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진짜 칼 빼들었다…내년 1월부터 '이 사람들'은 전세대출 제한
작성일
실거주 이력 없으면 내년 1월부터 대출 불가능
정부가 집을 사놓고 실제로 살지 않은 채 세를 준 수도권 1주택 갭투자자의 전세대출을 사실상 전면 차단한다. 자신은 전세대출을 받아 전세를 살면서 전세를 낀 집을 사는 방식으로 집을 늘려가는 행위가 불가능해진다는 뜻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한 번도 안 살았으면 대출 막힌다
규제 대상은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다. 수도권이나 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부부합산 기준 1채만 보유하고 있으면서, 해당 주택을 세주고 있고, 본인과 배우자 모두 그 집에 실거주한 이력이 없는 경우다. 다만 본인이나 배우자의 부모, 자녀 등 직계존비속에게 세를 준 경우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재는 다주택자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취득한 사람 등에 한해 보증기관의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하고 있는데, 여기에 비거주 1주택자 요건이 추가된다. 은행 전세대출은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SGI서울보증 등의 보증을 바탕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보증이 중단되면 대출 한도도 사실상 0원이 된다. 비거주 1주택자가 자신이 살고 있는 전셋집에 대해 새로 대출을 받거나 만기를 연장하는 일이 내년 1월 1일부터 불가능해진다는 의미다.
금융위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가 받은 전세대출 규모는 약 9조3000억원, 약 6만건으로 추산된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본인이나 배우자가 보유하면서 남에게 세를 주고 있는 집에 과거 한 번도 주민등록을 이전한 적이 없다면 규제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한 번이라도 살았다면 현재 다른 곳에서 전세로 사는 이유가 자녀 교육이든 부모 부양이든 상관없이 규제 대상에서 빠진다.

위장 전입 논란도 불가피
제도 시행일이 내년 1월인 만큼 연내 주소 이전을 마친 사람도 실거주 이력으로 인정받는다. 문제는 세입자 집에 동거인 형태로 잠깐 주소만 옮겨놓는 편법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세대출을 받기 위해 단 하루만 주소를 이전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지만, 주민등록법 위반에 대한 법적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만큼 그런 사례가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제 기준과 대출 규제 기준이 다르다는 점도 혼선을 낳을 수 있는 대목이다. 재정경제부의 세제 개편안은 취학, 전근,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로 이주한 경우 기존 주택의 비거주 기간을 최대 3년까지 거주 기간으로 인정해 준다. 반면 금융당국은 해당 집에 한 번이라도 살았는지 여부만 따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과세당국은 납세자의 모든 과세 관련 사항을 확인할 권한이 있고 정정 청구를 통해 부당한 세금을 돌려받을 길도 있지만, 전세를 살고 있는 집에서 한 번 나오면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대출 쪽은 더 유연하게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단, 예외도 있다
사정상 실거주하지 못하는 경우는 예외로 뒀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세입자가 있는 집을 매수해 법적 의무에 따라 향후 실거주가 예정된 경우는 그 전까지 사는 전셋집에 대해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이 모두 허용된다. 세입자가 있는 집을 임대차계약 승계 조건으로 매입해 당장 들어가 살지 못하는 경우는 승계한 임대차계약이 끝나는 시점까지만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상환이 어려운 경우와 이사 일정 조정 과정에서 대출 연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6개월 이내 단기 연장을 허용한다. 이런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도 비거주가 불가피하다고 금융회사 여신심사위원회가 인정하면 신규 취급과 만기 연장이 모두 가능하다.

전세 시장 연쇄 충격 우려
다른 지역에 전세로 거주하면서 자신의 집을 세놓던 1주택자가 전세대출을 받지 못하게 되면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려 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기존 세입자에게 퇴거를 요구하게 되고, 해당 세입자가 다시 다른 집을 구해야 하는 식으로 전세 수요와 공급에 연쇄적인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을 보유하고 있지만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다른 곳에 거주하는 1주택자까지 일률적으로 대출을 제한하면 정상적인 주거 이동 수요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전체 1주택자 보증비율도 10%포인트 낮아져
규제 대상이 아닌 1주택자라도 전세대출 보증비율은 낮아진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은 80%, 그 외 지역은 90%의 보증비율이 적용되는데, 앞으로는 1주택자에 한해 수도권·규제지역 70%, 그 외 지역 80%로 각각 10%포인트씩 낮아진다. 보증비율이 낮아지면 금융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위험이 커지는 만큼 전세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거나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 무주택자는 현행 보증비율이 그대로 유지된다. 수도권·규제지역은 80%, 그 외 지역은 90%로 변동이 없다. 투기 목적의 1주택자와 무주택 실수요자를 구분해 규제 강도를 달리하겠다는 취지다.

성과급으로 대출 한도 늘리는 것도 제한
DSR, 즉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산정할 때 소득을 계산하는 방식도 바뀐다. 현재는 근로소득의 경우 소득 변동률과 관계없이 최근 1년간 소득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근로소득 이외의 소득은 원칙적으로 최근 1년 소득을 기준으로 하되 소득 변동률이 20%를 초과하면 최근 2년 평균 소득을 적용해 왔다.
앞으로는 모든 소득에 대해 원칙적으로 최근 1년 소득을 기준으로 하되, 소득 상승률이 20%를 초과하면 최근 2년 평균 소득을, 30%를 초과하면 최근 3년 평균 소득을 적용한다. 성과급 등으로 지난해 소득이 크게 늘어난 차주가 급증한 소득을 그대로 인정받아 대출 한도를 늘리는 일이 어려워지는 구조다. 1인당 최대 5억에서 6억원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대출 한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소득이 감소한 경우에는 실제 상환 능력보다 과도한 대출이 나가지 않도록 최근 1년 소득을 기준으로 보수적으로 심사한다. 이 제도 역시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실수요자 대출은 오히려 늘린다
정부는 투기성 대출은 조이는 대신 연내 가계대출 공급 여력을 30조원 늘려 실수요자의 대출 절벽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제한은 행정지도와 보증기관 내규 개정을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며, 규제 대상이 아닌 1주택자의 보증비율 축소와 성과급 소득 산정 방식 변경도 같은 시점에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