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리AI에 1억달러…고정료 아닌 “쓴만큼”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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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시리AI 뉴스 공급 위해 퍼블리셔와 “쓴 만큼” 지급 계약 논의
9자리 예산 검토…iOS 27과 함께 올가을 시리AI 출시 예정

애플이 새로 내놓을 인공지능(AI) 비서 시리AI(Siri AI)에 최신 뉴스와 정보를 공급하기 위해 언론사들과 유료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몇 달간 여러 퍼블리셔에 접촉해 콘텐츠 사용 대가를 지급하는 다년(multi-year) 계약을 제안했다. 업계의 표준 관행인 고정 라이선스료 대신, 콘텐츠가 실제로 쓰일 때마다 비용을 지불하는 가변 보상 방식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이 지급을 위해 9자리, 즉 최소 1억 달러(약 1,417억원) 규모의 예산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측은 테크크런치와 WSJ의 관련 취재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거나 언급을 거절했다. 시리AI는 올가을 iOS 27, iPadOS 27, macOS 27과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2년의 침묵 끝에 돌아온 시리, 최신 뉴스가 필요했다
애플은 재설계된 시리AI를 WWDC 2024에서 처음 예고했다. 하지만 이후 2년 가까이 별다른 소식 없이 자취를 감췄고, 올해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 애플은 구글과 협력해 제미나이(Gemini) 모델을 경량화(distill)한 버전을 시리AI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엔가젯(Engadget)이 초기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시리AI는 현재 대다수 사용자가 쓰고 있는 기존 버전보다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엔가젯은 애플이 아직 따라잡아야 할 부분이 많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시리AI가 실시간 뉴스와 정보에 접근하려면 결국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 공급처가 필요한 상황이고, 이번 퍼블리셔 협상은 그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고정 라이선스료”가 아니라 “쓴 만큼” 낸다
이번 협상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애플이 제시한 보상 구조다. 오픈AI(OpenAI) 등 대형 AI 기업들은 보통 폭넓은 콘텐츠 접근권을 보장받는 대신 고정된 라이선스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반면 애플은 퍼블리셔의 콘텐츠가 실제로 시리AI 응답에 활용될 때마다 그에 맞춰 대가를 지불하는 가변 보상 모델을 제안했다.
WSJ는 이런 지급 방식 자체가 애플에게 처음이 아니라고 짚었다. 애플은 이전에도 AI 학습권을 포함한 계약을 퍼블리셔들과 맺은 적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처럼 뉴스와 최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대규모 다년 계약과 가변 보상 조합은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애플이 검토 중인 9자리 예산 규모는 그만큼 시리AI의 뉴스 기능을 상당한 비중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소송이냐 계약이냐, 갈림길에 선 퍼블리셔 업계
애플의 이번 행보는 언론사들이 AI 기업을 상대로 소송과 라이선스 계약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자사 콘텐츠를 무단으로 학습에 활용했다며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반면 뉴스코프(News Corp)와 악셀슈프링거(Axel Springer)는 챗GPT 제작사인 오픈AI와 콘텐츠 계약을 체결하는 쪽을 택했다.
레딧(Reddit)은 두 가지 전략을 동시에 쓰고 있는 사례다. 레딧은 구글과 AI 학습용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는데, 연간 약 6,000만 달러(약 850억원) 규모로 알려졌으며 현재 재검토(review) 대상에 올라 있다. 동시에 레딧은 앤트로픽(Anthropic)과 퍼플렉시티(Perplexity)를 상대로는 무단 데이터 수집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애플의 가변 보상 제안이 시장에 받아들여진다면, 소송과 라이선스 사이에서 고민하던 다른 퍼블리셔들에게도 새로운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
애플에겐 낯설지 않은 카드지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애플은 2019년 이후 애플뉴스플러스(Apple News+)를 통해 퍼블리셔들과 협업한 경험이 있다. 다만 맥루머스(MacRumors)에 따르면 일부 퍼블리셔는 당시 계약 조건에 불만을 품고 파트너십을 종료한 사례도 있었다. 이번 시리AI 협상이 성사되더라도 퍼블리셔들이 얼마나 만족할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애플에게는 정확한 뉴스 제공이 더욱 절실한 이유도 있다. iOS 18의 알림 요약 기능은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가 잘못된 헤드라인을 생성해 사용자에게 혼선을 준 사건으로 이어졌다. 이 문제로 애플은 1년 넘게 뉴스 요약 기능 자체를 제거하고 개선 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시리AI가 뉴스와 정보를 다루는 만큼, 이번 퍼블리셔 계약은 과거의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안전장치 성격도 있는 셈이다. 시리AI가 실제로 출시된 뒤 이 계약들이 어떤 수준의 정확도와 신뢰도로 이어질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