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나 스테이크 28.83% 이탈…정지 임계치 86% 근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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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나 스테이크 28.83% 한번에 이탈…정지 임계치 86%까지 근접
테라스위치발 라우팅 오류로 검증인 90곳 다운, 탈중앙화 논쟁 재점화

8월12일(현지시각) 솔라나(Solana) 네트워크가 트랜잭션 최종 확정, 이른바 파이널리티(finality)를 잃을 뻔한 상황까지 몰렸다. 인터넷 호스팅업체 테라스위치(Teraswitch)에서 발생한 라우팅 오류로 스테이킹된 SOL의 28.83%가 한꺼번에 비활성 상태(딜린퀀트)에 빠졌기 때문이다. 솔라나는 전체 스테이크의 3분의 2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파이널리티를 확정할 수 있는데, 33.34% 이상이 이탈하면 이 조건을 채우지 못한다. 스테이킹 플랫폼 마리네이드 파이낸스(Marinade Finance)는 이번 사고로 네트워크가 정지 임계치의 약 86%까지 근접했다고 밝혔다. 사고는 약 90개 검증인에 영향을 미쳤고 이들은 총 333 SOL의 스테이킹 보상을 놓쳤다.
사고 경위: 마이애미발 라우팅 오류가 유럽·아시아까지 번졌다
문제는 테라스위치의 마이애미 사이트에서 시작됐다. 이곳에서 기본 경로(디폴트 라우트)가 필요한 속성값 없이 잘못 광고됐고, 암스테르담에 있는 라우트 리플렉터가 이 오류 경로를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이트로 그대로 퍼뜨렸다. 각 지역의 엣지 라우터는 이 잘못된 경로를 선호했지만, 정작 코어 네트워크는 이를 무효로 판단해 거부했다. 그 결과 런던, 암스테르담, 더블린, 프랑크푸르트, 싱가포르, 도쿄 등 12개 사이트가 유효한 전송 경로를 아예 잃어버렸다. 반면 북미 지역 인프라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테라스위치는 약 10분 만에 문제를 파악했고, 트래픽은 협정세계시(UTC) 기준 04시16분15초, 한국시간으로는 낮 1시16분경 정상화됐다. 다만 일부 검증인은 이보다 훨씬 오래 오프라인 상태를 유지했다. 라우팅 자체는 짧게 끝났지만, 그 여파는 검증인마다 다르게 나타났다는 뜻이다.

지분 27%가 걸린 한 업체, 탈중앙화 경고등
이번 사고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스테이크 집중도다. 인터넷 라우팅상 독립 네트워크 단위를 뜻하는 오토노머스 시스템(AS) 중 테라스위치가 운영하는 AS20326에는 SOL 1억1889만767개가 몰려 있다. 마리네이드에 따르면 이는 전체 스테이킹된 SOL의 27.34%로, 솔라나 재단 위임 프로그램이 정한 25% 상한선을 이미 넘어선 규모다. 이 지분의 94%가 사고 당시 동시에 오프라인이 됐다.
같은 시간대에 레티튜드에스에이치(latitude.sh), 라임스톤(Limestone), 버터플라이 리서치(Butterfly Research), 올노드(Allnodes) 등에서도 약 1410만 SOL이 추가로 이탈했다. 마리네이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데이터만으로는 원인을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 호스팅업체의 장애가 전체 네트워크 안정성을 크게 흔들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고로 드러난 셈이다.
페일오버는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나
검증인 장애 발생 시 다른 인프라로 전환하는 페일오버(failover) 기능도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았다. 마리네이드 집계에 따르면 8020만 SOL을 보유한 검증인 59곳은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 도쿄에서 사고와 같은 짧은 시간대에 함께 복구됐는데, 이는 다른 인프라로 전환한 게 아니라 라우팅이 다시 정상화되기를 그저 기다린 결과였다. 솔라나 내 두 번째로 큰 검증인인 헬리우스(Helius)는 33분 내내 오프라인 상태를 유지했다.
마리네이드가 측정할 수 있었던 74개 운영사 중 깔끔하게 복구에 성공한 곳은 단 3곳뿐이었다. 솔 스트래티지스(Sol Strategies)가 운영하는 레인(Laine)과 코젠트 크립토(Cogent Crypto), 그리고 라이온3디(Lion3d)다. 영향을 받은 검증인 90곳이 놓친 333 SOL의 보상은 에폭(epoch, 솔라나의 검증 주기) 종료 시 검증인 본드(bond)로 충당될 예정이다.
재단은 “정상 작동” 반박…마리네이드는 자체 점검 예고
솔라나 재단의 잭 크리치(Jacob Creech) 기술 담당 부사장은 이번 사고를 다르게 평가했다. 그는 사고 기간에도 블록 생성이 멈추지 않았고, 스테이킹 검증인 699개 중 597개가 계속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영향을 받은 검증인들도 40분 안에 복구됐고, 재단 위임 프로그램 소속 검증인들은 이번 사고와 무관했다고 강조했다. 크리치는 이를 “인프라 다양성이 작동한 증거”라고 표현했다.
반면 마리네이드는 스스로의 지분 배분 구조도 도마에 올렸다. 자사 배분 모델이 지분을 나눠주는 오토노머스 시스템 중 4곳이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중 한 곳은 36.94%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마리네이드는 네트워크별·데이터센터별 집중도 상한선을 재검토하고, 어떤 검증인이 핫스왑(hot swap)과 자동 페일오버를 갖췄는지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솔라나가 네트워크 전체 정지 없이 30개월 연속 가동을 이어오던 시점에 이번 사고가 터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마지막으로 완전 정지를 겪은 것은 2024년 2월로, 당시 재가동까지 약 5시간이 걸렸다.
한편 코인코덱스에 따르면 보도 시점 기준 SOL 가격은 76달러 선으로, 24시간 기준 0.51% 소폭 하락에 그쳤다. 일일 거래량은 13억7000만달러 수준을 유지해, 이번 사고가 시장 심리에는 큰 충격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