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주식·부동산에 빠져 있을 때…한국은행이 ‘조용히’ 사들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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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투자, 개인 투자자도 따라야 할까?

한국은행이 13년 만에 금 투자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금 투자 상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선택한 상품이 세계 최대 금 상장지수펀드(ETF)로 확인되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금 ETF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금 ETF ‘SPDR GOLD TR’을 67만9765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평가액은 2억5041만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3550억원에 해당한다. 한국은행이 금에 투자한 것은 2013년 실물 금 20t을 매입한 이후 13년 만이다.

이번 투자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은행이 직접 금괴를 사들인 것이 아니라 금 ETF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는 3년 6개월(42개월) 만에 이뤄진 기준금리 인상으로,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긴축 국면에 들어서게 됐다. 2026.7.16/뉴스1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는 3년 6개월(42개월) 만에 이뤄진 기준금리 인상으로,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긴축 국면에 들어서게 됐다. 2026.7.16/뉴스1

한국은행이 산 ‘금 ETF’

ETF는 여러 자산을 하나의 상품에 담아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금융상품이다. 금 ETF라면 투자자가 금괴를 직접 보관하지 않아도 금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매입한 ‘SPDR GOLD TR’은 세계 최대 규모의 금 ETF 가운데 하나다. 지난 11일 기준 순자산은 1441억달러, 약 204조원에 달한다.

쉽게 말하면 수백조원 규모의 자금이 들어 있는 대형 금 투자 상품이다. 국내 금 현물 ETF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알려진 ‘ACE KRX금현물’의 순자산이 약 4조925억원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규모 차이가 상당하다.

한국은행이 언제 해당 ETF를 매입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올해 1분기 말 보유 내역에는 이 상품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4~6월 사이인 2분기에 매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투자로 한국은행이 금을 외환보유액 관리 차원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금은 특정 국가나 기업의 부채가 아니기 때문에 금융시장 불안이나 통화 가치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국내 금 ETF도 일제히 뛰었다

한국은행의 금 ETF 매입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금 관련 ETF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인 금 현물 ETF인 ACE KRX금현물은 8월 들어 지난 12일까지 7.4% 상승했다. TIGER KRX금현물도 같은 기간 7.3% 올랐다.

금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TIGER 골드선물(H)은 7.4%, KODEX 골드선물(H)은 7.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서 ‘현물’과 ‘선물’은 금 ETF를 이해할 때 알아둘 필요가 있는 개념이다. 현물은 말 그대로 현재의 금 가격을 따라가는 방식이고, 선물은 미래의 특정 시점에 금을 사고팔기로 약속한 계약을 활용한다. 따라서 같은 금 관련 상품이라도 가격 움직임이나 환율 등의 영향을 받는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금 자체가 아니라 금을 캐는 기업에 투자하는 ETF는 상승폭이 더 컸다.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은 이달 들어 19.1% 급등했다.

금 채굴기업 ETF의 움직임이 금 가격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는 것은 금값 상승이 채굴기업의 수익성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금값이 하락할 때는 기업의 주가가 더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있어 단순히 ‘금값을 따라가는 상품’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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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 다시 오르는 이유는?

국내 금 ETF가 강세를 보이는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국제 금값 상승이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지난달 말 온스당 4046.21달러에서 지난 12일 4408.08달러로 상승했다. 약 8.9% 오른 것이다.

다만 올해 초 기록한 역대 최고 수준과 비교하면 아직 낮은 가격이다. 국제 금 현물은 지난 1월 29일 온스당 5598.29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조정을 받았다.

최근 다시 금값이 반등하는 데에는 미국의 금리 전망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은 주식처럼 이자를 지급하는 자산이 아니다. 따라서 시장에서 금리가 높아지면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예금이나 채권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금에 대한 투자 매력은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 금을 찾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미국의 7월 고용 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향후 금리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아졌다.

특히 시장에서는 다음 달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고,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금에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는 3년 6개월(42개월) 만에 이뤄진 기준금리 인상으로,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긴축 국면에 들어서게 됐다. 2026.7.16/뉴스1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는 3년 6개월(42개월) 만에 이뤄진 기준금리 인상으로,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긴축 국면에 들어서게 됐다. 2026.7.16/뉴스1

‘한국은행이 샀으니 나도?’ 무조건 따라 하기 전 따져봐야

한국은행의 금 ETF 투자가 알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질 수 있지만, 중앙은행의 투자와 개인의 투자를 같은 기준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한국은행은 국가 차원의 외환보유액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개인 투자자는 자신의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얻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투자 기간과 감당할 수 있는 손실 규모부터 다르다.

금 ETF 역시 예금처럼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 아니다. 금값이 떨어지면 ETF 가격도 하락할 수 있으며, 해외 금 가격이나 환율, 상품 구조에 따라 실제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금값이 오르면 금 ETF도 무조건 같은 비율로 오른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현물에 투자하는지, 선물에 투자하는지, 환율 변동을 어떻게 반영하는지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금 채굴기업 ETF는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금값뿐 아니라 해당 기업의 실적과 주가, 원자재 비용, 국가별 정책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한국은행의 금 ETF 투자가 의미하는 것은 금값이 반드시 계속 오른다는 신호라기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금이 여전히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