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될 줄 몰랐으니까"…광복절 독립 운동 영화 '톱5' (보는 곳, OTT)

작성일

역사와 액션의 결합, 1930년대 독립운동을 스크린에 담다

광복절을 맞아 독립운동과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다룬 영화를 다시 보는 것도 의미 있는 방법이다. 독립운동을 정면으로 다룬 작품부터 실제 피해자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안중근·박열 등 실존 인물의 삶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작품까지 소재와 방식도 다양하다. 대표적인 작품 5편을 소개한다.

1. '암살'

최동훈 감독의 2015년 영화 '암살'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독립군과 임시정부 요원들의 암살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암살' 스틸컷
'암살' 스틸컷

1933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조선주둔군 사령관과 친일파를 제거하기 위해 저격수 안옥윤, 폭탄 전문가 황덕삼, 속사포를 암살 작전에 투입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기에 이들의 뒤를 쫓는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과 친일파 염석진이 얽히면서 긴장감이 높아진다.

전지현이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을, 이정재가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염석진을, 하정우가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을 연기했다. 조진웅, 최덕문, 이경영, 오달수 등도 출연했다.

'암살'은 특정 실존 인물의 일대기를 그대로 옮긴 작품은 아니다. 다만 1930년대 의열단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 실제 독립운동가들의 암살 작전 등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가상의 인물과 사건을 만들어냈다. 최동훈 감독 역시 1930년대 독립운동사와 역사적 사건을 연구해 작품을 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흥행 성적은 압도적이었다. 2015년 광복절인 8월 15일 개봉 25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당시 누적 관객은 1009만 4957명이었다. 최종적으로 1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은 대형 흥행작으로 자리 잡았다.

수상에서도 전지현이 제52회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첩보·액션 영화의 장르적 재미를 적극적으로 결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독립운동을 무겁게만 다루지 않으면서도 친일 청산이라는 문제를 현재까지 이어지는 주제로 끌어낸 작품이다.

넷플릭스, 왓챠, 디즈니 플러스, 쿠팡플레이, 티빙, 애플TV, 웨이브에서 시청 가능하다.

2. '아이 캔 스피크'

2017년 개봉한 '아이 캔 스피크'는 독립운동 자체보다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기억과 증언을 중심에 놓은 영화다. 김현석 감독이 연출했고 나문희, 이제훈, 염혜란 등이 출연했다.

'아이 캔 스피크' 스틸컷
'아이 캔 스피크' 스틸컷

영화의 주인공 나옥분(나문희)은 동네에서 수많은 민원을 제기하는 까칠한 할머니로 등장한다. 원칙을 중시하는 9급 공무원 박민재(이제훈)와 사사건건 충돌하던 옥분은 영어를 배우기 위해 민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두 사람의 영어 공부가 이어지면서 옥분이 영어를 배우려 했던 진짜 이유가 드러난다.

해당 작품은 실제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미국 의회에서 실제 증언했던 이용수, 김군자 등의 사례가 영화에 간접적으로 반영됐다.

흥행도 예상 이상이었다. 개봉 4주 차에 누적 300만1767명을 기록했고 최종 관객은 약 329만 명에 달했다.

특히 나문희의 연기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나문희는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웃음과 휴먼드라마로 시작해 마지막에는 피해자의 증언이라는 무거운 주제로 전환하는 방식이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역사적 상처를 관객에게 일방적으로 설명하기보다 한 사람의 삶과 관계를 통해 접근했다는 점에서 광복절에 다시 볼 만한 작품이다.

넷플릭스, 왓챠, 쿠팡플레이, 티빙, 애플TV, 웨이브에서 시청 가능하다.

3. '박열'

이준익 감독의 '박열'은 실존 독립운동가 박열과 일본인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의 삶을 다룬 2017년 영화다. 이제훈이 박열을, 최희서가 가네코 후미코를 연기했다.

'박열' 스틸컷
'박열' 스틸컷

1923년 관동대지진이 발생한 뒤 일본에서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졌다. 이를 구실로 수천 명의 조선인이 학살당했고 일본 정부는 사건의 책임을 은폐하고 여론의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었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일본 당국이 박열을 대역사건의 배후로 몰아가는 상황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실제 인물과 사건을 모티브로 한 만큼 역사적 고증에 상당한 공을 들인 작품이다. 다만 영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시간과 사건의 배열, 일부 대사는 극적 효과를 위해 재구성됐다.

