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토큰화 면제안 또 연기…코인베이스 2%·서클 4%·불리시 8%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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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토큰화 면제안 재연기, 코인베이스·서클·불리시 동반 하락
백악관·월가 우려에 발목…클래리티법 9월 15일 상원 표결이 분수령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토큰화 증권 거래를 촉진하려던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 도입을 또다시 연기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8월 14일(현지시각) 코인베이스(Coinbase, COIN)와 서클(Circle, CRCL), 불리시(Bullish, BLSH) 등 토큰화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코인데스크(CoinDesk) 보도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2% 내린 150.17달러, 서클은 4% 가까이 떨어진 72.46달러에 거래됐다. 자체 토큰화 증권 인프라를 구축 중인 불리시는 2분기 실적 발표 이후의 상승분을 반납하며 8% 가량 급락했다. 규제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백악관과 월가 양쪽에서 이번 면제안의 법적 근거와 시장 파급력에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SEC 면제안, 왜 또 늦어졌나…백악관 “벌집 건드릴라” 우려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산업계 소식통 3명은 백악관과 월가 양쪽에서 우려가 제기돼 혁신 면제안이 추가로 지연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면제안은 원래 8월 14일(현지시각) 금요일 일부라도 공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SEC는 전날인 8월 13일(현지시각) 목요일 저녁 늦게 관련 공개회의를 취소했다. 이 회의는 토큰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프로젝트를 위한 별도 규정 ‘레귤레이션 크립토(Reg Crypto)’ 논의 자리였고, 같은 자리에서 혁신 면제안 세부 내용도 공유될 예정이었지만 정식 의견수렴(노티스 앤 코멘트) 절차를 거쳐 발표하는 방식은 아니었다.
논의에 관여한 한 관계자는 백악관이 의회가 아직 협상 중인 디지털자산시장 클래리티법(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을 두고 이번 면제안이 “벌집을 건드릴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규제 명확성을 위한 더 큰 입법 논의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걱정이다. 크립토 정책 전문기자 엘리너 테렛(Eleanor Terrett)에 따르면 이번 지연은 상원 클래리티법 초안 10505조와 직접 관련이 있다. 이 조항은 토큰화 증권을 규제 목적상 계속 증권으로 취급하도록 규정하고, SEC가 커스터디(수탁) 요건과 소비자 보호, 국경 간 이슈, 규제기관 간 조율 방안을 연구하도록 지시한다. SEC가 의회 협상이 끝나기 전에 자체 면제안을 밀어붙이면 수개월간 이어진 업계 합의를 흔들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코인베이스·서클·불리시·시큐리타이즈까지…토큰화 관련주 도미노 하락
자체 토큰화 주식 상품을 준비 중이고 최근 아부다비를 오프쇼어 허브로 선정한 코인베이스는 2% 내렸다. 스테이블코인 USDC 외에도 약 30억 달러 규모 자산을 보유한 토큰화 국채 상품 USYC를 운영하는 서클은 4% 가까이 떨어졌다. 코인데스크를 소유한 불리시는 토큰화 증권 발행·관리 인프라를 위해 이체대행사(전자이전 에이전트) 에퀴니티(Equiniti) 인수를 진행 중인데, 2분기 실적 발표 이후의 상승분을 반납하며 8% 가량 밀렸다.
블록체인 대출 플랫폼 피겨(Figure, FIGR)도 실적 발표 이후 상승분을 되돌리며 목요일 장중 고점에서 9% 가량 하락했다. 블랙록의 토큰화 파트너이자 토큰화 국채 펀드 BUIDL 발행사인 시큐리타이즈(Securitize, SECZ)는 목요일 실적 부진으로 27% 급락한 뒤 이날 장 초반 5% 추가 하락했지만 이후 반등해 안정을 찾았다.
SEC 회의 두 건 연쇄 취소…9월 15일 상원 표결이 분수령
같은 주 SEC는 별도로 예정됐던 금요일 회의도 취소했다. 이 회의는 초기 단계 암호화폐 기업이 표준 증권발행 규정을 완전히 준수하지 않고도 자금을 모을 수 있게 하는 크립토 스타트업 면제안, 즉 더 큰 레귤레이션 크립토 패키지의 일부를 표결할 예정이었다. 토큰 발행을 미국 내에 묶어두려는 취지의 접근법으로, 이 표결이 성사됐다면 레귤레이션 크립토 체계 아래 SEC의 첫 공식 규칙제정 조치가 될 뻔했다. SEC 대변인은 이번 연기가 “예기치 못한 일정 문제” 때문이라며 회의를 “추후 날짜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SEC가 “암호화폐 분야에 확실성을 가져오려는 대통령의 정책 의제를 이행하는 데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이은 두 건의 연기는 SEC가 의회의 클래리티법 방향이 더 분명해질 때까지 규칙제정 일정을 일부러 비워두고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클래리티법은 하원이 2025년 7월 자체 안을 통과시켰고, 상원 은행위원회는 올해 5월 15대 9로 자체 초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이 법안은 8월 휴회 전 상원 본회의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계획된 8월 창을 놓쳤다. 상원은 휴회를 마친 뒤 9월 15일에야 절차적 표결(클로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SEC는 혁신 면제안과 취소된 스타트업 면제안 표결 모두 새 날짜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 두 안건은 9월 15일 상원 표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보류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법안이 그 관문을 넘으면 SEC가 법안에 맞춘 면제안을 신속히 확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트킨스 위원장의 ‘프로젝트 크립토’, 다시 시험대에
SEC 위원장 폴 아트킨스(Paul Atkins)는 토큰화 혁신 면제안을 자신이 추진하는 ‘프로젝트 크립토(Project Crypto)’의 핵심 과제로 내세워왔다. 이 구상에는 토큰 등록 면제, 탈중앙화 프로젝트를 위한 세이프하버, 브로커-딜러 대상 신규 커스터디·거래소 규정을 담은 레귤레이션 크립토 패키지도 포함된다. 아트킨스 위원장은 그동안 면제안 발표가 임박했다고 여러 차례 신호를 보내온 만큼, 이번 재연기는 관련 토큰화 거래 상품을 준비해온 업체들에는 뼈아픈 대목이다. 클래리티법 협상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SEC의 다음 행보와 토큰화 증권주의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