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10일' 앞두고 날벼락…청년안심주택 당첨자 '전원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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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오류로 당첨 취소, 입주 열흘 앞두고 난장판
민간사업자 관리 부실, 청년안심주택 신뢰도 추락
입주를 불과 열흘가량 앞둔 서울의 한 청년안심주택에서 시행사의 청약 관리 오류가 드러나 기존 당첨자가 모두 취소되는 일이 벌어졌다.
12일 파이낸셜뉴스 단독보도에 따르면 정상적으로 청약한 사람들까지 당첨 지위를 잃으면서 재청약 절차가 추진됐지만,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사실관계 조사에 들어가면서 이마저도 일단 멈췄다.
서울 광진구 ‘강변 스카이타워’ 관리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공지원민간임대 85가구의 입주자를 다시 선정한다고 공고했다.
강변 스카이타워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민간 사업자가 건설하고 운영하는 청년안심주택이다. 청년과 신혼부부 등의 주거 안정을 위해 공급되는 임대주택으로, 전체 174가구 가운데 이번 논란이 발생한 공공지원민간임대 물량은 85가구다. 특별공급 18가구와 일반공급 67가구로 구성됐다.

중복 신청 확인부터 배점 계산까지 오류
문제는 최초 청약 과정에서 사업자 측이 신청자 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당첨자를 가리는 과정에서 중복 신청자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생년월일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별공급 대상자의 자산 등 배점 산정 과정에서도 필요한 기준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은 채 당첨자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안심주택의 입주자 선정은 신청자의 자격과 공급 유형에 따라 당첨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신청자 정보와 배점은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자료다.
특히 특별공급의 경우 단순 추첨만으로 입주자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자격과 배점 기준 등을 적용하기 때문에 관련 정보가 누락되거나 잘못 반영될 경우 당첨자 순서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사업자 측은 오류를 확인한 뒤 기존 청약 신청자를 대상으로 다시 신청을 받는 방안을 마련했다.
당초 계획은 기존 신청자에 한해 15일부터 17일까지 재신청을 받고, 19일 새로운 당첨자를 선정하는 방식이었다. 중복 신청자는 탈락시키겠다는 방침도 함께 공지했다.
하지만 기존 당첨자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재선정 일정에도 제동이 걸렸다.
“정상적으로 뽑힌 사람까지 왜 취소하나”
기존 당첨자들이 요구한 것은 단순한 재추첨이 아니었다.
사업자 측의 오류가 실제 당첨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부터 객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복 신청자가 실제로 몇 명이었는지, 이들이 당첨자 명단에 포함됐는지, 중복 신청 때문에 다른 신청자의 당첨 가능성이 떨어졌는지 등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별공급 배점 계산 오류 역시 마찬가지다. 배점이 잘못 적용됐다면 그 오류가 당첨자뿐 아니라 예비입주자 순번까지 바꿨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기존 당첨자는 “정상적으로 신청해 최종 당첨된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며 “사업자의 관리 오류로 당첨을 믿고 다른 주거 선택지를 포기한 사람들이 입게 된 기회비용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말했다.
청년안심주택 당첨을 전제로 기존에 살던 집의 계약을 정리했거나 다른 주거지를 알아보지 않은 신청자라면 당첨 취소 자체가 단순한 행정 절차 이상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SH 조사 착수…재청약 일단 중단
기존 당첨자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SH가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현재 SH는 최초 청약 과정에서 어떤 오류가 발생했는지, 해당 오류가 당첨자 선정에 실제로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운영 측이 추진하던 재당첨 절차도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류됐다.
아직 기존 당첨자의 지위를 그대로 인정할지, 기존 결과를 모두 무효로 하고 처음부터 다시 입주자를 선정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결국 이번 사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뿐 아니라 그 오류가 당첨 결과를 얼마나 바꿨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류가 일부 신청자의 순위나 당첨 여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이를 어떻게 바로잡을지, 반대로 오류가 있었더라도 실제 당첨 결과에는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될 경우 기존 당첨자를 어떻게 처리할지 역시 검토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달 입주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일정 차질도 우려된다.
해당 주택은 지난 2월 준공됐으며 이달 입주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재청약이나 재선정 절차가 늦어질 경우 계약과 입주 일정 역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청년안심주택, 왜 민간사업자가 청약 진행하나
이번 일을 계기로 청년안심주택의 입주자 선정 구조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공지원민간임대 청년안심주택은 민간 임대사업자가 청약 접수와 당첨자 추첨 등을 진행하는 구조다.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공급되는 주택이지만 실제 청약 업무를 민간 사업자가 담당하는 만큼 신청자 정보 확인과 자격 검증, 배점 산정 과정에서 별도의 관리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청년안심주택 ‘청계루벤하임’에서도 입주자 선정 과정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입주를 기다리는 청년과 신혼부부 입장에서는 청약 당첨 여부가 곧 주거 계획과 직결된다. 특히 청년안심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를 기대할 수 있어 경쟁률이 높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당첨 결과에 오류가 발생하면 단순히 명단을 다시 뽑는 것으로 끝내기보다 누가 잘못을 했고, 그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신청한 사람들에게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련 조사가 철저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