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대 안준철 교수, 지역 뉴스 공백 연구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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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157개 시·군 기사 분석…인구감소와 지역 뉴스 가시성 변화의 상관관계 집중 조명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호남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안준철 교수가 장기간 축적된 언론 보도 데이터를 활용해 인구감소 지역에서 나타나는 뉴스 공백 현상을 분석하는 연구에 나선다.
호남대 안준철 교수 / 호남대
호남대 안준철 교수 / 호남대

호남대학교는 안준철 교수가 방송문화진흥회의 후원으로 한국언론학회가 추진하는 ‘2026년 신진학자 연구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선정으로 안 교수는 ‘뉴스 지도에서 사라지는 지역: 1996∼2025년 인구변동과 뉴스 가시성 불평등을 통해 본 재현의 사막’을 주제로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신진학자 연구지원사업은 학문적 성장 가능성을 갖춘 젊은 연구자들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언론학 분야의 새로운 연구 의제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다.

이번 안 교수의 연구는 지역소멸을 단순히 인구나 경제 규모의 감소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데서 벗어나, 지역이 언론 보도에서 얼마나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는지를 분석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30년간 전국 157개 시·군 뉴스 흐름 추적

안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1996년부터 2025년까지 약 30년 동안 축적된 기사 자료를 바탕으로 전국 157개 시·군이 뉴스에서 얼마나 가시적으로 재현돼 왔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연구 대상은 전국의 시·군 단위 지역으로, 각 지역이 언론 보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변화 추이를 장기간에 걸쳐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에서 뉴스 보도의 양이나 빈도 역시 함께 줄어드는지, 또는 인구 규모와 상관없이 특정 지역에서 지속적인 보도 공백이 발생하는지를 세밀하게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인구변화와 언론의 지역 재현 사이에 어떤 관계가 형성돼 있는지를 데이터에 기반해 규명한다는 구상이다.

단기간의 특정 사건이나 보도량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30년에 이르는 장기 자료를 분석한다는 점에서 지역 뉴스 생태계의 구조적인 변화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뉴스 사막’ 넘어 ‘재현의 사막’ 개념 제시

이번 연구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기존의 ‘뉴스 사막(news desert)’ 개념을 한 단계 확장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뉴스 사막은 특정 지역에 언론사가 존재하지 않거나 지역 뉴스 생산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을 설명하는 데 활용돼 왔다.

그러나 안 교수는 언론사가 해당 지역에 존재한다고 해서 반드시 지역 주민들이 충분한 뉴스와 공적 정보를 제공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언론사의 존재 여부만으로 지역 뉴스 환경을 판단하기보다 실제 기사 생산과 보도 빈도, 지역의 뉴스 가시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에서는 이러한 지속적인 지역 재현의 결핍을 ‘재현의 사막’이라는 개념으로 확장해 분석할 예정이다.

즉 지역에 언론사가 있더라도 특정 지역이나 주민들의 목소리가 장기간 뉴스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는다면 공적 정보 접근 측면에서 또 다른 형태의 뉴스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 지역언론과 전국언론 보도 공백 비교

연구에서는 지역언론과 전국언론의 보도 양상도 함께 비교한다.

지역언론은 해당 지역의 생활 현장과 행정, 교육, 문화, 경제 등 일상적인 이슈를 상대적으로 세밀하게 다루는 반면 전국언론은 전국적 파급력이 크거나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건을 중심으로 지역을 조명하는 경향이 있다.

안 교수는 두 언론 영역의 보도 데이터를 비교해 어느 지역에서 뉴스 공백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지역언론과 전국언론의 보도 공백이 서로 겹치는 지역은 어디인지 분석할 계획이다.

특히 인구감소가 심각한 지역일수록 언론 보도에서도 지속적으로 주변부로 밀려나는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이 같은 분석은 지방소멸을 바라보는 기존 논의에 언론과 공적 정보환경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의 인구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해당 지역에 대한 뉴스와 정보까지 감소한다면 주민들의 사회적 참여와 지역 의제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 지역언론 지원정책에도 새로운 기준 제시

이번 연구는 학술적인 분석에 그치지 않고 향후 지역언론 정책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지역언론 관련 지원정책은 주로 언론사 단위의 지원이나 운영 기반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실제 지역 주민들이 어떤 정보를 얼마나 제공받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지원 필요성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장기간의 뉴스 데이터를 통해 실제 보도 공백이 발생하는 지역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 단위의 언론 지원정책을 검토할 수 있는 학술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방소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지역의 사회적 존재감과 공적 정보 접근권을 언론의 관점에서 살펴본다는 점에서 향후 연구 결과가 지역사회와 정책 현장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안준철 교수는 “지방소멸은 지금까지 주로 인구와 경제의 문제로 설명돼 왔지만, 특정 지역이 뉴스에서 지속적으로 사라진다는 것은 공적 정보환경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뉴스에서 지역의 존재가 약해지는 과정은 단순한 보도량 감소를 넘어 그 지역에서 어떤 의제가 논의되고 주민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사회적으로 전달되는가와도 연결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지역언론과 전국언론의 보도 공백이 실제 어느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또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언론 지원정책 역시 단순히 언론사 단위의 지원을 넘어 실제 뉴스 공백이 발생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검토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가 완료되면 약 30년에 걸친 전국 시·군 단위 뉴스 데이터를 통해 인구감소와 언론의 지역 재현 사이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방소멸 시대에 지역의 ‘존재’를 언론이 어떻게 기록하고 재현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논의의 출발점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