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어·우럭·전복 '반값 할인'… 피해 어가 재난지원금 332억 원 투입

작성일

폭염·고수온에 농축수산물 수급 비상
정부, 할인·급수·재난지원 확대

정부가 고수온 피해가 우려되는 광어·우럭·전복 등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할인행사 지원에 총 300억 원을 추가 투입하고 행사 기간도 오는 23일까지 연장한다. 폭염과 가뭄, 고수온 장기화로 농축수산물 공급과 가격이 흔들릴 가능성에 대비해 농·축·어가 지원도 확대한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수산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수산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정부는 13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폭염·가뭄 등에 대비한 농축수산물 가격·수급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대책에서 소비자와 직접 맞닿는 부분은 수산물 할인 확대다. 정부는 고수온에 취약한 품종의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시장 공급을 늘리기 위해 ‘대한민국 수산대전-고수온 특별전’을 통해 광어·우럭·전복 등을 최대 50% 할인한다.

행사 기간은 4주 연장해 오는 23일까지 운영한다. 할인 지원에는 총 300억 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한다. 7월 5주 차까지 조기 출하된 수산물은 2만 3149톤으로 전년보다 12.3% 증가했다.

고수온에 양식어류 183만 마리 폐사

수산물 수급에서는 고수온에 따른 양식어류 피해가 변수로 꼽힌다. 지난 10일 기준 전국 35개 해역 가운데 31곳에 수온 28도 이상의 ‘심각Ⅰ’ 특보가 발령됐다.

고수온 특보는 지난달 14일 주의 단계에 이어 21일 경계 단계, 30일 심각Ⅰ 단계로 상향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주의 단계는 11일, 경계 단계는 12일 늦었으며 심각Ⅰ 단계는 하루 늦게 발령됐다.

지난 10일까지 고수온으로 폐사한 양식어류는 183만 마리로 전체 양식어류의 약 0.5% 수준이다. 이 가운데 시장에 출하할 수 있는 크기의 광어(1㎏ 이상)와 우럭(500g 이상) 비중은 전체 폐사 물량의 약 10%에 그쳐 수급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고온 피해 입은 양식장.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고온 피해 입은 양식장.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현재까지 소매가격에도 큰 변동은 나타나지 않았다. 8월 광어 소매가격은 ㎏당 3만 7950원으로 전월보다 0.02% 하락했고, 우럭은 3만 7430원으로 0.3% 내렸다.

출하 가능한 물량도 유지되고 있다. 광어 1㎏ 이상 양성 물량은 1148만 마리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며 우럭 500g 이상 물량은 272만 마리로 전년보다 27.7% 많다.

다만 8~9월 수온이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고수온 피해가 확대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8월에는 동해와 서해 수온이 평년보다 각각 1.3도, 남해는 1.5도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9월에도 동해 0.7도, 서해 0.6도, 남해 0.8도 높은 수준이 전망됐다.

피해 어가 재난지원금 332억 원 투입

정부는 고수온 피해를 줄이기 위해 비상대책본부와 현장대응반을 운영하고 있다. 양식장의 사육밀도를 낮추고 사료 급이량을 조절하도록 지도하는 한편 실시간 수온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현장점검은 2719건 실시됐으며 문자 23만 1973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17만 6088건 등을 통해 고수온 대응 정보를 전달했다.

고수온 대응 장비 지원 예산도 지난해 58억 원에서 올해 94억 원으로 확대했다. 히트펌프와 액화산소 공급장치, 차광막 등을 공급하고 현장에서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도 점검한다.

양식장 사육밀도를 낮추고 2차 오염을 막기 위한 긴급 방류도 추진한다. 지난 10일까지 우럭 32만 마리를 방류했다. 올해 전체 방류 목표는 2380만 마리로 지난해 1154만 6000마리의 약 두 배 수준이다. 피해 상황에 따라 추가 방류도 검토한다. 방류에 참여한 어가에는 다음 해 보험료 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피해 어가에 대한 보험과 복구 지원도 강화한다. 지난 10일 기준 피해 어가 137곳 가운데 111곳이 보험에 가입해 가입률은 81%다. 피해 수준 상위 10%에 해당하는 재해가 발생하면 보험료 할증을 제외한다.

