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은 빌라에서 평생 살라는 말이냐" 폭발한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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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이하 비아파트 청년 지원' '고시원 1인 주거공간으로' 발표에 분노
정부가 청년과 신혼부부의 4억원 이하 비(非)아파트 구입을 돕는 대출 상품을 내놓고 고시원을 1인 가구 주거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건축 기준을 손질하겠다고 밝히면서 온라인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청년이 4억원 이하 오피스텔·빌라 등 비아파트를 살 때 지원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주택금융공사 상품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생애 처음으로 주택을 사는 만 39세 이하 청년이면서 연 소득 7000만원 이하가 대상이다. 신혼부부는 부부 중 한 명만 요건을 채워도 된다. 주택 규모는 85㎡ 이하여야 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최대 80%까지 인정된다.
금융위는 현재 비아파트 평균 월세가 약 80만원인 점을 고려해, 2억원을 30년 만기·연 3.0% 금리로 빌렸을 때 월 원리금 상환액이 85만원 수준이 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이용해도 현행 생애최초 LTV 우대 혜택은 사라지지 않고 유지된다. 이 상품은 연 3조원씩 2년 동안 한시적으로 공급된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전날 사전 브리핑에서 "일반적으로 청년이 자기 소득으로 한 번에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사기는 어렵다"며 "월세 수준 부담으로 주택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해 더 큰 집이나 아파트로 가는 징검다리 발판으로 삼도록 돕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무처장은 "2년 정도 운용하고 호응이 있으면 재정당국과 협의해 내년에 아파트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년 대상 반전세·전세 지원책도 함께 마련됐다. 금융위는 전세·월세 대출을 모두 보증하는 '전세+월세 대출 결합보증'을 새로 출시하고 보증비율을 기존 90%에서 100%로 올리기로 했다. '청년특례 전세대출보증'의 지원 대상은 기존 만 34세 이하에서 만 39세 이하 무주택 청년으로 넓히고, 신혼부부·유자녀 가구의 대출한도는 2억원에서 3억원으로 늘린다. 매매·반전세·전세를 아우르는 청년 주거지원 3종 세트는 내년 1월 잠정 출시될 예정이다.
혼인신고 뒤 부부 합산 소득 탓에 정책대출에서 제외되는 '결혼 페널티'를 없애기 위한 방안도 담겼다. 신혼부부의 보금자리론 소득 요건에 '부부 중 1인의 연 소득 7000만원 이하'를 추가해, 기존 '부부 합산 8500만원 이하'와 둘 중 하나만 충족해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는 오는 10월부터 시행된다. 반면 실거주한 적이 없는 투기성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는 신규 전세대출과 만기 연장을 제한한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고시원 호실에 책상 등 학습시설을 의무적으로 두도록 한 규정을 11년 만에 폐지하고, 욕조 설치를 금지한 규정도 없애는 내용의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전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에는 약 5150곳, 15만5000여 실의 고시원이 있다. 국토부는 1인 가구 증가에 맞춰 고시원을 도심 주거 공간으로 활용해 전·월세 부족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두 대책이 알려지자 2030이 많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판 반응이 쏟아졌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반응은 아파트 대신 빌라와 고시원으로 청년을 떠민다는 냉소였다. 한 이용자는 "빌라에서 평생 살라는 뜻이다. 어딜 아파트를 욕심내느냐는 뜻"이라고 적었고, 다른 이용자는 "정리하면 빌라에서나 살라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이제 주거 형태도 계급이냐. 아파트, 빌라, 원룸, 고시원 순으로 계급을 나눈다" "이를 악물고 중산층은 안 만들겠다는 의지"라는 반응도 호응을 얻었다.
빌라의 환금성과 자산 가치를 문제 삼는 의견도 많았다. 이들은 빌라가 아파트보다 시세가 불투명하고 잘 팔리지 않아 한번 사면 자산이 묶인다고 지적했다. 한 이용자는 "빌라는 가격 투명성, 환금성, 담보 가치, 전세 안전성에서 모두 밀린다"고 적었다. "귀중한 생애최초 기회를 4억원 이하 빌라에 쓰면 크게 후회할 수 있다" "4억원 이하라는 가격을 정해 놓은 탓에 노후한 매물밖에 없어 결국 오래 묶일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졌다.
정책이 오히려 빌라 가격만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중소기업 청년 전세대출 기준에 맞춰 원룸·빌라 가격이 올랐던 것처럼 이번에도 4억원에 맞춰 가격이 오를 것" "안 팔리던 빌라를 청년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대출 규제 자체를 겨냥한 비판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대출을 막아 놓고 상품을 만들어 선택권을 넓혀 줬다고 한다"며 "애초에 대출을 막지 않으면 될 일"이라고 적었다. "대출은 원래 자기가 책임지고 받는 것인데 대출 허가를 특권처럼 만들었다" "평소처럼 LTV와 DSR만 따져 대출할 수 있게 하라"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청년 주거 대책으로 거론된 버스 개조 주거 방안을 끌어와 "버스에서 고시원으로 한 단계 올려 준 셈"이라고 비꼬는 반응도 있었다.
고시원 건축 기준 개정을 두고서는 조롱이 이어졌다. "책상을 빼고 욕조를 넣으면 그냥 욕실 아니냐" "좁은 고시원에 욕조를 어떻게 넣느냐" "고시원에서 공부하지 말라는 것이냐" 등의 반응이 대표적이었다. 소득 요건을 두고도 "결혼 적령기 남녀가 각각 소득 7000만원을 넘지 않기가 오히려 더 어렵다"며 기준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책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생애최초 혜택이 유지되니 나쁘지 않다" "빌라도 주택이고 거기 사는 청년도 많은데 무조건 아파트만 지원해야 하느냐" "기존 혜택을 없앤 게 아니라 상품을 새로 만든 것이면 괜찮다"는 반응 나왔다. 지방 저소득 청년에게는 선택지가 늘어난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다만 이런 의견에는 "담보 가치가 좋은 아파트 대출은 막아 놓고 비아파트만 지원하는 의도가 보인다" "빌라를 밀 거면 매매가 아니라 전·월세 안정 대책을 내놓으라"는 반박이 뒤따랐다. 빌라를 사더라도 아파트로 갈아타기 어렵다는 점을 두고 옹호론자와 반대론자 사이에 긴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