은 만기 약 3년, 연 4.0~4.3%의 고정금리를 제공한다. 이번 발행은 스트래티지(Strategy, 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식 비트코인 매입 전략을 일본식으로 변형한 시도로, 주식 발행에 따른 희석 없이 비트코인을 추가로 사들이기 위한 자금줄로 주목받는다.

비트본드, 어떻게 설계됐나

메타플래닛의 완전자회사이자 제1종 금융상품거래업자인 메타플래닛 증권(Metaplanet Securities)이 비트본드의 발행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전담한다. 모회사인 메타플래닛 자체는 채권 발행 라이선스가 없어, 라이선스를 보유한 자회사에 업무를 위임하는 구조다. 이전까지 회사가 발행한 채권은 대부분 기관투자자 한 곳이 통째로 인수하는 방식이었지만, 이번에는 개인과 법인 투자자 모두에게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비트본드는 무담보·무등급 선순위채다. 회사가 보유한 대량의 비트코인 자산이 담보로 잡혀 있지 않고, 원금과 이자 상환은 오로지 메타플래닛의 전반적 신용도에 의존한다. 회사가 직접 공개한 발행 안내문은 “이 채권은 담보나 신용등급이 없는 선순위채이며 원금 보호 장치가 없다. 원금과 이자 지급은 회사의 상환능력에 따라 좌우되며, 회사의 주요 자산인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재무상태와 영업실적이 크게 영향받을 수 있다”고 명시했다. 채권자는 고정된 엔화 이자를 받을 뿐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수혜는 없지만, 회사가 비트코인 급락으로 상환 능력을 잃으면 그 위험은 그대로 떠안는 구조다. 만기 전 유동성도 보장되지 않고, 사모 규정에 따른 양도 제한도 걸려 있다.

스트래티지 뒤쫓는 일본판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 / AI 생성 이미지
스트래티지 뒤쫓는 일본판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 / AI 생성 이미지

스트래티지 뒤쫓는 일본판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

메타플래닛은 종종 “일본의 마이크로스트래티지”로 불린다. 현재 4만3,000 BTC를 보유해 코인리퍼블릭(TheCoinRepublic) 집계 기준 27억달러(약 3조8,300억원, 1달러 1,418원 기준) 규모에 달한다. 다만 이 보유량은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보유한 84만447 BTC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회사는 2026년 말까지 10만 BTC, 2027년 말까지는 21만 BTC까지 보유량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약 5만7,000 BTC를 추가로 사들여야 하는데, 남은 기간이 넉넉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금까지 매입 자금은 주로 주식 발행으로 조달했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시기에 계속 지분을 늘리면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우려가 커진다. 비트본드는 이런 부담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됐고, 조달한 자금은 비트코인 추가 매입에 쓰일 예정이다.

메타플래닛은 비트본드를 보통주·주식연계증권·우선주와 나란한 핵심 자금조달 축으로 규정했다. 중장기적으로 자본구조를 유연하게 관리하고 자본조달 비용을 최적화하며, 채무 만기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도설 잠재우려 지갑주소까지 공개한 CEO

비트본드 발표를 하루 앞둔 8월12일(현지시각), 메타플래닛의 지갑에서 3,881 BTC에 이어 5,014 BTC가 옮겨진 사실이 포착되며 시장이 요동쳤다. 비트코인 대량 이동은 통상 매도 신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아 우려가 확산됐다. 시몬 게로비치(Simon Gerovich) 최고경영자는 곧바로 “비트코인은 전혀 매도되지 않았고, 보유량은 여전히 4만3,000 BTC”라고 해명하며 회사의 모든 지갑주소를 공개했다. 코인트리뷴(Cointribune)에 따르면 3억2,200만달러(약 4,566억원, 1달러 1,418원 기준) 규모의 비트코인을 옮기는 데 든 수수료는 단 8달러에 불과했다.

다만 이번 소동은 메타플래닛이 안고 있는 재무적 취약점을 함께 드러냈다. 코인트리뷴 집계에 따르면 회사의 비트코인 평균 매입가는 개당 9만6,191달러인데,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6만3,800달러 수준까지 내려앉아 있었다. 이에 따른 평가손실은 14억달러(약 1조9,850억원, 1달러 1,418원 기준)에 이른다고 코인트리뷴은 전했다. 같은 매체는 메타플래닛 주가가 최근 1년간 43%가량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시범 발행 그 다음은

메타플래닛 경영진은 이번 첫 비트본드 규모가 작은 것은 의도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발행·판매·관리 인프라를 미리 시험해 향후 더 큰 규모의 발행을 준비하겠다는 취지다. 앞으로 추가 시리즈 발행 여부는 자금 수요, 시장 상황, 투자자 수요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회사는 장기적으로 프로그램 규모를 크게 확대하고, 여건이 맞으면 증권신고서를 갖춘 공모 방식과 수탁기관 선임까지 나아가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런 행보는 일본이 오랜 저금리 국면을 벗어나 지속적인 양(+)의 금리 환경으로 이동하고, 가계와 기관의 투자자산 배분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정책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메타플래닛은 고신용 공모채와 비상장 중소기업 사모채 사이에 낀, 상대적으로 미개발된 신용시장 영역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첫 발행이 2026년 12월 결산 회계연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장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의 재무구조와 전담 증권유통 플랫폼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결합된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한편 메타플래닛을 포함한 비트코인 중심 상장기업들은 최근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의 편입 기준 재검토라는 또 다른 변수에도 직면해 있다. 비영업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을 주요 지수에서 배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비트본드 같은 새로운 자금조달 시도가 시장 신뢰를 얼마나 회복시킬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