'박열'은 약 236만 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특히 최희서의 가네코 후미코 연기가 큰 주목을 받았다. 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 신인여우상을 받았고, 여러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며 2017년 대표적인 발견으로 평가받았다.

영화의 매력은 박열을 무조건적인 영웅으로 그리지 않는 데 있다. 거침없고 괴팍하며 기존 질서에 반항적인 청년의 모습까지 담아내면서 독립운동가라는 이름 뒤에 가려졌던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넷플릭스, 왓챠, 쿠팡플레이, 애플TV, 웨이브에서 시청 가능하다.

4. '영웅'

윤제균 감독의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그린 뮤지컬 영화다. 2009년 초연된 동명 창작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으로, 정성화가 안중근 의사를 연기했다. 김고은, 나문희,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등이 함께 출연했다.

'영웅' 스틸컷'
'영웅' 스틸컷'

영화는 1909년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기까지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체포와 재판, 순국에 이르는 이야기를 담았다. 실제 안중근 의사의 삶과 하얼빈 의거, 일본 법정에서의 재판을 바탕으로 한다.

뮤지컬 영화인 만큼 음악이 핵심이다. 안중근의 독립에 대한 신념뿐 아니라 어머니 조마리아와의 관계, 동지들과의 결의를 노래와 안무를 통해 표현한다.

2022년 12월 개봉한 '영웅'은 개봉 8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고, 개봉 38일 만에 3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최종적으로 약 326만 명을 기록했다.

정성화는 오랜 기간 뮤지컬 무대에서 안중근을 연기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에서도 주인공을 맡았다. 제59회 대종상에서는 정성화가 '대종이 주목한 시선상'을 받았고, 제43회 황금촬영상에서는 조상윤 촬영감독이 촬영상 은상을 수상했다.

역사적 사실에 음악과 대중적인 영화 문법을 결합했다는 점이 강점이다. 안중근 의사를 처음 접하는 젊은 관객에게도 그의 마지막 삶을 쉽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넷플릭스, 왓챠, 티빙, 애플TV, 웨이브에서 시청 가능하다.

5. '하얼빈'

가장 최근 작품인 '하얼빈'은 우민호 감독이 연출하고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유재명 등이 출연한 2024년 영화다.

'하얼빈' 스틸컷
'하얼빈' 스틸컷

제목 그대로 1909년 하얼빈 의거를 중심으로 안중근과 독립군들의 움직임을 그린다.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기 위해 러시아와 만주 일대를 오가며 거사를 준비하고, 독립군 내부의 갈등과 일본군의 추적이 동시에 이어진다.

'하얼빈'은 안중근이라는 실존 인물과 하얼빈 의거라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하지만 모든 등장인물이 실존 인물인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이동욱이 연기한 이창섭은 가상의 독립투사로 설정됐다.

영화는 영웅의 업적만 강조하기보다 거사를 앞둔 인간 안중근의 불안과 고민, 동료들과의 갈등을 함께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광활한 만주와 혹독한 겨울 풍경을 활용한 영상미도 작품의 중요한 요소다.

흥행 면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2025년 1월 말 기준 누적 관객 470만 3960명을 기록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갔다.

'하얼빈'은 안중근을 다룬다는 점에서 '영웅'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영웅'이 뮤지컬이라는 형식을 통해 안중근의 신념과 감정을 음악으로 전달했다면, '하얼빈'은 첩보와 전쟁 영화에 가까운 긴장감으로 의거를 준비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넷플릭스, 왓챠, 티빙, 애플TV, 웨이브에서 시청 가능하다.

광복절은 단순히 일본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난 날을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당시를 살아간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 기억하는 날이기도 하다. '암살', '아이 캔 스피크', '박열', '영웅', '하얼빈'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 시대를 바라본다. 누군가는 총을 들었고, 누군가는 법정에서 맞섰으며, 누군가는 자신의 기억을 증언했다. 영화라는 창구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다시 만나는 것 역시 광복절을 기억하는 하나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