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이례적인 일... 진보정당 정치인이 진보매체 싸잡아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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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MBC·미디어오늘·오마이TV·한겨레 정조준?
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진보 성향으로 꼽혀온 언론들을 잇달아 정조준하고 나섰다. MBC와 미디어오늘, 오마이TV에 이어 한겨레 출신이 이끄는 YTN 이사회까지 도마에 올렸다. 진보 정당 소속 현역 의원이 진보언론을 싸잡아 겨냥하는 이례적이 벌어진 셈이다. 8·17 전당대회를 둘러싼 민주당 내부 갈등이 언론계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최 후보는 14일 페이스북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의 오마이TV 옹호 인터뷰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연장 방송에서 오마이TV의 폭력적 위협 촬영에 대한 저희 보좌진의 거부 건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으로 왜곡된 내용을 방송했다"고 주장했다.
최 후보는 방송에 출연한 미디어오늘 기자를 실명으로 지목하며 반박했다. 그는 "노지민 기자는 8월 8일에 오마이TV 카메라 뷰파인더 촬영이 있었고 8월 9일에 종이로 가리는 일이 일어나는 등 이 일이 이틀에 걸쳐 일어난 맥락이 있다고 했다"며 "사실과 다르다. 노 기자가 얘기한 일은 모두 8월 8일 당일에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이 일이 벌어지던 중 저는 연설 중이었다. 문제의 현장에 있을 수가 없었다"며 "저희 보좌진은 위협적 촬영에 대해 엉겁결에 자기방어한 것뿐인데도 현장에 없던 저를 취재 거부 당사자라고 일방적으로 낙인찍었다"고 했다.
발단은 지난 8일 인천 합동연설회 현장에서 벌어진 오마이TV 취재진과 최 후보 보좌진의 마찰이다. 최 후보 설명에 따르면 당시 후보들을 촬영하던 오마이TV 라이브 카메라가 방향을 돌려 의원실 보좌진의 얼굴을 찍었고, 이를 인지한 보좌진이 서류로 카메라 렌즈를 가렸다. 그는 "그때 현장에 또 다른 오마이TV 카메라가 한 대 더 투입됐고, 이 한 대가 후보를 찍는 척하면서 저희 보좌진의 얼굴을 촬영했다"며 "폭력적 촬영 행태에 당황한 보좌진이 항의했지만 이후에도 계속 위협적으로 촬영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오마이TV가 소속돼 있는 오마이뉴스 측은 이를 '취재 방해'로 규정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오마이뉴스지부와 한국기자협회 오마이뉴스지회는 최 후보의 공개 사과와 최고위원 후보·국회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오마이뉴스는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에도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항의 공문을 보냈다. 진보당 부대변인을 지낸 박태훈 청년오늘연구소장도 페이스북에 "최 후보 관계자가 취재 중이던 오마이TV 취재를 집요하게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최 후보는 사과 대신 반격을 택했다. 그는 지난 12일 '오마이TV는 민주당 전대에서 손 떼시기 바랍니다'라는 입장문에서 "취재 방해가 아니라 최소한의 자기방어였다"며 "전체 맥락은 무시하고 카메라를 가로막은 행위만 떼어내어 문제 삼는 것은 조선일보식 왜곡"이라고 했다. 그는 "오마이TV 촬영진이 20대 MZ 비서관에게까지 폭력적·위협적으로 카메라를 대고 강제 촬영한 행태에 참담함을 느낀다"고도 했다.
오마이TV의 전당대회 중계 방식을 두고도 편향 의혹을 제기했다. 최 후보는 "이번 전대 과정에서 오마이TV 현장 중계 카메라는 특정 후보들의 표정과 행동에 포커싱을 맞춰 지속적으로 클로즈업하는 일이 잦았다"며 "그 라이브의 댓글창에는 해당 후보들에 대한 조롱과 비하, 모욕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민석 (당대표) 후보 측 지지에 올인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며 "'뉴이재명세력'과 김 후보 홍보 방송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이 오마이TV의 행태가 2002년 '정몽준, 노무현 버렸다' 사설로 대선판을 흔들려 했던 조선일보와 뭐가 다른가"라고 했다.
최 후보는 이날 또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 YTN도 겨냥했다. 그는 "적자라는 YTN, 한겨레 출신 양상우 이사회 의장이 무려 4억 원 내외의 연봉을 받는다는데 이게 상식적인가"라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김종철 위원장은 YTN 위법을 바로잡지 않고 뭐 하나"라고 질타했다.
YTN 이사회는 최대주주 유진그룹이 추천한 양상우 전 한겨레 사장 등 범여권 인사들로 지난 재편됐다. 이사회는 출범 직후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체제'를 선포했고, 이후 한겨레 출신 인사들이 잇달아 임원으로 영입되면서 진보 성향으로 분류돼온 구성원들조차 '양상우 사단의 경영권 찬탈'이라며 반발해 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이사회에 대한 직권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진보 진영 내부에서 이미 갈등이 진행 중인 사안을 최 후보가 다시 꺼내 든 셈이다.
최 후보의 공세는 사실상 한 배를 타고 있는 정청래 당대표 후보의 언론관과 궤를 같이한다. 정 후보는 8일 제주·인천 경선 결과 발표 직후 "이 정도 득표율도 기적"이라며 "거의 모든 언론에서, 거의 모든 방송 채널에서 9 대 1로 저 두 분을 응원하고 계시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언론이 김민석·송영길 후보의 편을 든다는 취지다.
정 후보는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시에도 거의 모든 조직, 언론이 노 대통령을 외면했지만 기적이 일어났다"며 "국민과 민주당 당원들은 언론에서 누구를 응원하거나 지지하면 반대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조선일보에서 누구를 지지하면 당원들은 그 사람을 지지 안 한다"고도 했다.
정 후보는 지난 12일에도 "거의 모든 언론이 김민석 후보를 응원하고 있지 않나"라며 "거의 모든 방송 패널이 정청래를 두들겨 패고 실질적으로 상대방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후보의 취재 방해 논란에 대해서는 "오마이TV의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별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싶지 않다"고 감쌌다. 그는 "초선 때부터 지금까지 조선일보와는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언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김민석 후보는 지난 10일 "정청래 후보는 직전까지 당대표직을 유지했고 특보를 사상 최초로 수백 명까지 임명했던 분"이라며 "각계각층 미디어와 접촉 기회를 많이 행사해 온 분이 약자의 위치에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겸손이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 말에 겸손이 지나치면 과하다는 얘기가 있는 것 아닌가 싶다. 과공은 비례"라고 했다.
두 후보의 경쟁은 초박빙으로 흐르고 있다. 순회경선 누적 합산 결과 김 후보는 46.01%로 정 후보(44.53%)를 근소하게 앞섰다.
최 후보는 "전당대회가 끝나면 하나하나 다 대응하겠다. 언론중재위에 제소할 것은 하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은 묻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극한의 경쟁이 진행 중인 민주당 전대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친석 후보들을 돕는 편파 행태를 중단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