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물풍선”…오늘 오전 9시 끝난 ‘크아’의 마지막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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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서비스 종료…공식 홈페이지 운영도 종료
2002년 최고 동시접속자 35만명…이용자들 마지막 작별 인사

5년 동안 국내 PC방 문화를 함께한 넥슨의 장수 온라인 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가 서비스를 종료했다.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크레이지 아케이드’ 광장 서버에 이용자들이 모여 있는 모습. / 크레이지 아케이드 캡처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크레이지 아케이드’ 광장 서버에 이용자들이 모여 있는 모습. / 크레이지 아케이드 캡처

한때 학교가 끝나면 친구 집에 모여 컴퓨터 한 대 앞에 나란히 앉아 물풍선을 던지며 승부를 겨뤘다. 키보드 하나를 둘이 나눠 잡고 2인 플레이를 즐기거나, 간식과 심부름을 걸고 내기를 벌이는 것도 익숙한 풍경이었다. 몇 판만 하자던 약속은 어느새 한두 시간이 됐고, 좁은 길목에 물풍선을 연달아 놓아 상대를 가두거나 막판에 역전하는 재미는 수많은 이용자의 어린 시절 추억으로 남았다.

그렇게 2000년대 학창 시절을 함께했던 넥슨의 온라인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가 13일 오전 9시, 25년의 긴 여정을 마쳤다. 2001년 10월 16일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25년 만이다.

‘크아’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물풍선을 설치해 상대방을 물방울에 가두는 방식의 캐주얼 대전 게임이다. 조작법과 규칙이 간단해 어린 이용자들까지 쉽게 즐길 수 있었고 2000년대 초반 PC방을 중심으로 빠르게 인기를 끌었다.

전성기였던 2002년에는 최고 동시 접속자 수가 35만 명에 달하기도 했다. 게임 속 캐릭터인 다오와 배찌 역시 높은 인기를 얻었고 이후 ‘카트라이더’ 등 넥슨의 다른 게임으로 이어지며 대표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25년 만에 멈춘 ‘크아’…홈페이지도 함께 종료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크레이지 아케이드’ 광장 서버에 이용자들이 모여 있는 모습. / 크레이지 아케이드 캡처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크레이지 아케이드’ 광장 서버에 이용자들이 모여 있는 모습. / 크레이지 아케이드 캡처

서비스 종료 시각이 다가오면서 공식 홈페이지와 게임 안에서는 이용자들의 작별 인사가 이어졌다. “너무 슬프다”, “크아 사랑해”, “초딩 때 추억이 하나 사라지는 것 같다”, “내 어린 시절을 함께해줘서 고맙다”, “마지막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나이 먹는 게 실감난다” 등 25년간 이어진 게임의 마지막을 아쉬워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특히 어린 시절 친구들과 PC방에서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즐겼던 기억을 떠올리는 이용자들이 많았다. “학교 끝나고 친구들이랑 매일 하던 게임이었다”, “초중고를 함께한 게임이라 더 아쉽다”, “성인이 되고 거의 안 했는데 없어진다니 이상하게 슬프다”, “오랜만에 마지막으로 접속하러 왔다”, “배찌와 다오를 이제 못 본다고 생각하니 섭섭하다” 등 추억을 되짚는 글도 잇따랐다.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크레이지 아케이드’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이용자들의 작별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 크레이지 아케이드 홈페이지 캡처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크레이지 아케이드’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이용자들의 작별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 크레이지 아케이드 홈페이지 캡처

서비스 종료를 앞둔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마지막 인사가 쏟아졌다. 이용자들은 “크아 잘가”, “잘가라”, “크아 잘자 안녕”, “사랑하는 크아 그리고 사랑했던 크아”, “나의 친구였던 크아”, “사랑해”, “크아야 가지마”, “안녕 크아! 다음에 또 만나자” 등 짧은 글을 잇달아 남겼다.

오랜 추억을 떠올리는 글도 이어졌다. “2002년도에 계급 비행기 만드는 게 꿈이었다”, “나의 추억의 게임 안녕”, “나의 추억이 가득했던 크아에게”, “초등학교 추억이 떠나가네요” 등 학창 시절부터 게임을 즐겨온 이용자들의 아쉬움이 게시판을 채웠다.

오전 9시가 되자 게임 화면에는 서버와의 연결이 끊겼다는 안내 문구가 나타나며 접속이 종료됐다. 마지막 순간까지 광장에 모여 있던 이용자들은 캐릭터를 세워둔 채 채팅으로 작별 인사를 나눴지만, 종료 시각이 지나면서 접속이 차례로 끊겼다. 이후 다시 접속을 시도해도 게임에 들어갈 수 없게 되면서 2001년부터 25년간 이어진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서비스가 그대로 막을 내렸다.

13일 오전 9시 ‘크레이지 아케이드’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게임 화면에 서버와의 연결이 끊겼다는 안내 문구가 나타난 모습. / 크레이지 아케이드 캡처
13일 오전 9시 ‘크레이지 아케이드’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게임 화면에 서버와의 연결이 끊겼다는 안내 문구가 나타난 모습. / 크레이지 아케이드 캡처

넥슨은 환불 절차도 진행한다. 지난 3월 11일부터 6월 11일까지 유료 넥슨캐시로 상품을 구매한 이용자는 다음 달 16일 오후 11시 59분까지 환불을 신청할 수 있다.

개발진은 서비스 종료를 안내하며 “갑작스러운 소식으로 큰 아쉬움을 드리게 돼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며 남은 기간 후속 조치와 안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게임 서비스는 막을 내렸지만 ‘크레이지 아케이드’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넥슨은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지식재산권(IP)을 다른 방식으로 이어가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1년 시작해 한 세대의 학창 시절과 PC방 문화를 함께했던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이날 오전 9시를 끝으로 25년간의 서비스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