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카자흐스탄 한복판에 ‘홍범도 거리’가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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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알마티 호수서 시작해 25시간 열차 타고 크즐오르다로
‘홍범도 거리’·옛 고려극장·장군의 마지막 흔적 따라가

봉오동 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이 마지막 생을 보낸 카자흐스탄에서 그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정이 펼쳐진다. 알마티의 빅알마티 호수에서 시작해 25시간 열차를 타고 크즐오르다로 향하며 ‘홍범도 거리’와 옛 고려극장 터, 장군을 기억하는 고려인들의 이야기를 만난다.

EBS1 ‘세계테마기행-그날이 오면 카자흐스탄 & 미국’ 1부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EBS1 ‘세계테마기행-그날이 오면 카자흐스탄 & 미국’ 1부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예고편 속 장면. / EBS 제공

8월 17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그날이 오면 카자흐스탄 & 미국’ 1부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에서는 역사 작가 김재완이 카자흐스탄에 남은 홍범도 장군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빅알마티 호수에서 떠올린 홍범도

여정은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 시작된다. 도심에서 약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빅알마티 호수다. 짙은 푸른빛의 호수와 웅장한 산세가 어우러져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휴식처로 꼽힌다.

김재완은 거대한 바위와 산맥을 바라보며 함경도 산포수 출신이었던 홍범도 장군의 삶을 떠올린다. 정식 군사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뛰어난 사격 실력과 전투 경험을 바탕으로 독립군을 이끌었고, 훗날 봉오동 전투에서 승리를 이끈 인물이다.

그러나 홍범도 장군의 삶은 조국과 멀리 떨어진 중앙아시아에서 마무리됐다. 1937년 소련의 고려인 강제이주 정책에 따라 카자흐스탄으로 옮겨진 뒤 크즐오르다에서 생을 마쳤다.

제작진은 장군의 마지막 시간을 따라 알마티에서 크즐오르다로 향하는 열차에 오른다. 이동 시간만 약 25시간에 이르는 긴 여정이다.

열차 안에서는 뜻밖에 익숙한 흔적도 마주한다. 현지인의 입에서 고려인들의 말이 들리고 식탁에서도 낯익은 글자와 음식이 눈에 들어온다. 중앙아시아 깊숙한 곳까지 이어진 고려인의 삶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도시 한복판에 남은 ‘홍범도 거리’

하루를 꼬박 달려 도착한 곳은 크즐오르다다. 이곳 도심에서는 한국인에게 익숙한 이름 하나가 눈길을 끈다. 바로 ‘홍범도’다.

한국의 독립운동가 이름이 어떻게 카자흐스탄의 거리 이름으로 남게 됐을까. 김재완은 현지 주민들을 만나 홍범도 거리의 의미와 장군을 기억하는 지역사회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어 홍범도 장군의 마지막 발자취가 남은 문화회관을 찾는다. 현재는 공연과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는 공간이지만 1940년대까지 이 자리에는 고려극장이 있었다.

고려극장은 강제이주 이후에도 고려인들이 우리말과 문화를 이어가던 중요한 공간이었다. 홍범도 장군과의 인연도 깊다.

제작진은 홍범도 관련 기록을 오랫동안 수집하고 연구해온 고려인 사회활동가 김 이리나 씨와 함께 옛 고려극장의 흔적을 둘러본다. 이곳에서는 장군의 항일투쟁 경험을 직접 듣고 만든 연극 ‘홍범도’가 무대에 올랐다.

나라를 잃고 낯선 땅에 정착해야 했던 고려인들에게 홍범도 장군의 삶은 특별한 의미로 남았다. 연극 ‘홍범도’ 역시 큰 인기를 얻으며 고려인 사회에서 장군의 이름을 다시 기억하게 한 작품으로 소개된다.

그런데 독립군을 이끌었던 홍범도 장군이 말년에는 고려극장에서 수위로 일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방송에서는 장군이 왜 고려극장에서 일하게 됐는지, 당시 어떤 생활을 이어갔는지 살펴본다.

김 이리나 씨는 지금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홍범도 장군의 60대 모습이 담긴 자료도 공개한다. 젊은 시절 독립군을 이끌던 모습과는 다른 장군의 말년을 엿볼 수 있는 기록이다.

‘홍범도의 손자’가 지켜온 기억

여정의 마지막에는 오랫동안 홍범도 장군의 묘소와 흔적을 지켜온 김례프 할아버지를 만난다. 유족이 없었던 장군의 묘소를 관리하고 그의 삶을 알리는 데 힘써온 인물이다.

김례프 할아버지는 2021년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한국으로 봉환되는 과정에도 힘을 보탰다.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은 아니지만 장군의 흔적을 지켜온 세월 때문에 주변에서는 ‘홍범도 장군의 손자’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두 사람은 홍범도 장군을 기리는 기념공원으로 향한다. 현재 장군의 유해는 한국에 있지만 크즐오르다에는 여전히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과 흔적이 남아 있다.

김례프 할아버지가 수십 년 동안 장군의 묘소와 기록을 지켜온 이유는 무엇일까. 방송은 한 독립운동가의 삶이 타국의 고려인 사회에서 어떤 의미로 이어지고 있는지 그의 이야기를 통해 들여다본다.

EBS1 ‘세계테마기행-그날이 오면 카자흐스탄 & 미국’ 1부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에서는 빅알마티 호수부터 25시간 열차 여행, 크즐오르다의 홍범도 거리와 옛 고려극장, 장군의 흔적을 지켜온 고려인들의 삶까지 따라간다.

EBS1 ‘세계테마기행-그날이 오면 카자흐스탄 & 미국’ 1부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는 8월 17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