양식 재해보험 대상에는 왕우렁이와 미꾸라지 2종을 추가해 총 32종으로 늘린다. 피해 원인이 확인되면 30일 이내에 추정보험금의 50%를 먼저 지급한다.

재난지원금에는 지난해보다 153% 늘어난 332억 원을 투입한다. 복구 단가도 인상하고 추석 전 1차 복구비를 지급할 계획이다.

농작물 일소 피해… 배추·무 작황은 양호

농산물은 경남과 전남을 중심으로 폭염에 따른 일소와 생육 저하 피해가 발생했다. 단감 피해 면적은 1125.7㏊로 집계됐으며 벼 572.5㏊, 콩 38㏊, 배 33.3㏊, 깨 21.7㏊, 고추 19.6㏊ 등에서도 피해가 나타났다.

다만 주요 농산물의 전체적인 작황과 수급에는 현재까지 큰 차질이 없는 상황이다. 여름철 노지채소의 주요 출하지인 강원 평창·강릉·태백 등에서는 최근 적정 수준의 강우와 최고기온 25도 이하의 날씨가 이어지면서 배추와 무 등의 작황에 특별한 변동이 나타나지 않았다.

과수도 일부 지역에서 일소 피해가 발생했지만 전반적인 생육 상태는 양호한 수준이다. 8월 전망 기준 사과 생산량은 48만 7000톤으로 지난해 44만 8000톤과 평년 47만 5000톤을 모두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배는 20만 톤, 단감은 9만 6000톤으로 전년과 평년보다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시설·과채류도 현재까지 폭염에 따른 뚜렷한 피해는 나타나지 않았다. 8월 재배면적은 전년 대비 토마토 1.8%, 수박 3.2%, 오이 2.8%, 애호박 3.4% 증가했다.

정부는 지역별 폭염 예보를 제공하고 문자와 마을방송 등을 통해 농가에 관련 정보를 전달할 계획이다.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 지방자치단체, 농협,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생육관리협의체도 상시 운영한다.

폭염 피해가 우려되는 작물에는 약제·영양제와 긴급 용수를 지원한다. 약제·영양제 할인 공급에는 22억 원이 투입된다. 품목별로는 배추·무 4억 원, 과수 14억 원, 과채 4억 원이다. 차광도포제 공급에도 3억 6000만 원을 지원한다.

미세살수장치와 햇빛차광막 등 재해 예방시설 설치도 확대한다. 올해 3786개 농가에 관련 시설 설치를 지원하며 필요한 지역에는 급수 차량과 공용 물백 등도 투입한다.

폭염에 돼지·가금류 99만 마리 폐사

축산 분야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돼지 5만 4299마리와 가금류 94만 4234마리가 폐사했다. 가금류 가운데 육계는 44만 5663마리, 산란계는 5만 8919마리다.

국내 한 돼지 농가에서 돼지들이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피하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연합뉴스
국내 한 돼지 농가에서 돼지들이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피하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연합뉴스

피해 규모는 전년보다 61% 감소했다. 전체 사육 마릿수와 비교한 폐사율도 돼지 0.4%, 육계 0.6%, 산란계 0.08% 수준이다.

돼지고기는 여름철 도축 공급량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도매시장 상장 물량이 늘면서 도매가격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소비자가격 상승 폭은 둔화하는 흐름이다.

육계는 종란 수입 등의 영향으로 도축 공급량이 늘했고, 계란도 입식과 수입 확대에 따라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다만 폭염이 장기화하면 폐사 증가 등에 따라 공급량이 변동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운영 중인 축산재해대응반을 중심으로 피해 농가에 긴급 급수를 지원하고 있다. 살수차량을 동원한 급수와 함께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현장 수요 물품도 공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